감정을 잘 전달하려고.
15년 차 작곡 겸 지휘자 선생님의 고찰을 기억나는 대로 옮겨본다. 소리에는 정보와 정보가 아닌 것을 담는다. 정보를 담을 땐 능동적으로, 의도적으로, 이성적으로, 확실한 목적과 함께 담는다. 따라서 명확하고, 건전하고, 협조적이다. "철수는 학교에 간다" 처럼 철수가 학교에 간다는 정보를 빼면 저지방 아이스크림처럼 허전한 문장이 있는 반면, "니 맘대로 하세요"처럼 체념이나 질린 듯한 감정, 앞으로 멀어질 관계 등 비정보를 주로 담은 문장도 있다. 정보가 아닌 것에서는 발화자가 적극적으로 의도하지 않았을, 무의식적인, 아마도 사회문화적 맥락의 영향으로, 청자와의 관계성이 묻어나면서, 때로는 발화자의 사사로운 기분이나 오해들이 드러난다.
선생님은 비정보를 "쥰나 비효율적인 것"이라고 했다. 사람은 정보가 아닌 것들을 말에 끼워넣기 때문에 단위시간 대비 정보전달에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쇤베르그나 불레즈같은 작곡가들이 쓴 곡은 참 효율적이다. 극한까지 음악의 구성요소를 해체하고 논리적으로 재구성해서 순수한 정보로써의 음악을 썼기 때문이다. "쥰나 효율적인 것"만 써있는 논문을 보는 것 같다. 논문처럼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와 구체적인 구현, 숫자로 측정한 효율이 꽉꽉 채워져 있다. 어떤 문장 하나 정보가 아닌 것이 없다. 반대도 가능할까? "쥰나 비효율적인 것"으로 꽉 채운 컴퓨터 논문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