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도전러도 힘든 매일이 도전인 일상

안정감이 필요해

by annamood



나는 새로운 것, 해보지 않은 것을 도전하고 직접 몸으로 겪어보는 것을 좋아한다.

남들이라면 시뮬레이션 돌려보고 몇 번을 고민할 만한 것들을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스타일이다.

이 물건을 팔고 싶어? 그럼 팔면 되지? 사업자부터 내자.

까미노 산티아고 가고 싶어! 가자! 일단 비행기표부터 사자.


이렇게 즉흥적이고 무계획? 적인 성향 덕분에 좋든 싫든 다양한 걸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성향 때문에 실패할 때도 있다.

맛집보단 그냥 내 감각에 이곳이 맛있겠다 해서 들어간 곳이 별로라던가 등등


하지만 결과가 어떻든 간에 나 스스로 결정했다는 그 자체가 난 좋은 것 같다.


그렇게 역시나 큰 고민 없이 시작된 덴마크 라이프.


항상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던 내가

이제 익숙한 곳만 다닌다.

새로운 곳 어딜 가볼까 하다가도 매번 똑같은 곳들만 간다.

새로운 카페 혹은 레스토랑을 도전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생각해봤다.

왜 도전이 점점 어려워질까?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것이 싫어진다는데 이런 걸까?


하지만 난 한편으론 여전히 일을 벌이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있다.

근데 왜 이런 사소한 도전이 나를 고민되게 할까?



답을 찾았다.


도전하는 걸 좋아하고 새로운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타지 그것도 아시아인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없는 덴마크는 아주 좋은 환경이었지만,

나의 이 성향은 한국에서의 익숙하고 단조로운 일상 가운데 새로운 게 있는 걸 좋아하는 거지,

이렇게 매일이 새롭고 매일이 도전인 일상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물론 어디서든 마찬가지이겠지만,

덴마크에서의 삶도 외국인으로서 매일매일이 도전이다.

그냥 단순히 밥 먹고 사는 거 자체가 스스로에게 도전이다.


이런 일상 자체가 도전이 되다 보니,

아무리 프로 도전러라지만

내가 확실하게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을 유지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모임이나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도 즐겼다면, 이젠 최대한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최소한의 사람들과 관계한다.

카페 및 레스토랑 같은 곳을 새롭게 도전하기보단 같은 곳을 다니며 이런 걸로부터 이 불안한 타향살이에 안정감을 조금 느끼려고 하는 것 같다.


내 남편은 10년 넘게 해외생활을 하고 있다.

성향차이도 있겠지만 불확실한 행복을 위해 도전하는 걸 정말 싫어한다.

검증이 안된 레스토랑을 도전하는 거라던가, 계획 없는 이벤트 및 여행 등등.

처음엔 정말 이해가 안되고 왜 저렇게 예민할까하며 다투기도 했는데 이제 점점 이해가 된다.

할 수만 있다면, 아주 사소한 거라도 확실하게 행복하고 싶어.


나처럼 서로 의지할 배우자가 있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있음에도 이렇게 힘든 게 타향살이인데,

혼자 나와서 공부하고 또는 일하는 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타향살이 한국인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