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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간방 박씨 Dec 12. 2022

4년 만에 비즈니스 타 봅니다

비즈니스라면 방글라데시도 문제없다

사실 회장이 나는 방글라데시 갈 때 비즈니스를 타고 다니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정말 비즈니스를 타고 다닌다면 또 다른 세력들이 나를 비난할 거다. 회사에는 쓸데없이 말로만 일을 하고 남을 깎아내려야 자존감이 올라가는 인간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나는 어느 출장이건 이코노미를 끊고 다닌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빠 찬스로 대한항공 비즈니스로 '인천-방콕'까지 가게 되었다. 회사에서는 부모 잘 만난 것도 시샘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 또한 아무한테 말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나는 모든 출장 준비를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면세품을 찾은 후 라운지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나는 음식을 할 줄 아는 게 없고 예쁘게 담을 줄도 모른다. 그냥 먹고 싶은 거 막 담음


두부김치랑 새우 그리고 맑은 두부찌개랑 쿠키, 닭강정 그리고 크로켓이다.


해외 떠나기 전 푸라면은 필수다. 손흥민 이번 월드컵도 정말 고생 많았어요. 존경합니다 정말


토마토도 먹고 대한항공 땅콩과 녹차 그리고 바나나까지 먹었다


라운지에서 2시간 30분을 시간 보내고 면세점으로 나왔다.

갖고 싶은 거 몇 개 구입하고 영수증을 챙겨서 뽑기 하는 곳으로 왔다.


3번 시도 중 2번 뽑기 성공해서 선물 받았다. 그런데 나한테 별로 필요 없는 거라서 방글라데시 거래처 사장 딸내미한테 전부 줬다


그리고 방콕으로 향하는 게이트로 부지런히 이동했다.

원래 비행기를 탈 때 최대한 늦게 탑승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비즈니스석 문이 열리자마자 바로 들어갔다.


마치 인생의 갈림길 같다. 살짝 울컥함. 이번에는 왼쪽으로 이동한다. 마치 나 혼자만을 위한 곳 같다


내 자리는 이코노미 바로 앞이다.

엄마는 왜 비싼 돈 내고 이코노미 바로 앞을 선택했냐고 카톡으로 뭐라 하셨다. 그런데 맨 뒤에 있어야 비즈니스 석 사람들이 화장실 간다고 이동하는 거에 불편함이 없다. 어차피 이곳은 이코노미 사람들은 들어오지도 못하니까.


여기가 내 자리다. 난 복도석으로 했다. 내 옆자리에 아무도 타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창문 3개가 다 내 것임. 너무 신났다. 타자마자 저녁 식사 메뉴를 고르라고 하더라. 라운지에서 배 터지게 먹어서 더 먹을 자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먹어야 한다


쌀밥은 도저히 못 먹을 거 같아서 스테이크로 골랐다.


몸이 편하니 바깥 풍경도 멋지다. 이코노미석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풍경이다


1년에 술은 3잔 마실까 말까 한 나도 비즈니스석에서는 웰컴 샴페인을 꼭 마신다. 수분 섭취는 필수니 물도 주문했다. 슬리퍼도 고급지다


헤드셋은 무조건 착용해야 한다. 이 헤드셋을 쓰는 순간 모든 소음이 사라진다. 담요도 너무 두꺼워서 5분만 덮고 있어도 덥더라


누워서 갈 수 있는 버튼이다. 옆좌석에는 결국 아무도 안 타서 내 가방을 뒀다


창가 쪽으로 자리를 옮겨서 밖을 구경하면서 갔다


어느 순간 해가 지고 달이 떴다. 이제 나는 인천을 떠난다


내 옆좌석 빼고 전부 만석이었다. 대각선에 있는 꼬맹이가 자꾸 두리번거리면서 나랑 눈이 마주치는데 너무 귀여웠다


라운지에서 과식해서 배불러 죽겠는데 벌써 을 준다고 한다.


식탁보도 스튜어디스가 깔아주고 에피타이저를 준비해 준다. 물수건도 두텁고 고급지다


일단 차 한잔도 시켰다.


숙면을 위해 카모마일 티를 시켰다


내가 좋아하는 웨지우드 브랜드다. 빵도 선택이 가능한데 나는 감자빵을 골랐다. 빵을 뜯어서 수프에 찍어먹으면 정말 맛있다


평소 탄산음료 안 마시는데 비행기 안에서는 꼭 진저에일을 마신다. 알아서 얼음도 갖다 주네


스테이크는 미디움 치고는 너무 안 익혔다. 난 원래 안 익혀서 먹으니 상관없는데 다음번 엄마랑 비즈니스 타면 웰웰웰돈이라고 꼭 강조해야지. 아이스크림은 하겐다즈다!


비즈니스석에서는 시간이 정말 빠르게 간다.


비즈니스석에서 얼마 안 즐긴 거 같은데 벌써 반절이나 왔다. 지도를 보니 엄마랑 내년에 대만을 가봐야겠다


180도로 누워서 '안나'를 봤다. 정말 재밌더라


중간에 화장실 가서 양치질을 하고 (칫솔도 비즈니스는 다름) 내 자리로 돌아왔다. 빈 좌석에서 서서 아로마테라피 하는 중이다


벌써 태국에 도착했다.

이제 비즈니스도 끝이다......


참고로 타이항공 티켓팅을 하려면 입국 심사를 거치지 말고 환승 존에 가서 티켓팅을 할 수 있다.

절대 입국 출국 심사를 다시 거칠 필요가 없다. 이거 잘 모르는 직원이 나보고 입국 심사 다시 하라고 했는데  너무 황당하더라. '너 지금 무슨 헛소리냐고 너 말고 다른 직원 나오라' 고 해서 다른 직원 붙잡고 다시 물어본 후 환승 존에서 타이항공 티켓팅도 무사히 했다. 외국에는 무지한 직원들이 많으니 절대 한 사람 말만 믿으면 안 된다.


게이트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앞으로 2시간 35분을 더 가야 방글라데시에 도착한다. 진짜 고생 많다 나 자신아


이번에는 한국 사람들이 꽤 많더라. 사업하는 사람들도 있고 심지어 방글라데시에 놀라가는 한국 아줌마들 7인도 있었다. 도대체 여길 왜 놀러 가지?


탑승 시간이 다가왔다.


이코노미라고 쓰인 내 티켓이 너무 싫다. 비즈니스면 이렇게 줄도 안 서도 되는데......


식사의 질도 떨어져 버렸다. 나는 그냥 과일하고 물만 마셨다


심한 연착으로 3시간 이상 비행 끝에 다카에 도착했다.

이코노미석에서 연착으로 30분 이상 비행기 안에 더 갇혀 있는 게 너무 짜증 났다.


어쨌든 정신 똑띠 차리고 다카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무사히 마쳤다.

이제 수하물을 찾으려고 기다리는데 한참 기다려도 내 짐이 안 나왔다. 지금까지 해외여행 다니면서 온갖 변수는 거의 다 겪었기 때문에 (오버부킹까지) 이제 딱 하나 남은 변수는 내 수하물의 분실 사건이다. 내 수하물이 안 보일 때마다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내 짐은 무사히 나왔다. 다카 공항에는 한국에서 절대 맡을 수 없는 냄새가 난다. 2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다 방글라데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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