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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Feb 15. 2016

첫눈 오는 날

사랑하는 이여

어제

바람이 시큰해지고

공기가 모사꾼처럼 꾸물대고

길모퉁이 선 내 발길이

떼어지지 않을 때


수십년 전

퉁퉁 부은 눈두덩 위로

환히 차오르던 폭설을

기억해냈다네


어째서

그동안

발목까지 차는 눈밭만 보면

몸을 굴리면서

속이 후끈하고

손에 땀이 차는지

도통 몰랐었네


그대여


폭설로 온

이별


고개를 들어

구름이 몰려오던

그 시간,

그 때가 다시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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