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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쑤 May 09. 2016

미로

한 사람에게 닿는 일은

그렇다

멀리서 첫눈에 든 그날부터

신선한 향기에 이끌려

따라 들어갔으나

너의 이름 뒤로 숨은 어두운 모퉁이

너의 표정 사이로 보이는 막다른 골목

시간과 공간의 숨바꼭질


구부러진 길을 돌아

헤매던 이에게도

시간은 흘러 어느덧 아이가 되고

아 거기 있던 너는

구슬픈 노래가 나오는 고장난 라디오처럼

시장에서 잃은 엄마를 찾는

가엾은 아이


순결한 이여,

그대는 모퉁이를 돌아

다시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붉은 실도 내려놓고

뜬 눈을 감고

소리보다 빛보다

더 잘 아는

그대의 고향

너에게 닿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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