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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르만혜서 Apr 03. 2024

돌고 돌아 제자리

회복탄력성

지나친 업무량, 힘든 과제 또는 복잡한 대인관계 문제 등으로 현재 많이 지쳐있음을 의미하는 상태. 이는 어느 꿈의 해몽이다. 회전목마를 타는 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더운 날, 정지선에 멈춰 선 내 차는 조금도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었다. 저 해몽이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온 날이었다. 나는 플레이리스트를 애처롭게 뒤지고 있었다.

'많이 들은' 카테고리의 상단에 있는 회전목마를 틀었다. 억지로 텐션을 올리기 위해 이 노래를 찾아갔다.

'내가 슬플 때마다

이 노래가 찾아와

세상이 둥근 것처럼 우린 동글동글

인생은 회전목마

우린 매일 달려가

언제쯤 끝나 난 잘 몰라'

- sokodomo의 회전목마 (Feat. Zion.T, 원슈타인) (Prod. Slom)

노래 속에서 회전목마는 동글동글 계속 돈다. '빙빙 돌아올 우리의 시간처럼 인생은 회전목마'라는 가사를 듣다 보면 평온한 상태가 곧 돌아올 거란 희망이 생긴다.

회전목마는 놀이공원의 상징이다. 고요하고 안전하며 때로는 지루해서 클래식이란 단어와 잘 어울린다. 회전목마는 주로 인생의 은유로 활용되는데, 어디론가 화려하게 달려가는 것 같지만 실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뿐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난 제자리로 가고 싶었다. 인생이 내리막인 날에는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일도 벅차다. 잠에 들기 전 잡생각이 나지 않는 상태, 혼자인 공간, 불지도 약하지도 않은 몸, 고요하고 시시한 시간들을 되찾고 싶을 때 회전목마를 듣는다. 한참 돌다 보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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