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데우는 마음

오직 유일한, 그대에게 12

by 소설하는 시인과 아나운서


그녀는
밤을 오른다

어둠은 늘 먼저 와서
길을 지우고
세상은 닿을 수 없는 것들을
꿈이라 부르지만,

그녀는 안다
빛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만히
불려지기를 기다린다는 것을

사다리는 흔들리고
구름은 무릎을 적시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는다
한 칸, 또 한 칸
자기 마음을
밤 위에 얹으며

달은 오래 말이 없다
그저
그녀를 바라본다

누군가
이렇게 조심스럽게
자신에게 다가오는 일을
처음 겪는 것처럼

손끝이 닿자
달은 알게 된다
빛은
혼자서는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날 밤
달이 웃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달빛이라 불렀지만
사실은
한 사람의 체온이었다

이후로
밤이 덜 차가워진 이유를
아는 이는 없다

다만
어떤 이들은
이유 없이
하루를 조금 더
버틸 수 있었고,

어떤 이들은
자기 안에
아직 놓이지 않은
사다리가 있음을
문득 느꼈다

빛을 밝히는 일보다
어둠을 데우는 일이
더 오래 남는다는 것을

그저
오늘도

어딘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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