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작소 3화] '여행스케치' 리더 루카(조병석)
늦은 밤, 라디오 다이얼을 천천히 돌리던 시절이 있었다.
신호가 또렷해지는 지점에서 멈추면, 누군가의 하루가 음악처럼 흘러나오던 때.
어떤 노래는 처음 들은 순간보다
오래 지나 다시 떠올릴 때 더 선명해진다.
1990년대, 맑고 담백한 멜로디로 우리의 하루를 살며시 적셔주던 음악들.
그 노래들은 늘 큰 소리를 내지 않았다.
라디오 볼륨을 조금 낮춘 채, 창가에 앉아 듣기 좋은 온도로 우리 곁에 머물렀다.
여행스케치의 음악이 그랬고,
그 중심에 조병석, 루카가 있었다.
유행의 파도 위에 올라타기보다
자기만의 속도로 노래해 온 사람.
시간이 흘러도 색이 바래지 않는 이유는
그의 노래가 ‘시대’보다 ‘사람’을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목소리의 힘〉 제3화는
오랫동안 가요계 한켠에서 묵묵히 자기 색깔의 노래를 불러온
여행스케치 리더 루카(조병석)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1989년 데뷔.
올해로 음악 인생 37년.
“잘나서 37년 온 건 아닙니다.
다른 걸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그냥 음악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그는 웃으며 말했다.
겸손이라기보다 체념에 가까운 담담함이었다.
여행스케치의 음악은 왜 오랫동안 곁에 남아 있을까.
“어떤 마을을 가도 앞산, 뒷산이 있잖아요.
특별한 이름은 없어도 늘 곁에 있는 산.
저희 음악이 그런 동네 야산 같은 존재였던 것 같습니다.”
특별하지 않지만 사라지지 않는 것.
크지 않지만 늘 곁에 있는 것.
그것이 여행스케치였다.
“솔직히 말하면… 알코올의 힘이죠.” ^^
젊은 날 MT에서, 여행을 주제로 팀 이름을 고민하다 나온 이름이었다.
여행 그리기, 여행 나들이, 여행 크로키….
그리고 누군가 툭 던졌다.
“여행 스케치 어때?”
누가 말했는지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이름은 결국 팀의 방향이 되었다.
“현대인들이 여행을 가장 소망하지만
정작 떠나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대신 가보고,
그 풍경을 음악으로 담아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여행스케치는
‘소리로 그리는 풍경’이 되었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는 걸
군대에서 깨달았죠.”
‘별이 진다네’는 그렇게 태어났다.
영원할 것 같던 마음,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사랑.
그러나 결국은 사라진다.
“그래서 더 소중한 겁니다.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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