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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가 좋다는 건 작은 습관에 있다

인생수업

by 안상현

사이가 좋다는 건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나는 몇 가지 소소한 지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첫째, 애칭이 있는가. 이름 대신 서로만 아는 호칭을 부른다는 건 이미 그 안에 애정과 친밀감이 녹아 있다는 뜻이다. 딸아이를 부를 때 자연스레 튀어나오는 애칭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한층 부드러워진다.


둘째, 농담이나 장난을 주고받는가. 농담이 오간다는 건 상대를 편안하게 여긴다는 의미다. 가벼운 웃음은 갈등을 넘어서게 하고, 무거운 공기를 아래로 내린다. 부부든 부모와 자녀든, 장난 한마디가 관계의 온도를 따뜻하게 만든다.


셋째, 늘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는가. 부부라면 같은 자리에서 잠드는 것, 부모와 자녀라면 함께 인사를 나누고 불을 끄는 것. 사소하지만 이 작은 습관이 서로의 거리를 가깝게 한다.


관계는 거창한 이벤트로 유지되지 않는다. 이런 자잘한 습관들이 쌓여 단단해진다. 나와 딸아이의 사이도 그렇다. 애칭이 있고, 농담이 오가고, 함께 잠드는 평범한 일상이 반복될 때, 우리는 “우린 참 사이가 좋구나”라는 편안함을 느낀다.


좋은 관계란 서로를 가볍게 받아들이는 상태다. 갈등이 생겨도 다시 농담을 던질 수 있고, 피곤한 하루 끝에도 함께 있는 자리가 편안하다면 그 자체로 충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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