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인싸는 가고 덕후가 온다

삶을 질문으로 완성된다

by 안상현

AI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하니 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우리 아이는 영어 유치원을 계속 보내야 하나?", "코딩을 시켜야 하나?" 하지만 냉정히 말해보자. 그건 아이를 위한 걱정인가, 아니면 변화가 두려운 나의 불안인가?


아이 걱정은 시간 낭비다. 그들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원주민이었고, 우리보다 훨씬 유연하게 AI와 친구가 될 것이다. 진짜 문제는 '과거의 방식'으로 성공했던, 그래서 변화가 낯설기만 한 우리 부모 세대다.


지금까지 우리는 '사회성'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살았다. 싫은 사람과 밥을 먹고, 조직에 맞추기 위해 내 성격을 지우고, 대중적인 호감을 얻기 위해 눈치를 봤다. 그것이 생존의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AI와 협업하는 시대에 '대중적 사교성'은 더 이상 능력이 아니다. AI는 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AI는 나의 성격이 모나든 둥글든 상관하지 않는다. 오직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에만 반응한다.


이제 거대한 집단에 억지로 끼워서 맞추느라 나를 희생하던 시대는 끝났다. 대신 나만의 취향, 나만의 개성, 나만의 세계가 뚜렷한 사람, 즉 덕후들이 승리하는 시대가 왔다.


남 눈치 보느라 썼던 80%의 에너지를 아껴라. 그리고 그 에너지를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를 탐구하는 데 쏟아라. 관계의 양을 줄이고, 관계의 질을 높여라. 나를 진정으로 이해해 주는 소수의 사람, 그리고 나의 능력을 확장해 주는 AI.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풍요롭고 효율적으로 살 수 있다.


그러니 부모들이여. 아이에게 "친구들과 잘 지내라", "튀지 마라"라고 가르치지 마라. 대신 부모인 당신부터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이기적으로'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여줘라.


퇴근 후 억지 술자리 대신 글을 쓰고, 주말 골프 모임 대신 내가 좋아하는 요리에 몰입하는 모습. 그렇게 부모가 먼저 ‘고독하지만 창의적인 개인'으로 바로 설 때, 아이들은 비로소 "아, AI 시대는 저렇게 사는 거구나"라고 배울 것이다. 교육은 말이 아니라, 부모의 뒷모습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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