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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Answer Oct 07. 2024

작은 목표 세우고 달리기

Day 2 목표 이루기


2024년 10월 2일 수요일, 5:10


월요일, 화요일은 감기에 걸렸었다. 이날도 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더이상 미루면 작심삼일이 될 판이라 힘든 몸을 이끌었다. 출근 전에 달릴 요량으로 4시 50분에 알람을 맞추었다. 부스스한 얼굴과 찌푸등한 몸에 러닝복을 입히고 양말을 신긴 후 신발을 챙겼다. 엘레베이터를 타기 전에 이어폰 연결을 시도했다. 다행히 이번에 노래를 들으며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약간의 스트레칭을 하고 가볍게 제자리 뛰기를 한 후 아파트 출입구까지는 걸으면서 몸을 풀었다. 약간의 쌀쌀함이 반바지 속으로 들어와 온몸을 움추리게 하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벽에도 찝찝한 더위가 머물고 있었는데 벌써 찬바람이라니....계절의 변화는 종잡을 수 없다. 최근에는 더더욱...


나이키 런 ON!

푸른색 스타트 버튼에 이는 카운트다운이 러닝의 준비를 알린다. 

가볍게 달리기 시작한다. 도로 옆 다소 좁고 울퉁불퉁한 보행자도로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달린다. 자칫 발목이 삐긋하기라도 한다면 집으로 돌아갈 판이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한다. 

이 조심스러운 도로를 지나면 작은 다리가 보이고 그곳의 아래쪽으로 향하면 약 1km 정도 러닝에 최적화된 산책로가 모습을 드러낸다. 새벽이라고 해서 한산할 줄 알았던 이곳은 저마다의 이유로 이곳을 찾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나도 그 사이에 들어가 함께 달렸다. 


이번 목표는 걷지 않고 천천히라도 달리기.

지금의 나로선 쉽지 않은 목표다. 특히 약간의 오르막길을 달리고 나서는 페이스가 떨어져서 순간적으로 다리가 천근만근이 된다. 어쩔 수 없이 걸어야만 다시 달릴 힘이 생긴다. 그래서 걷는다. 

문제는 걷는 것이 습관이 되어 조금이라도 힘이 들면 걷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한번만이라도 걷지 않고 달리는 것을 최우선이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걷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몇번의 고비가 있었다. 

첫 번째 고비는 의외로 빨리 찾아왔다. 냇가 옆 산책로의 끝은 저수지 공원과 연결되어 있는데, 이 때 오르막이 형성되어 있다. 출발점에서 1km 남짓 달려온 시점이었고 아직 숨이 트이지 전이라 이 지점이 난관이었던 것이다. 

공원을 간략히 소개하면, 저수지가 꽤 넓어서 한 바퀴에 2km 정도 된다. 이를 4등분하면 제 1구간은 우레탄으로 조성되어 있다. 쾌적하고 안전하고 달릴 수 있는 구간이다. 제 2구간은 코코넛 발판으로 조성되는 비포장 구간이다. 이 구간의 멋진 순간은 동틀 무렵의 모습이다. 일출을 볼 수 있는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제 3구간은 야외 운동기구와 우드볼 구장 사이로 난 길이다. 상대적으로 큰 나무들과 잔디가 조화로운 구간이며, 마지막 제 4구간은 보도블럭으로 조성되어 있다. 

나의 두 번째 고비는 제 2구간과 3구간이 만나는 지점이었다. 이 역시 오르막길이 있는데, 이곳을 오르면 낭만적은 작은 다리를 마주하게 된다. 마치 걸어서 경치를 구경해야 할 것만 같은 그런 곳이다. 

마지막 고비는 제 4구간 끝에 있는 보도블럭과의 경계선이었다. 이곳은 공원을 한 바퀴 달렸다는 성취감을 주는 곳이라서 걸으며 휴식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다. 

각각의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나서 러닝을 마무리할 때는 성취감이 차올랐다. 너무 사소한 장애물이지만 순간적으로 자신감이 넘쳤다.


참~이번에는 부장님을 잠깐 마주쳤던 것 같았다. 근데, 확신이 서질 않아 아는 척하지 못했다. 왜냐면 그 당시의 난 힘들어서 제 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학교에 가면 물어봐야지 했었는데...잊고 있었다. 

과연 그는 그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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