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 꿈 그리고 조언
이날은 학생들과 함께 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배구대회에 참가하는 날이었다.
마침 인근 지역에서 열리는 탓에 우리는 학교에서 연습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학생들보다 일찍 와서 학교에서 기다리는 동안 필사를 하였다.
주인공은 자신의 그림에 대해서 어른들의 시큰둥한 반응 탓에 화가가 되기로 한 꿈을 접었다.
나는 어릴 적에 어른들 때문에 내 꿈을 포기한 적이 있었나?
뚜렷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적어도 난 부모님을 비롯하여 다른 사람들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야구선수, 축구선수, 파일럿, 대통령.....
많은 부분 부모님의 지지와 응원이 있었다. 비록 그 노력들에 미치진 않았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40대 중반을 향해감에도 여전히 무언가를 꿈꾸고 있다.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큰 자산임이 분명하다.
한편, 주인공은 어른들의 말대로 지식을 쌓아 파일럿이 되었다. 아마 주인공의 부모님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신했을 것이다. 어쩌면 주인공도 한 번쯤 어른들의 말을 따라서 멋진 조종사 된 자신을 보고 뿌듯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난 어릴 때부터 교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초등학생부터 농구선수의 꿈을 키우고 노력했으며 어찌어찌하다가 대학교까지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은퇴를 하게 되었지만. 돌이켜보면, 운동을 그만둔 그때에도 "선생님"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스포츠 경영학을 공부하고 싶어 군복무 시절부터 기본서를 독학했고 영어공부도 시작했었다. 모 대학의 유명 교수님께도 이메일을 보내 면담을 요청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을 정도로 스포츠 에이전트 내지 마케팅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군 제대 후 막상 그 길로 정하려다 보니 확신이 서질 않았다. 그 모습을 본 부모님은 내가 체육교육학에 진학했으니 임용고시를 합격해서 체육교사가 될 것을 적극 권유했었다.
갓 제대한 남자들은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뭐해먹고살지?"
결국 부모님의 권유를 받아들였고 여기까지 왔다. 내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적어도 주인공은 어른들의 말을 따른 것에 대해서 100% 후회하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자신의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한 채 접어야 했던 것이 뭇매 아쉽겠지만....
자신의 꿈에 대한 확신과 희망, 노력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 꿈을 좇으면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주변인들의 조언을 귀담아들을 필요는 있다. 팔랑귀 마냥 줏대 없이 그들의 말을 맹신한 채 이리저리 휘둘리지 것은 안 되겠지만.
난 주인공이 보여준 1호 그림을 보면 뭐라고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