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에 아줌마를 검색하고는
놀란 적이 있다.
아줌마가 아주머니를 낮춰 부르는 말로 적혀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국어사전]
‘아주머니’를 낮추어 이르는 말.
어린아이의 말로, ‘아주머니’를 이르는 말.
나도 이제 아줌마가 되었는데 기분 나쁘다.
왜냐하면 보통 아주머니라고 부르는 사람이 없다.
대부분 아줌마가 일반적인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웃긴 건 아저씨는 낮춰부르는 말이 없다.
어떤 아저씨건 다 그냥 아저씨다.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아주머니와 연관해서 아주버니가 있었다.
하지만 아저씨가 아주버니를 낮춰부르는 말은 아님)
여자는 아주머니와 아줌마가 있고
남자는 왜 아저씨만 있는 걸까.
그렇다면 아줌마를 아주머니로 통용해주거나
아줌마가 아주머니를 낮춰 부르는 말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난 아줌마와 아주머니 둘 중에 고르라면
아주머니를 고르겠다.
한글자 차이고 더군다나 한글자가 더 붙어 아주머니가 발음상 효율적이지는 않으나
발성에 있어서 아줌마와 아주머니의 차이는 크기 때문이다.
보통 아줌마는 '마'로 끝나기 때문
세게 부르게 되면 상당히 기분이 나빠진다.
임마, 점마, 얌마. 다 마로 끝남;;
하지만 엄마도 마로 끝나는데 엄마는 아무리 크게 부르거나 세게 말해도 기분 나쁘지 않다.
(자식이 불러서 그럴지도;;)
여튼 그래서 아줌마는 아무리 정중하게 불러도
'마'가 갖는 열린 발성때문에 부드럽기가 어렵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니'가 갖는 닫히 발성때문에 강하게 내기가 어렵다.
강하게 낼 수는 있지만 '마'보다 기분 나쁨이 덜하다.
그래서 아줌마보다 아주머니란 말이 더 통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더 자주 쓰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줌마가 아주머니를 낮춰 부르는 말이어서가 아니라
발성에 있어서의 차이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아줌마라는 단어를 잘 안 쓰고
아주머니를 쓰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입에 잘 안 붙는 건 맞다;;
아줌마가 된 시점에서
아줌마라는 단어가 묘하게 기분 나쁜 이유를 생각해 봤다.
아줌마는 아줌마!! 라고 발음되고
아주머니는 아주머니~~ 라고 발음되어서 인 것 같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
*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께 부탁하노니
아줌마라는 단어를 쓸 일이 생기거든
아줌마를 내뱉으려는 입술을 부여잡고 아주머니~로 한 번 바꿔주기를.
* 브런치에 올리려고 키워드를 검색했는데
아줌마만 있고 아주머니가 없다. 우띠...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