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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Mar 21. 2018

혼글 10질문 4편 - 한 번쯤 자문합니다.

혼자하는 글쓰기 5권 다 썼다!

혼자하는 글쓰기 5권의 10주제를 마무리했습니다.

10가지씩 쪼개어 쓸 때는 몰랐는데 다 쓰고 나니

1년 반 동안 열심히 썼다는 생각이 드네요.


쓰면서 제가 자주 쓰는 글버릇 같은 것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부분을 이렇게 바꿔보니 좋네 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질문해보면 좋을 것들이 있어 공유합니다.


저도 잘 못하는 것들입니다. ㅎㅎㅎ


혼글 10계명 1편 - 저는 이렇게 씁니다. 에 이어집니다.

혼글 10계명 2편 - 이래서 가능합니다. 에 이어집니다.

혼글 10하우 3편 - 이런게 도움이 됩니다. 에 이어집니다.


1. 첫 문장이 흥미를 끄나요?


이건 꽤 유명한 글쓰기 노하우입니다. 

첫 문장이 매력적이지 않으면 읽혀지기 어렵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소설 마션의 첫 문장(나는 좇됐다)처럼

(소설은 읽지 않았으나 워낙 유명해서 알고는 있죠)

뒤통수를 빡 후려갈기는 문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읽어보고 싶다. 뒷 부분이 궁금하다. 라는 느낌을 주면 좋습니다.

우리는 모두 글을 읽고, 읽혀지길 원해 쓰는 것이니까 말이죠.


그래서 첫 문장을 아예 매력적으로 쓰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평범하고 심심하게 써 놓고

어떻게 하면 흥미롭게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해도 좋습니다. 


3일을 굶었다. <= 이런 것도 좋고요.

아내를 죽였다. <= 이런 것도 좋지요. (나중에 꿈이었다는 식으로 이야기 전개가 가능할 수 도 있으니까요.)


2. 내가 선택한 단어가 최선일까요?


글을 쓰면서 난관에 봉착할 때가 있는데

그건 특정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을 때입니다.

저같은 어휘무능력자의 경우 카톡 찬스를 쓰기도 하는데

'성가신'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안나 '귀찮은, 번거로운'과 비슷한 단어가 뭐가 있냐며

친구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문장을 써놓고 계속 읽다보면 

더 좋은 단어가 생각나기도 하고

괜히 그 단어만 튀는 것 같을 때도 있습니다. 


내가 입은 옷이 전체적인 조화가 중요하듯

문장과 조화를 이루는 적합한 단어가 존재하는 거죠.

같은 문장이라 하더라도 단어 하나로 문장의 느낌 자체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3. 접속사를 불필요하게 쓰고 있진 않나요?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참 많이 했던 실수입니다.


그래서,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그러나, 그런데

접속사는 참 많지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접속사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문장과 문장 사이에 접속사를 빼도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문장과 문장을 이어 나가는 훈련이 안 되서 

접속사가 반드시 필요할 거란 생각이 드는 것이죠.


일단 접속사를 자연스럽게 써도 좋습니다. 

글을 다 쓴 다음 접속사를 찾아내서 하나씩 지워보세요.

지웠을 때도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면 없어도 된는 접속사입니다.


4. 문장(호흡)이 너무 길지는 않나요?


저는 문장을 꽤 길게 쓰는 편입니다. 

막 글을 쓰다보면 한 문장이 2줄을 넘어가기도 합니다.


짧은 문장이 이어지면 호흡이 짧아지고 속도감이 생깁니다.

하지만 짧은 문장만 있으면 흐름이 탁탁 끊기는 느낌이 있죠.


반대로 긴 문장이 이어지면 호흡은 길어지고 속도감은 줄어듭니다.

긴 문장만 있는 것도 흐름이 늘어지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짧은 문장을 사용하든, 긴 문장을 사용하든 중요한 것은 

호흡(리듬감)입니다. 글은 단어로 존재하지만 '읽는 순간'

리드미컬하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호흡(리듬감)을 확인하고 싶다면 소리내어 읽어보면 좋습니다.

너무 끊기지는 않나, 너무 늘어지는 건 아닌가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문단을 적절히 끊어주고 있나요?


문단을 적절히 끊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글의 분량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글의 흐름에 따라 문단을 적절히 나눠주어야

전달력이 좋아집니다.


문단은 꼭 같은 분량으로 나누지 않아도 되며

내용에 따라 이 쯤에서 끊어가는 게 낫겠다 싶은 지점에서

한 칸 띄고 새 문단을 시작해주면 좋습니다.


문단을 적절히 끊어주는 훈련은

비슷한 나무를 엮어 하나의 숲을 만드는 것과

그렇게 엮인 나무로 전체 숲이 어떻게 만들어지느냐를 보는 훈련이 됩니다.


6. 생각합니다. 때문입니다. 것 같습니다. 를 다르게 바꿀 순 없나요?


글을 읽다보니 어느 순간 제가 자주 쓰는 패턴으로

문장을 마무리하고 있더라고요.


생각합니다. 때문입니다. 것 같습니다. 아마 이외에도 더 많을 것입니다.

같은 패턴으로 문장을 마무리하게 되면

글 자체가 단조롭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문장력의 한계를 느끼기도 하죠.


그래서 마무리를 '입니다. 봅니다. 씁니다' 등으로

고칠 수 있다면 고쳐보는 것도 좋습니다. 


동사에 바로 + 입니다를 붙이는 것이 훈련이 되면

좀 나아질 수 있습니다. 저도 서서히 고쳐가는 중입니다.


7. 순서를 바꿨을 때 문장이 더 자연스럽지는 않나요?


생각나는대로 막 글을 쓰다보면 글의 내용은 이해가 가는데

구조가 좀 어색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문장의 순서를 바꾸면 좀 괜찮아지더라고요.


그냥 머릿 속의 생각을 풀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그 풀어내는 과정이 바로 논리정연해진다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풀어내고 나서 고치고 순서를 바꾸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빼면 더 좋을 것 같은 문장, 뒤로 가는 것이 

전체 흐름상 더 자연스러울 것 같은 문장.

계속 읽다보면 느낌이 옵니다. 


잘 모르겠으면 위치를 바꿔보세요. 

원래의 글과 비교해보면 어떤 느낌인지 알 겁니다.


8. 전체 글의 끝맺음이 비슷비슷하진 않나요?


어렸을 때 썼던 그림 일기의 끝 문장은 다 똑같았죠.

'잘 놀았습니다.' '참 즐거웠습니다.'로 말이죠.


성인이 되었음에도 우리는 그런 끝맺음에서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뭔가 해피 엔딩이어야 할 것 같고, 교훈을 주어야 할 것 같고,

뭔가 깨달음이 있지 않으면 허망한 글인 것 같은.


글의 끝맺음은 다양할 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심드렁하게 끝내도 좋고, 밍숭밍숭하게 끝내도 좋습니다.

파워풀하게 끝내도 좋고, 열린 결말로 끝내도 좋습니다. 


일단 기존의 습성에서 벗어나는 끝맺음을 연습하면 어떨까 합니다.

시작이 중요하듯 끝도 중요합니다. 

비슷한 문장으로 마침표를 찍는 것보다

느낌표도 좋고, 물음표도 좋고, 쩜쩜쩜도 좋으니 참신한 문장을 개발해봅시다.


9. 말(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담고 있나요?


제목이 전체 글의 핵심이라고 한다면

제목에 따라 글이 잘 쓰여졌는지 읽어봅니다.

제목과 글이 따로 논다면 글을 바꾸거나 제목을 바꿔야겠죠.


피자집에서는 주먹만한 도우를 지름 50cm의 피자 도우로 바꿉니다.

늘어날 것 같지 않은 도우는 쭉쭉 늘어나 얇게 펴지고 토핑이 가능한 피자빵의 베이스가 되어줍니다.


글은 하나의 문장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전체 글을 읽어도 하나의 문장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며

글을 잘 쓰는 것은 하나의 문장을 하나의 글로 완성시키는 능력과도 같습니다. 


하나의 글을 잘 완성시키기 위해 제목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목을 잘 지어야 그 제목을 늘리고 늘려 글로 완성할 수 있죠.

글을 다 쓰고 나서 읽었을 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담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지 질문해보아야 합니다.


10. 기존의 폼에 얽매이고 있지는 않나요?


혼자하는 글쓰기는 고정된 폼(에피소드 형식)이 있고

그 외에는 폼에 얽매이지 않고 쓰려고 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워크북이니 만큼

A4 1장 - 1장 반 정도 분량의 글을 쓰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어떤 형식에 갇히다보면 오히려 자기만의 글 매력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형식을 취하는 것도 저자의 노하우라고 생각합니다.


반말로 써보기도 하고, 존대말로 써보기도 하고,

편지 형식으로 써보기도 하고, 인터뷰 형식으로 써보기도 하는 것이죠.


폼은 글쓰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 적용해도 괜찮습니다. 

자유롭게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할 수 있을 때

폼에 맞게 다듬는 것도 늦지 않습니다.


혼글 10질문 - 한 번쯤 자문합니다.


1. 첫 문장이 흥미를 끄나요?

2. 내가 선택한 단어가 최선일까요?

3. 접속사를 불필요하게 쓰고 있진 않나요?

4. 문장(호흡)이 너무 길지는 않나요?

5. 문단을 적절히 끊어주고 있나요?

6. 생각합니다. 때문입니다. 것 같습니다. 를 다르게 바꿀 순 없나요?

7. 순서를 바꿨을 때 문장이 더 자연스럽지는 않나요?

8. 전체 글의 끝맺음이 비슷비슷하진 않나요?

9. 말(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담고 있나요?

10. 기존의 폼에 얽매이고 있지는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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