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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앤트 May 17. 2024

선한 영향력

안개

이슈를 더 큰 이슈로 덮을 수 있다.


살면서 가장 피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부류가 있다. 이유 없이 좋은 것들을 권하는 부류다.

스스로 많은 것들을 베풀고 좋은 정보를 주겠다고 말하는 경우다. 이러한 의도에 대해 깊은 이면까지 들어가 보려 한다.


적은 투자로 큰 수익 달성, 약간의 노력으로 성공하는 방법 등. 한때 유행처럼 퍼지며 성행하여 속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은 이런 방식들이 성공 마케팅으로 특정되며 대부분 거르는 정보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들은 대상과 방식을 교묘하게 바꿔가며 여러 분야에 침투하고 있다. 


그림 분야에도 선한 영향력이라는 감투를 세워 이득을 채우는 경우가 있다.

선한 영향력 자체는 정말 좋은 뜻을 담고 있다. 자신에게 큰 이득이 없어도 타인에게 도움을 베푸는, 말 그대로 선행의 길이다. 그러나 이를 앞세우는 순간 순위가 바뀌어 보인다. 

내 할 일을 잘하고 있으면 그 결과로 인해 발생하는 영향들은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몫이다. 소신 있게 묵묵히 타인을 돕고 있다면 평가는 알아서 따라붙게 될 것이다.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공표하는 경우. 내면의 목적을 감추고 겉면을 포장해 놓은 구린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목적에는 명성, 명예, 자존감, 자원 등의 이득이 붙어있다.

 

같은 성분이어도 담겨 있는 함량이 다르다.


내가 그림에 대해 글을 쓰고 영상을 찍는 이유는, 좋은 경험과 과정을 많은 사람들한테 알려서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야겠다는 목적이 아니다. 물론,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일부분에 불과하다. 

책내용의 초석이 된 김앤트 유튜브 Art Talk 첫 영상을 보면 목적이 잘 나와있다. 이론을 정리하는 김에 영상으로 찍으면 공부하듯이 진행할 수 있다. 그동안 축적해 온 생각을 외부에 표출하면서 인정받는 기쁨도 있기 때문에 영상을 찍은 것이다.

오프라인 · 온라인 강의를 하는 이유도 자원을 확보하고 체계를 다지기 위한 목적이 반반이다.

수업을 하다 보면 많은 유형의 그림들을 볼 수 있고, 수정하다 보면 데이터가 굉장히 빨리 쌓인다.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힘든 학습법이 되어 혼자 그릴 때 보다 체계가 훨씬 높아졌다. 

매 해마다 커리큘럼을 작성하는데, 더 다듬을 것 없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추가 분량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정리를 해나가며 실력을 더 향상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배우는 분들도 더 좋은 내용을 얻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낀다. 

하지만 학생의 인생을 바꿔주고 싶고, 빨리 개선시켜서 상대방에게 위대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주가 되지 않는다. 




김앤트, 시범 프로세스, 37.2x27.2cm, 도화지에 연필, 2019





시행착오도 많았다. 예전에는 모든 고민을 듣고 사정을 다 고려하며 수업을 했던 기간도 있었다. 개개인마다 어떻게 해서든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개인시간을 모두 할애했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상황이 절대로 좋게만 흘러가지 않는다.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를 만들지 않는 듯. 결과가 좋지 못하면 원망과 서운함만 남는 경우를 반복해서 경험했다. 


의도는 과정과 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평가되곤 한다.


활동 목적의 비중을 나눈다면. 자기 계발 목표를 가장 크게 잡아놓는다. 이 부분이 충족되면 수업, 정보전달등의 능력이 일정 부분 따라오게 된다. 그로 인한 영향력은 각자 알아서 판단할 영역이 된다. 


"내가 어떻게 해주겠다."

"책임지고 해 주겠다."

"내 말만 잘 들으면 반드시 될 것이다." 

살다 보면 이런 호언장담 형식의 말을 들을 때가 종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가 잘못되었을 때는 그런 약속들이 하나도 적용되지 않는다. 상황을 아무도 책임져 주지 않는다. 그런 선택을 했던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온다.

아무 대가 없이 끝까지 케어해 주는 귀인을 만난 경우가 있다면, 그야말로 천운이라 볼 수 있다. 가족들도 모든 것을 케어해주기 힘들다. 


스스로 우뚝 서야 한다.


기댈 나무가 있어도 결국 혼자 서있을 줄 알아야 한다.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을 위한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주체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해도 여러 번 체험을 해보며 식을 점검해 보는 방식을 만든다. 현재 가진 정보와 알게 된 정답이 맞게 떨어지면 흡수하고 오답으로 생각되는 것은 잠시 대기시켜 놓는다. 언젠가 돌아봤을 때 오답 또한 괜찮은 정보로 소화할 수도 있다.






김앤트, 시범 프로세스, 27.2x37.2cm, 도화지에 연필, 2019






SnS를 무조건 해야 된다고 작성했던 이유는 작업물들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SnS을 하다 보면 반응도에 민감해지기도 한다. 보여주기 식으로 빨리 그릴 수 있는 것을 택하여 같은 방식, 소재 위주로 올리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단순히 남들에게 자랑하고 많이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작업물을 포트폴리오처럼 올려놓자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항상 주체는 자신이 되어야 한다. 주체가 타인의 반응으로 넘어갈 때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시작한다. 

좋은 가치관과 그림을 알려주며 선한 영향력을 갖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곳은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자신이 얻는 이득을 배제하고 선의를 앞세우며 목적을 흐리는 것에 속으면 안 된다.

모두 살아가는 방식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투자의 개념을 한번 끌고 와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올 것이다. 정말 좋은 것들은 쉬운 방법으로 얻을 수 없다.


선한 영향력은 드러나지 않고 내재되어 있을 때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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