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컷사진 창업 준비/ 워드프레스 도메인 설정 오류/ 제조 업체 미팅
월요일 : 네컷사진 시장조사 끝장내기
월요일은 사무실이 아닌 합정으로 출근했다. 제조 공장의 제안으로 직접 네컷 사진 브랜드를 만들어 런칭할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각종 네컷사진 브랜드가 모인 합정에 시장조사를 나왔다. 평소에는 그저 재밌게, 친구들과 사진을 찍었다면 이번에는 디테일을 살피느라 애를 썼다.
그렇게 디테일에 집중해보니 리텐션 높은 브랜드로 만드는게 쉽지 않다는 걸 체감했다. 인테리어, 필터, 조명, 소품, 촬영 UX/UI 등을 어떻게 설정하냐에 따라 결과값이 천차만별인데, 수없이 쏟아지는 브랜드 속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얻을지가 고민이었다.
조이와 고요 모두 이렇게 사진을 많이 찍어본 건 처음이다. 우정사진이 아주 많아졌다. 조사한 내용을 덧붙여 준비중이던 네컷사진 기획서를 다듬었다. 확실히 직접 현장에 나가보니 소비자로서 느끼는 호불호나 장단점이 확연하게 보여 내용의 디테일을 올릴 수 있었다.
화요일 : 제조업체 미팅 & 제안 PT
공장에 방문해 기계를 점검하고, 기능을 제안할 수 있는 범위를 확인했다.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우선 육안으로 확인하니까 발전 방향이 구체적으로 그려졌다. 제조업체 측에 네컷사진 비즈니스 모델을 브리핑했다. 단순히 네컷사진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넘어 어떻게 시장에서 생존하고 더 발전할 수 있을지 로드맵을 그려갔다.
공장 대표님들도 막혀있던 부분이 레드오션에서 로드맵을 그리는 부분이었는데, 선명한 비전을 듣고나니 될 것 같다는 확신이 길러진다고 하셨다.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우리가 1차 제안한 컨셉을 디벨롭하는 방향으로 일이 성사됐다.
공휴일임에도 부지런히 일하는 우리가 어른스럽고 멋져서 기분이 좋았던 날이었다.
수요일 : 사이트 디벨롭 데이
하쥬 워드프레스 툴이 손에 익어가는 시점. 하쥬 홈페이지 유저를 위한 디테일을 올리고 있다. 부비동염으로 고생하는 조이의 부상 투혼이 돋보인 날이다. 원하는 기능은 다 만들어서 우리끼리 찢었다! 하면서 엄청 좋아했다.
네컷사진에서의 고민도 있다. 진짜 소비자들이 원하는게 뭘까? 사실 이제 다 똑같다면 똑같은 시장. 경쟁력있는 모델을 만들려면 남들과 같은 방법, 같은 필터,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서는 소용이 없다는 결론에 다달았다. 머리를 싸매다 타겟 유저인 MZ 세대의 본질을 고민했다. MZ는 일상에서도 자기 개성을 선명하게 표현한다. 그들이 일상을 기록하는 방법에는 위트가 있다. 즉, 사진으로 ‘노는 세대’이다.
재밌게,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된다는 인사이트를 얻자 컨셉이 선명해지고 무섭도록 진행속도가 빨라졌다. 원래는 제조업체에 금요일에 컨셉 브리핑을 하려고 했지만, 속도에 탄력을 받아 1차로 러프하게 방향을 제안했고 바로 오케이 싸인이 떨어졌다.
우리의 컨셉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도 빠르게 구매하고, 테스트해보면서 새삼 우리의 기동력에 감탄하게 됐다.
목요일 : 무시무시한 500 Error
전날 너무 자신만만했던 탓일까? 목요일은 하루종일 500 ERROR에 시달렸다. 홈페이지 도메인을 바꾸고 싶었을 뿐인데 하나를 바꾸니 홈페이지가 폭발됐다. 오전에 시작된 멘붕은 생각보다 오래 조이와 고요를 괴롭혔다.
된다는 해법을 찾아 검색해 적용했는데도 하면 할수록 홈페이지가 망가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CSS 스타일이 사라지고 메모장처럼 되어버린 사이트를 아십니까? 복구를 바라는 우리의 간절한 마음이 하늘을 울린걸까? 각종 블로그, 유튜브를 찾아보고 구글링을 멈추지 않으니 … 4시경, 기적처럼 해결됐다. (기적은 아니고 우리가 노력한 결과다.) 하루종일 에러에 시달리고 난 후라 얼마나 기쁜 맘이 들던지, 바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의 비명을 질렀다. 개발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암흑 속에 있지만 그래도 같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기분은 아주 아주 좋다. 집에 와서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었다.
금요일 : 빗속에서 춤을!
공장에 최종 제안서를 보내기 위해 디테일한 컨셉을 결정하고, 우리끼리 업무 타임라인을 살펴봤다. 6월은 여름이 아니고 잠죽자의 계절이었던가. 진짜 하루 하루 마일스톤을 세워두고 다 뽀개고 있는데도 업무가 폭우처럼 쏟아진다.
그러나 이렇게 비처럼 쏟아지는 업무 속에서 우리가 활짝 웃을 수 있는 건 지금 가장 우리답고, 우리가 잘 할 수 있고, 우리의 비전을 이뤄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주면 서울에서 공장으로 또 다시 출장도 가야할 거고, 하쥬 서비스 런칭 마무리 단계도 준비해야하고, 그러는 와중에 우선 순위라는 말을 비웃는 새로운 범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우리는 웃으면서 할 수 있다. 왜냐고? 재밌으니까!
한 달간의 방학을 끝내고 주간일지로 다시 회고해보기로 했다. 원래는 금요일에 몰아서 쓰는 형식이었는데 매일 매일 15분만 투자해서 만들어보기로 했다. 과연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가?!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 도전이 두려울 땐, Anthology Cl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