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습격/ 네컷 사진 브랜드 런칭 준비 ing...
월요일 : "조이, PM이라고 생각해!"
어김없이 밝은 월요일. 월요병이 없다는 건 축복같은 일이죠? 아침 비전 노트를 쓰다 문득 이런 환경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됐다. 창업해보자고 호기롭게 나온 1년 전 우리를 돌아보자면 참 많이 성장해 있었으니까.
월요일엔 오전부터 회사 소개서 2개 국어 번역본을 만드느라 바빴다. 일어/ 영어 번역본을 만들었는데, 일어 번역본은 영 깜깜이라서 파파고와 DeepL을 번갈아가며 돌려보고 구글에도 검색해보고 문장을 매끄럽게 만드는 과정을 거쳤다. 고요는 회사 소개서에 필요한 이미지 소스들을 만들고, 디자인을 얹히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후 이번주에 해야할 일을 정리해봤는데, 그 과정에서 조이는 문득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 이 다음에 뭘 해야할지 명확하게 보고 업무로 나누는게 조이의 업무였는데 이 다음엔 무얼해야할지 감이 안 왔기 때문이다. 공장과 소통 후 정해야할 부분들이라든지, 처음해보는 프랜차이즈 창업 관련해서 준비해야하는 것들이라든지. 복잡하게 섞인 일들 중 우선순위를 뽑아내는 게 헷갈렸다. 머릿속에 스스로 잘 상상이 안 간다는게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것 같다.
말로 표현하지 않았는데도 고요는 귀신같이 그 어려움을 잡아냈다. 길을 헤매는 조이에게 "네가 이번 업무 PM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하면서, 내가 제시해야할 것들에 대해 정리해서 말해줬다. 그 한 마디가 엄청 큰 힌트가 됐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뭐든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친구와 동료가 된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다!
화요일 :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컨셉 뽀개기
조이가 머릿속에 브랜드를 잘 떠올리지 못했던 건 우리가 만들어낼 브랜드의 고유한 기술에 대한 방법은 다 나왔는데, 그 안에 우리만의 색채가 덜 녹아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요와 함께 플레인 요거트 하나 나눠먹으면서 계속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것, 그리고 우리가 전해줄 수 있는 재미, 아우라픽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우리의 스타일을 녹일 수 있는 컨셉에 대해 쭉쭉 뽑아낼 수 있었다. 차별화라는 건 기계로 하는게 아니라 브랜드로 하는 거라는 걸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순도 높은 토론이 참 좋았다.
문득 고요가 이렇게 평일에 음료수 한 잔 나눠먹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환경이 축복이라고 말했다. 동의할 수 밖에 없었던 플레인 요거트 한 잔의 여유. 맛있었다!
수요일 : 고요의 고군분투
수요일엔 조이가 코로나 확진으로 Out 된 날이다. 정말 바빠서 일주일이 열흘이어도 모자랄 것 같은데 중요한 시기에 아웃돼서 너무나 미안한 맘 뿐이었다.
고요는 회복에만 집중하라고 말해주며 혼자 에너지를 불살랐다. 로고 디자인을 위해 수없이 많이 그렸다.
조이가 시달린 동안, 고요는 아이러니하지만 함께하는 일에 대한 감사함을 느꼈다. (아파서 잘됐단거 아님) 조이도 가끔은 힘에 부쳐도 되고, 심지어 그게 물리적으로 공격받은 거라면 더욱더 쉬어야한다.
메인 업무인 디자인 업무를 쳐내며, 고요는 혼자서는 여기에 머물렀을 거라는 생각을 수도없이 했다. 디자인은 해오던 일이라 편안하고, 재밌고, 익숙하지만 조이와 가고싶은 길은 (당연히) 디자인 영역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함께여서 넓게 그릴 수 있어 기쁘고, 과거의 경험이 현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두 번 기뻤던 수요일. (다시 말하지만 조이가 아파서 잘됐단거 절대 아니다.)
목요일 : 고요의 고군분투 2
수목은 아우라픽의 로고와 톤앤매너를 잡는데 썼다. 4가지 정도 시안을 뽑고 주변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부탁했다. 셀프사진기는 대중적인 영역이다 보니까 친구들의 직감적인 선택이 너무너무 궁금했다!
하나같이 응원해주고 진지하게 의견을 말해줬다. (이 브런치를 보고 계시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하트) 생각 외로 의견이 한 쪽으로 집중되어서 디벨롭도 쉬웠다! 최종 결과물은 다음주 브런치에서 공개되지 않을까요? 기대해주세요!
이 날 조이는 열이 38.6도까지 올랐는데 틈만 나면 일을 하려고 해서 곤란했다. 조이야 오래오래 같이 건강해야해~ (동물농장 톤으로 읽어주세요)
금요일 : 늘 새롭고, 늘 재밌는 곳이 되고 싶어
금요일엔 컨디션이 나아진 조이가 컴백했다. 원래 오늘은 공장에 방문했어야 하는데 코로나가 뜻하지 않게 발목을 잡았다. 고요는 이틀 새 로고 최종본까지 뽑아냈고, 조이가 활용할 수 있도록 에셋도 정리해주었다.
고요는 웹 페이지 재정비를, 조이는 가맹 관련 와이어프레임을 맡아 업무를 진행했다. 이틀이나 쉬게 되어 마음은 급한데 오후 들어 무거워지는 몸이 원망스러웠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건 사실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겠지!
고요는 마음이 바쁜 조이에게 계속해서 쉬엄쉬엄 해야한다고 템포를 관리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늘 고마운 마음을 꼭 갚을 수 있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금요일.
다음주엔 정말 풀 컨디션으로 충전한 후 돌아오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