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알못도 아는 체하기 좋은 영화감독

영화를 꼭 깊게 봐야 하는 건 아니잖아? - 웨스 앤더슨 영화 보기

by 연사백

명작이라고 불리는 영화를 볼 때면 남들 몰래 보는 은근히(?) 봐야 하거나 꼭 혼자 봐야 하는 사람이 있다.

영화를 본 후 꽤 영화에 대해 '잘 아는 척' 감상평을 같이 본 동료에게 말해주거나 어디 남기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모두가 극찬하는 영화에 불평이라도 할라치면 꼭 붙는 말들.


넌 영화 볼 줄 몰라서 그래

나도 사실 무슨 구도가 어땠느니 어떤 필름을 썼느니 같은 건 모르지만 제한된 상영시간 내에서 감독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도나 메타포를 찾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이런 류(?)의 영화관람객은 같이 영화를 본 파트너가 영화 하수로 판명 나면 가르치려고 드는 습성이 있다.

(사실 나도 그렇다! 반성한다.)


몇 번 당하고 나면 같이 영화 보기 싫어지거나 주눅이 들게 되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그래도 나 이 감독 영화는 봤어!'라는 무기를 하나 쥐어주고자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쓴다.

(나도 어디 시네필을 자처하는 사람들 앞이면 내가 모르는 영화를 봤는지, 어땠는지 물어볼까 봐 살짝 긴장된다.)




여러분을 영잘알처럼 보여주게 만들어줄 영화감독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만든 웨스 앤더슨이다.

출처 : pitchfork


우리나라에서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끈 영화감독이며, 이 감독 영화의 특징은 '어렵지 않은 내용', '알록달록한 색감', '만화 같은 캐릭터', '연극 같은 연출', '어디서 봤던 사람들이 출연'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그의 대표작 몇 가지를 알아보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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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1927년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어느 날, 세계 최고의 부호 마담 D.가 의문의 살인을 당한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바로 전설적인 호텔 지배인이자 그녀의 연인 ‘구스타브’! 구스타브는 누명을 벗기 위해 충실한 로비보이 ‘제로’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 사이 구스타브에게 남겨진 마담 D.의 유산을 노리던 그녀의 아들 ‘드미트리’는 무자비한 킬러를 고용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찾게 되는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호텔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다. 특별히 어려운 내용이나 메타포를 가지고 있지 않고, 그저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는 과정을 아주 가볍게 즐기기만 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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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상술한 것처럼 과장된 색감과 동화 같은 소품들, 어디서 본 사람들이 출연하게 되고, 이는 다음 작품들에서도 이어진다.


혹시나 좀 더 디테일하게 알고 싶다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큰 줄기인 살인사건 내용에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또다시 펼쳐지는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있다. 액자 안에 그림이 들어있듯 영화 진행되는 핵심 내용 안에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는 이야기.



<프랜치 디스패치,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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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20세기 초 프랑스에 위치한 오래된 가상의 도시 블라제 다양한 사건의 희로애락을 담아내는 미국 매거진 ‘프렌치 디스패치’ 어느 날, 갑작스러운 편집장의 죽음으로 최정예 저널리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마지막 발행본에 실을 4개의 특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당신을 매료시킬 마지막 기사가 지금 공개된다!


<프렌치 디스패치>는 메인 내용인 잡지사 편집장의 죽음으로 그의 유작이 될 마지막 매거진에 각 저널리스트들이 취재한 내용을 하나씩 보여주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되어있다. 옴니버스식 구조다 보니 각 이야기는 독립되어 이어지지 않고, 마치 프렌치 디스패치라는 영화이자 매거진에 짧은 내용(매거진의 섹션에 따라 정치분야, 지역사회분야, 음식 분야로 나눠서)이 나눠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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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문라이즈 킹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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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사고로 가족을 잃고 위탁가정을 전전하는 카키 스카우트의 문제아 '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친구라곤 라디오와 책, 고양이밖에 없는 외톨이 '수지' 1년 전, 교회에서 단체로 연극을 보다가 몰래 빠져나온 '샘'은 까마귀 분장을 한 '수지'에게 한눈에 반하게 되고, 그 후로 둘은 펜팔을 통해 감춰왔던 상처와 외로움을 나누며 점점 가까워진다. 서로를 보듬어주는 유일한 소울메이트이자 연인이 된 '샘'과 '수지'는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아지트를 찾아 떠나기로 결심하고, 필요한 준비물들을 챙겨 각자 약속 장소로 향한다. 몇 시간 후 '샘'과 '수지'의 실종사건으로 인해 펜잔스 섬은 발칵 뒤집히고, 수지의 부모님과 카키 스카우트 대원들은 둘의 행방을 찾아 수색작전을 벌이기 시작하는데... 과연 '샘'과 '수지'의 애틋한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문라이즈 킹덤>은 슬픈 가족사로 위탁 가정에서 자란 남자아이와 부유하지만 친구가 없는 여자아이가 서로의 상처와 외로움을 이해하고 도망치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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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웨스 앤더슨 영화로 아는 체하기 좋은 장점 세 줄 요약>

1. 약간 매니악해서 어디서 아는 체하기 좋다.

2. 숨겨진 메시지니 영화의 짜임새니 이런 거 몰라도 '색감 하나 기가 막힌 영화를 만든다.'만 알고 있어도 된다.

3. (가장 중요) 보고 나서 뭔 내용인지 몰라도 상관없다.


막간 팁. 웨스 앤더슨 감독이 한국에서 유명하게 된 작품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가장 최근 개봉작인 '프렌치 디스패치', 유년시절의 동화책 같은 '문라이즈 킹덤' 세 가지만 보거나 나무위키를 읽어봐도(?) 당신은 이미 어디서 웨스 앤더슨 영화 좀 본 사람으로 보일 것으로 장담한다.


소개팅 상대 혹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영화깨나 보는 사람이다? 웨스 앤더슨을 외워 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