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수준을 논하는 사회
숨어 듣는 음악
문화예술을 둘러싼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탐구합니다.
Edited by 상조
한때 음악을 들으며 걷는 사람을 붙잡고 “무슨 음악을 듣냐”며 묻는 영상 콘텐츠를 자주 접할 수 있었다. 당황한듯 이어폰 한쪽을 빼고, 스마트폰 화면 속 앨범 커버와 곡을 보여주고는 제 갈 길을 가는 행인. 난생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그가 듣는 음악으로 우리는 이미지와 취향을 유추한다. 영상의 댓글을 확인해보면 비슷한 음악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반가운 댓글과 그의 취향을 판단하는 댓글이 공존하는 걸 알 수 있다.
필자는 이런 인터뷰를 하게 될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문득 상상해 본 적이 있다. 과연 어떤 음악을 보여줘야 가장 나다우면서도, 좋은 음악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을까. 음악 취향에 좋고 나쁨이 있을까 싶었지만, 댓글 창에 형성된 담론으로 미뤄봤을 때 취향에 보이지 않는 ‘수준’ 혹은 ‘계급’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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