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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50690041
금융시장에서 '똘똘한 파킹통장'이라는 이름으로 적극 홍보되는 고금리 수시입출금 상품들이 실제로는 그다지 '똘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표면적인 높은 금리 뒤에 숨겨진 제약조건과 실질적인 효용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OK저축은행의 '연 7% 짠테크통장'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금리를 제시하지만, 이는 50만원 이하의 극소액에만 적용됩니다. 월 이자로 환산하면 50만원 예치 시 최대 약 2,910원에 불과합니다. 이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마케팅 전략에 가깝습니다.
대부분의 고금리 파킹통장은 마케팅 정보 동의, 오픈뱅킹 등록, 첫 거래 고객 제한 등 다양한 조건을 붙이고 있습니다. SC제일은행의 '일복리저축예금'이나 수협은행의 'SH 매일 받는 통장'도 첫 거래 고객에게만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이마저도 한시적입니다.
많은 파킹통장들이 예금액에 따라 계단식 금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협은행은 1000만~1억원에 대해 연 2.0%를 제공하지만, 1억원을 넘는 순간 금리가 0.1%로 급락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소비자들이 실제로 받는 평균 금리를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현재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파킹통장 금리는 실질적으로 원금의 가치를 보존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202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세금을 제외한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현재 제시되는 파킹통장의 고금리는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입 이후 금리가 하락하면 고금리 혜택을 장기간 누리기 어렵습니다.
진정한 '똘똘한' 파킹통장을 찾기보다는, 소비자 각자의 자금 운용 계획에 맞는 현실적인 선택이 중요합니다. 단기 자금이라면 MMF(머니마켓펀드)나 국고채 ETF 등 대안 상품을 고려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파킹통장이 필요한 소비자들은 화려한 광고 문구에 현혹되기보다 실제 본인에게 적용되는 조건과 기간, 금액대별 금리를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똘똘한' 파킹통장보다는 '현명한' 금융소비자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