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정말 잘하시네요 vs 못하시네요

지금 오뤤지냐 어륀지네 오뤠인지냐가 중요한게 아니다.

by 키미키

*본 블로그 포스팅은 시간이 가면서 좀 추가할 내용이 있으면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본 글은 미디엄에서 2020년 5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현재 미디엄에서 브런치로 이전하는 중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영잘알과 막상 현실에서의 영잘알. 항상 한국 사람들은 남의 영어를 되게 판단하며 가르치려 하는 경향이 있다. 악센트가 어떠네 저떠네 발음이 어떠네 저떠네. 그래서 주눅들어 한국 사람들하고는 미국에서 대학 다닐 때도 별로 안 어울려 다녔다. 나는 원체 성향이 모로가도 서울만 간다면 되는 편이라서 내 말만 분명하게 전달이 되면 문법이 틀렸든 발음이 틀렸든 신경을 안 쓰는 편이다. 발음이나 세세하게 단어의 세부적인 용도가 원어민 같지는 않다고 해서 막 신경을 쓰고 싶지 않다. 그런거 하나하나 따지다간 말 못한다. 이것보다는 문맥적으로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뭔가. 상대가 요구하는 바가 사실은 무엇인가. 영어권 국가들의 언어는 진짜 표현이 너무나 수동적이고 자기들만의 표현성에 의존해서 이것만 잘해도 반은 간다.


그렇게 따지면 인도계나 중국계는 나보다 더 심하게 자기 모국어의 억양도 남아 있고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캘리포니아계 특유의(특히 미드에서 자주 보는) 영어는 시도조차 안하는데 왜 이들이 한국계보다 더 분명하게 자기 표현을 하고 결국 자기가 원하는 바를 챙기는 가. 그걸 모르면서 왜 그렇게 남을 가르치려 하는지. 결국 한국에서 영어를 잘한다고 여기는 그 기준이 실전에선 다 삑사리가 난다는 이야기다.


1. 캘리포니안 악센트, 이른바 한국 사교육계에서 선호하는 발음을 구현하지 못하면 영어 발음 교정을 받아야 한다?


정말 개소리다. 미중부만 가도 캘리포니안처럼 말하는 인간 없다. 캘리포니안은 사실 미국에서도 독특하게 그들만의 악센트라고 여긴다.


호주에서 다이타를 데이타로 말했다가 개처럼 까였다. 미국인처럼 스펠링적어도 지랄하더라. 하여간 웃기는 인간들. 여튼 어느 악센트를 구현하는데 있어서 정론은 없는 것이다. 다양한 에스닉에 따라 다양한 악센트가 나오는데 한국교포의 악센트도 그 자체로 인정 받아야 하는 게 진정한 다문화 아닐까.

2. 악센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심플한 단어를 어느 타이밍에 어느 맥락에 정확하게 이해하기 쉬운 구조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은 어려운 단어를 쓸 필요도 주구장장 문장을 이어 쓸 필요도 없다. 괜히 이것저것 애매모호한 단어나 문장, 애매모호한 슬랭이나 표현을 써서 상대방이 나의 의중을 오해하게 만들 바에는 그냥 분명하고 클리어하게 내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3. 당신이 혼자 유창하게 말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당신에게 관심이 있는게 아닌 이상은 당신을 경청하긴 힘들것이다.

문제는 스토리 텔링이다. 당신이 말하는 내용이 상대방의 관심을 끌만한 내용인가가 중요한 것이다. 혹은 당신이 말하는 내용이 아무리 중요해도 상대방이 딱히 들을 의중이 없다면 어차피 대화는 산으로 간다. 그건 당신의 잘못도 아니고 당신이 어떻게 할 여지도 없다. 그냥 시간 낭비하지 말라.

4. 전 세계에서 영어 원어민은 15%뿐이고 나머지는 다 제2외국어가 영어인 ESL들이다.


영어 원어민중에서도 영국, 캐나다, 미국, 뉴질랜드, 호주 그외 각종 영어가 공용어 혹은 국가 공식어인 남아공,피지,파푸아뉴기니,피지 등등 다 제각기 영어 쓰는 패턴이나 톤도 다르고 역앙도 다른데 그걸 어느 세월에 하루종일 튜닝하고 자빠졌겠나. 본인이 본인 영어를 들었을 때 그것이 분명한가,이해하기 쉬운가, 대화의 맥락을 잘 이어가게끔 하는가를 기준으로 삼아라.

5. 당신이 오렌지를 오어뤤지로 말하는 게 중요한 직군에 갈 일이 왠만하면 잘 없을 것이다. 다국어화자의 영어에 집중해라.

좀 잔인한 말이지만 대부분의 제2외국어 화자들이 PR쪽으로 잡을 잡긴 힘들건데 영어 모국어가 문제가 아니라 여긴 정말..말도 못하게 백인필드다. 당신이 영어 원어민 화자라도 아마 잘 안 들여보낼 것이다. 말을 하고 클라이언트 면대면하는 직업은 대부분 그럴것이다. 그게 아니면 오퍼레이션쪽인데 이 경우 대부분 화교계 아니면 인도계 사람들과 일하게 될 것이다. 그럼 그냥 다양한 스타일의 영어를 이해하는 뇌운동을 하는 것이 낫지 굳이 다른 사람들의 효용성도 없는 관점에 맞추려고 자기를 깎아 내릴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