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오후
터지는 햇빛 아래
파란 바다에는
물장구치는 아이들로
하얀 물거품이 출렁인다
파란 바다도 고운 모래도
별을 박은 듯 빛을 내고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아이들을 내려다보듯 온화하다
하늘에 노을이 불그스레 번지면
바다도 천천히
하얀 파도를 붉게 밀어낸다
떨어지는 태양은
금빛 바다가 너그럽게 받아주고
조용히 가라앉는 마음은
잔잔한 파도가 위로한다
태양의 고개는 완전히 꺾이고
바닷물이 시커멓게 밀려드는 소리가
더욱 크게 들려온다
시커멓던 가슴에 폭죽 소리 하나가
조그맣게 들어오고
까만 하늘에 까만 바다에
작고 노란 불빛이 서너 개
튀다가 사라진다
하얀 아침
바다는 더욱 가까이 다가와
고요히 파도 소리를 만들고
빨간 등대는 밤새 지킨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물끄러미 나를 내려본다
나는 지금
하얀 아침 바다일까
붉은 노을 바다일까
빨간 등대는 아무 대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