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앤트윤antyoon Mar 28. 2024

책태기 극복법

읽는 것도 안 읽는 것도 어차피 내 의지

책은 읽어야지?

By Jeong-Yoon Lee


독서도 일처럼 하다 보니 오다 오다 책태기까지 왔어요. 역시 모든 일엔 100%보단 80% 에너지만 사용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어요. 나의 독서 습관은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읽으려고 매일매일 책을 들고 다녔던 시기를 지나 하루 날 잡고 완독을 하는 루틴으로 바꾼 뒤 독서에 열정을 쏟기 시작했어요.


책을 읽고 리뷰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어요. 독서에도 꽤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기에 한 권의 책을 읽고 내가 얻어갈 수 있는 게 많았으면 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다 보니 책 읽기에 너무 힘을 줬던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일단 난 왜 책태기가 왔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지금 나의 백수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나의 심리상태가 많은 것을 대변해주고 있다고 깨닫게 되었어요. 3가지로 요약하기 좋아하니 3가지로 뽑아봤다. <1. 먹고 싶은 대로 먹는다. 2. 자고 싶은 대로 잔다 3.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룬다> 이 3가지를 지속하다 보면 자연스레 책과 멀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왜냐고요? 일을 할 때는 INTJ 성향으로 꽤나 계획적이고 나 자신을 통제하면서 살았기에 항상 뭔가를 해야만 하는 상태에 나를 두는 삶을 살았거든요.


그래도 전에는 책에 집중이 안되면 방구조를 바꾸고 나면 다시 집중력이 올라갔는데 와.. 요즘엔 도통 의자에 앉아있는 거조차 너무 힘들거나 자꾸 침대에 누워만 있고 싶더라고요. 이게 그 무기력인가? 인생의 노잼시기는 맞는 거 같아요. 뭘 해도 재밌지가 않더라고요. 태국여행까지 다녀왔는데 전혀 자극이 되지 않더라고요. 봄도 왔겠다. 좀 더 적극적으로 외출을 해볼 생각입니다. 어차피 독서도 나의 의지로 되는 일인데 극복도 나의 의지대로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책태기 극복하는 방법입니다.



<책태기 온 나의 현시점>


1. 먹고 싶은 대로 먹는다.

1일 1식을 20년 가까이하고 있어요. 물론 밥을 먹었는데 갑자기 밥약속이 생기거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두 번 식사하는 자리에 참석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1일 1식 한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내니 스트레스는 덜해진 거 같아요. 그렇게 먹는 일에도 철저하게 통제하며 살다가 요즘엔 그래 먹고 싶은 대로 먹어봐라 하면서 군것질과 1일 2식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먹는 일에 관심이 더 생기고 배부르면 졸립니다. 이러니 책이 눈에 들어오겠어요?


2. 자고 싶은 대로 잔다

하루 14시간씩 일하다가 하루 14시간씩 자고 있어요. 저는 9 to 6보단 10 to 7 근무시간인 곳에서 일을 많이 했어요. 퇴근이 6시와 7시는 큰 차이가 있거든요. 7시 퇴근이면 약속도 잘 안 잡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곧장 집으로 퇴근해 집에서 다음 업무에 필요한 자료조사, 트렌드조사, 책 읽기, 강의 듣기와 같은 일을 새벽 2~3시까지 하고 잤습니다. 어쩔 때 다음날 업무를 미리 집에서 끝내고 출근한 적도 많아요. 디자이너다 보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거든요. 그렇게 수면시간이 4~5시간이었지만 지금은 하루 14시간을 잘 수 있게 되다 보니 잠이 늘었어요. 잠도 자다 보면 늘거든요. 무엇보다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 보니 침대에 누웠을 때 머릿속에 걱정거리가 하나도 없다는 느낌 뭔지 아세요? 전 요즘 너무 잘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 책이 눈에 들어오겠어요?


3.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룬다

마감이 없잖아요. 일상에 정해진 일정이 없다 보니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룹니다. 주말에 읽지 뭐 다음 주에 읽지 뭐 말일까지 읽지 뭐 이렇게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뤄봅니다. 왜? 그래도 되니까! 누구한테 숙제검사 받는 것도 아니다 보니 내 의지에만 달린 일이다 보니 모든 것을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룹니다. 그러니 책이 눈에 들어오겠어요?



<책태기 극복하는 나의 방법>


1. 책 읽기 전 밥 먹지 않기

배가 부르면 졸립니다. 그래서 책 읽기 전엔 밥 먹지 않기예요. 책을 읽다 보면 에너지소모가 커서 초콜릿정도는 먹어줍니다.


2. 나눠 읽기

무조건 하루에 한 권 완독 하는 목표를 가지고 독서를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한 권을 다 읽기 위해 10시간씩 의자에 앉아있게되더라구요. 이제는 하루에 몰아서 읽지 않아도 될 만큼 시간부자이니 나눠서 읽기로 했어요. 하루에 조금씩 그래도 50페이지는 읽어요.


3. 읽은 후 보상

요즘 빠져있는 연프를 홀가분한 상태로 볼 수 있기를 바라며, 금요일까지는 읽자! "내가 독서를 끝내야 금요일에 환승연애를 불 수 있어"라는 독서 후 보상을 남겨뒀어요. 은근히 의지가 생깁니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