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입구에서는

서른 아홉의 끝자락

by 꽃지아빠

스물아홉의 끝자락엔

깊은 아쉬움이 있었다.

입에선 김광석의 '서른즈음에'가

무의식적으로 흘렀다.


"

또 하루 멀어져간다.

내 남은 담배연기처럼

......

"


그렇게 허공 속으로

퍼져 없어져 버리 듯

시간은 흘렀다.


그 공허함은 상실이었다.

내 삶의 가장 절정의 젊음과의 이별.

그 시간과의 이별은

담배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십 년이 흘렀다.

마흔을 바라본다.

당당히 마주 보려

거울 앞에 선다.


눈가에 주름

튀어나온 배

조금 쳐진 어깨

젊음과 십보 멀어진

...

아저씨



아저씨가 되어 바라보는

서른의 끝은

무거움이다.


상실이 아니기에 서운하지 않지만

무척 무겁다.

아내와 자녀가 생겼고

보금자리를 마련했고

대출도 같이 따라왔고

자동차도 커졌고

회사 일엔 자신감이 생겼고

잔업시간이 늘었고

월급도 늘었고

그보다 생활비는 더 늘었고

후배들도 늘었고

눈치도 같이 늘었다.

회식자리도 늘었고

뱃살도 따라 늘었고

무엇보다 책임감이 늘었다.


그리고

오십이란 나이가 보인다.

사십, 불혹이 보이던 나이에서

오십, 지천명이 보이는

나이.


지금의 나의 큰 소망은

십 년 뒤

다시 이런 글을 쓸 때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젠 보기 좋게

나이 들어야 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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