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책부록: 뇌 이야기 그 세번째
[우주가 나를 통해 깨어날 때 2]를 연재하기에 앞서 뇌에대해 더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월요일 오전 티타임 심심치 않게 몇글자 적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로 삶을 선택한다고 믿지만,
어쩌면 이는 우주의 근원적인 원리에 따른 필연적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우주는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상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가능성이 공존하는 대칭의 상태였죠.
그러나 이 완벽한 대칭은 어느 순간 깨졌고,
우주는 하나의 현실로 붕괴하며
지금의 비대칭적인 세계가 되었습니다.
(비대칭 우주에 대한 이해는 [우주가 나를 통해 깨어날 때 2]에서 우주생성과정을 자세히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비대칭적인 우주는
마치 한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습니다.
우리는 이 기울어진 공간에서 필연적으로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게 됩니다.
즉, 끊임없이 특정한 방향으로의 선택을 강요받는 것이죠. 이러한 짧은 순간의 선택들이 계속해서 쌓이면서,
우리는 스스로 자유 의지로 결정했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결국 우리의 선택은 외부의 영향 없이 오롯이 내가 결정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기울어진 우주라는 중력장 안에서,
필연적으로 정해진 방향으로 흘러가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우리가 자유 의지라고 믿는 것의 진짜 모습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끊임없이 굴러가는 공을 쫓는 데 익숙합니다.
사회적 성공, 타인의 시선,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쫓아야 할 공처럼 느껴집니다.
우리는 공을 쫓아가는 행위 자체가 곧 자유 의지를 실현하는 것이라 착각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 깨달음의 핵심은 공을 쫓아가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공을 굴러가게 내버려두고,
멈춰 서서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
바로 이 멈춤의 순간에 우리는 비로소 기울어진 운동장의 경사를 인지하고,
공이 흘러가는 필연적인 방향을 깨닫게 됩니다.
진정한 자유는 굴러가는 공을 쫓아가는 행위가 아니라,
그 공이 왜 굴러가는지 이해하고, 그 흐름 속에서 나만의 고유한 의미를 찾아내는 데 있습니다.
이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가 멈춰 서는 순간,
우리는 소멸의 미학을 경험하게 됩니다.
굴러가던 공이 멈추듯,
바쁘게 돌아가던 생각의 파편들이 사라집니다.
이 소멸의 순간은 공허함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품고 있는 고요한 정지 상태입니다.
기타 줄이 울림을 멈추고 고요해질 때 비로소 새로운 연주를 위한 준비를 하듯이, 우리 뇌도 이 고요함 속에서 새로운 창조를 위한 에너지를 얻게 됩니다.
결국 진정한 자유란,
끊임없이 굴러가는 공을 쫓는 삶이 아니라,
멈춰 서서 소멸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