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뇌를 깨우는 법 4 : 곡선패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by 무이무이



사람들은 눈앞에서 굴러가는 공을 보았다.
누가 공을 찼는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 채, 그저 공을 쫓았다.
모두가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달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

어느 날 나는, 그 경사면을 보았다.
빅뱅 이후 대칭이 깨지고, 우주가 소멸을 향해 굴러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사면 위에서 굴러가는 공은 멈추지 않았다.
우리는 그 위를 달리면서, 모든 결정이 자유의지로 이루어진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경사면임을 모르면, 속도를 늦출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리막길을 직선으로 달리면 가속도가 붙어 어느 순간 제어를 잃고 넘어졌다.
그 순간에도 사람들은 ‘더 빨리 달렸어야 한다’고 믿었다.
뒤에서 달려오던 무리가 부딪혀 넘어져도, 그 이유를 묻지 않았다.
멈추면 충돌하고, 밀려나고, 소외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창조란 무엇일까.
경사면을 바꿀 수 없다면, 그 위에서 다른 패턴을 그려야 한다고 나는 생각했다.

속도를 늦추기 위해 직선을 버리고 S자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스키 선수가 가속을 줄이기 위해 커브를 도는 것처럼, 나는 경사면 위에서 곡선을 택했다.


커브를 돌기 위해서는 자세도 낮춰야 했다.

뒤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먼저 갈 수 있게 해야 했다.

가끔 나와 같이 경사면을 인식하는 사람을 만나면 춤을 추듯 교차곡선을 그리는 것도 재미있다.


속도를 줄였고, 숨을 고르게 쉴 수 있었다.
주변 풍경이 더 선명히 보이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직선 자취를 남겼지만, 나는 곡선을 남겼다.

그 곡선이 바로 나만의 궤적이 되었다.
창조란 거대한 경사면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 위에 자신만의 리듬과 흔적을 새기는 일임을 알았다.
우주가 기울어져 있음을 깨달은 순간,
비로소 달리는 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선택이 바로 경사면 위에서 가능한 유일한 자유임을 알았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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