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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더블린

아일랜드 더블린

by 첼라

그렇게 푹 잔 건 오랜만이다.

숙소 앞의 Bar에서 기네스를 두 잔(첫 잔은 쏟았기 때문에 사실상 한 잔)을 마시고 시내를 좀 걷다 들어와 씻고 잠들고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오늘의 날씨도 여전히 흐림 + 비로 가득했는데 이런 날씨도 나쁘지 않다.

아니 어쩌면... 오히려 좋다.

햇살이 쨍하고 날카롭게 비추면서도 뼈가 아리도록 추운 서울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은 확실히 느껴졌으니까. 일상이 아닌 여행에 머물고 있는 느낌. 매우 좋다.


그것이 합법인듯??


숙소를 나와 거리를 걷는데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뒤편에서 맡아봤던 냄새가 훅 풍겨온다. 여기도 합법인 건가... 특유의 지릿한 냄새가 그다지 유쾌하진 않다.




아침식사를 즐겨하는 편은 아닌데 잠이 일찍 깨서인가 숙소를 나서자마자 배가 고팠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아이리쉬 브랙퍼스트가 있는 카페였다. 아이리쉬 브랙퍼스트 메뉴와 플랫화이트, 체리와 사과가 블랜딩 된 주스를 주문했다.


아이리쉬 브랙퍼스트는 엄청 특별한 메뉴는 아니었다. 아일랜드인들이 자주 먹는다고(?)하는 블랙푸딩과 소시지, 베이컨과 감자요리와 계란 프라이가 같이 나오는....., 아 솔직히 말하게 느끼하고 무거워서 먹기는 좀 부담스러웠다. 경험상 먹어보자고 주문하긴 했지만 다 먹진 못했다. 독일에서처럼 커피와 간단한 베이커리 하나 정도만 주문할걸 그랬다는 후회를 좀 했다.




유럽을 여행해 본 경험은 몇 번 있지만 그때도 영국과 아일랜드 쪽은 와보지 않았다. 그래서인가. 거리의 분위기는 매우 아름답게 낯설었다. 특히 이 여행을 가기 전에는 오랜만에 영화 원스(once)를 다시 보고 가서인지 골목을 돌아 마주치는 곳마다 영화 속 장면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Kean - Everybody changing


그래프턴 거리에는 영화에서처럼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항상 있었다. 모두 노래를 너무 잘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걷기만 해도 즐거웠다.


더블린에서 처음 목적지로 정한 곳은 아일랜드 내셔널 갤러리

내가 머물고 있는 숙소에서 이동할 수 있는 버스 노선도 있었지만 나는 걷기로 했다. 도보로는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가는 길목에 템플바, 트리니티컬리지 등 어지간한 더블린의 주요 스폿을 거쳐서 갈 수 있는 루트라 거리감도 익힐 겸 걷기로 했다.



아일랜드 네셔널 갤러리


다른 도시에서 가봤던 것에 비하면 소박한 규모의 갤러리였지만 전시된 작품이 모두 너무 좋았다. 특히 더블린의 흐린 하늘이나 아주 옛날의 모습을 담은 그림들이 많았다. 유명한 작가나 우리가 알만한 명화는 없지만 (있었을 수도 있음) 충분히 좋았다.



아일랜드 내셔널 갤러리는 입장료가 무료에요


전시장을 둘러보고 나와서는 아트샵에서 맘에 들었던 엽서도 몇 장을 골라 구입했다. 이 감동을 그대로 이어서 이 도시 곳곳을 걷고 싶은데 역시나 낮은 기온에 바람까지 더해져 오래 걷기는 조금 힘들었다.



공항에서 픽업서비스를 해주신 분께서 더블린에서 재밌는 것 중 하나로 말씀해 주신 것이 바로 이 문(Door)이었다. 도시 계획으로 인해 건물 외관에 대한 규칙이 까다로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성 있는 문을 만드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했다. 집마다 색다른 색상, 같은 듯 다른 무늬의 다양한 문을 갖고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같은 유럽이지만 내가 그동안 가봤던 곳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저마다 톤이 다른 붉은 벽돌로 이어진 건물이 주는 분위기는 탁한 하늘의 색 하고도 절묘하게 어울린다.


스티븐스 그린 쇼핑센터


미술관 나와 시내를 걷다가 잠시 실내 쇼핑몰로 들어왔다. 더블린 여행 정보를 검색하다 보면 꼭 나오는 이곳은 스티븐스 그린 쇼핑센터. 입점해 있는 브랜드 중 내가 아는 것은 거의 없었지만 중앙 건물 쪽에 마련된 팝업 스토어들이 꽤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찬바람에 걷다 지친 몸을 잠깐 쉬어가기에 괜찮았다.


내일은 드디어 동생이 더블린으로 오는 날이다.

지난 독일 여행에서 크게 한번 싸우고 난 이후로 우리 사이는 꽤나 편해졌고, 이번에야말로 친동생을 기다리는 마음이 들어 무척이나 설렌다.





더블린 2월 여행 TIP

정말 두꺼운 패딩까진 필요 없지만 두께감 있고 보온성 있는 외투는 챙기는 것이 좋아요. 목도리와 모자도 챙기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귀도리 하나만 가져갔는데 바람에 센 탓에 귀도리는 자꾸 벗겨지더라고요. 모자는 비니 스타일을 추천합니다. 안 어울려도 머리에 꼭 맞고 따뜻한 비니를 꼭 챙기세요.

그리고 비가 자주 오기 때문에 가방에 들어가는 작은 우산도 챙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서울보다는 높은 기온의 겨울이지만 비가 자주 오다 보니 저녁때 숙소에 들어가면 으슬으슬한 기운이 몰려오기 쉽습니다. 본인이게 잘 맞는 감기약이나 테라플루 같은 약도 챙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돌바닥에 많고 비가 와서 젖은 상태이다 보니 미끄러울 수 있는 운동화보다는 발에 익은 워커가 훨씬 좋았어요.






#더블린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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