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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에든버러의 마지막과 이스탄불 공항의 폭설

by 첼라

주말인 데다가 날이 맑아 그런지 작은 규모로 마켓이 열려있었다. 유럽의 대다수의 이런 마켓들이 그렇듯이 간단한 먹거리, 빈티지 액세서리 같은 것들을 팔고 있었는데 딱히 뭔가를 사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예전에는 여행 가면 유명하다는 것, 기념품 등을 바리바리 싸들고 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것도 잘하지 않는다. 딱히 갖고 싶은 물건들이 있지도 않은 데다가 일단 짐이 되는 게 싫으니까. 그리고 이제 어지간한 것들은 한국에서도 다 구할 수 있다 보니 더 그런 것 같다.



에든버러를 검색하면 나오는 가장 유명한 스트릿

해리포터 어쩌고가 있어서 늘 줄 서는 사람들이 있기도 한데, 거리 자체는 그렇게 큰 편은 아니다. 여행 중 여러 번 이곳을 스쳐갔지만 몇 상점에 들어가 물건을 구경한 적은 있지만 역시나 딱히 뭘 사거나 먹진 않았다.



아쉬운 마음에 한 번도 발걸음을 하지 않았던 방향으로도 걸어가 봤다. 호텔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밖에 안 되는 곳이었는데 이런 곳이 있었다니... 동생이 있을 때 한번 와보기라도 할걸....



사진으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지만 아주아주 거대한 자연의 매우 일부분 같은 풍경이 펼쳐져 이색적이었다. 날이 맑다 보니 한결 더 청량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다음에 다시 이곳을 오게 된다면 그때는 꼭 여러 군데를 둘러보고 자연풍경이 좋은 곳도 가봐야지



아쉽지만, 아쉬워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매일같이 흐리고 비 오고 바람 불고.... 어떤 면에서는 '별로였다.'라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었을 텐데 더블린에서도 에든버러에서도 모든 시간이 너무나 좋았다. 오랜만에 만난 동생과 모처럼 길고 길게 대화도 나누었고 궁금했던 도시들을 그저 천천히 걸으면서 그냥 그 자체로 좋았던 여행이었다.



호텔에서 택시를 타고 에든버러 공항으로 들어왔다.

에든버러 공항은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일찌감치 도착해서 짐을 보내고 체크인을 하고 공항으로 들어왔다. 아직 탑승 시간까지는 두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 좀 지루하긴 하지만 시간에 쫓기는 보다는 이게 더 맘이 편하다.



공항 안에도 작은 펍이 있어서 작은 사이즈의 감자튀김과 맥주도 한 잔 주문했다. 요즘 한국에 있는 시스템처럼 QR코드로 주문하는 방식이어서 편했다.


에든버러 공항에서 터키항공을 타고 이스탄불 공항으로, 다시 4시간쯤 대기 후 다시 인천으로 향한다.



이렇게 여유 있는 스케줄이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쯤부터 비행기는 착륙을 하지 못하고 오랜 시간 상공에 머물렀다. 알고 보니 이스탄불의 폭설로 인해 공항에 착륙을 할 수 없었다. 다행히 나는 환승 시간이 여유가 있었는데 내 양 옆에 앉은 승객들은 촉박한 시간 때문에 초조하게 착륙을 기다렸다. 원래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늦게 이스탄불 공항에 착륙하고도 두 시간 정도 더 연착이 되는 바람에 꽤 오랜 시간 동안 이스탄불 공항에서 대기를 했다.



한참 대기 후 비행기가 출발했다.

이제 진짜 일상으로 돌아간다.




원래 인천 도착 예정 시간은 저녁 8시쯤이었나 그랬는데 도착하고 보니 거의 자정에 임박해 있었다. 다음날 바로 출근을 해야 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조금 걱정은 했지만 이래저래 긴 시간을 보내고 나니 집에 돌아와 시차를 느낄 사이도 없이 기절해서 잠들어버렸다.


여름휴가 기간이 아닌 때에 이렇게 길게 여행을 간 것은 처음이었던 일인데, 모든 것들이 너무나 충분하게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궂은 날씨에도 아름다웠던 더블린 그리고 에든버러를 기억하며 이렇게 여행 이야기를 마친다.





#더블린 #에든버러 #영국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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