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안정제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5
신경안정제 없이 견뎌낸 지 오늘로 163일째입니다.
처음 약에 의존하지 않기로 결심했을 때는 두려움과 불안함이 마음을 가득 채웠습니다.
과연 내가 이겨낼 수 있을까? 스스로를 믿기 어려웠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하루하루 어떻게든 버티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무너질 듯한 날도 있었고 • 괴로움에 벽을 마주한 것 같은 날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정신을 붙잡고 어떻게든 이겨내 보려고 애썼습니다.
무언가를 붙잡고 있어야 마음이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 노력은 주로 글쓰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글을 쓰며 내 감정을 마주했고 • 때로는 글로 도망치기도 했습니다.
몸이 지쳐 잠들기 전까지 랩탑을 놓지 않고 글 속에서 허우적대며 나를 지켰습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글을 썼습니다.
그렇게 글은 내게 일종의 피난처가 되었고 • 때로는 나를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창문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ADHD를 가진 Lito 작가의 리프 아트(Leaf Art)였습니다.
처음 그의 작품을 봤을 때는 단순히 귀엽고 독특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잎사귀 위에 밑그림을 그리고 조각하는 작업이 흥미롭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천천히 상상해 보니 숨이 막히는 듯한 압박감이 몰려왔습니다.
그렇게 작은 잎에 정성을 들이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인내가 필요한 일인지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다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의 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섬세함과 아름다움이 나를 감싸 안았습니다.
단순히 작은 잎사귀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그의 시간 • 그의 노력 그리고 그의 이야기가 담긴 하나의 세계였습니다.
그 순간 느꼈습니다.
리토 작가가 잎사귀에 무늬를 새기듯 • 나는 매일 글을 쓰며 조각하고 있다는 것을…
모니터 안에 나의 정신을 새기는 이 작업은 겉으로 보기엔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게는 그것이야말로 삶을 이어가는 방식이었고 • 내가 나를 지켜내는 길이었습니다.
163일째인 오늘 •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흔들리고 때로는 넘어질 듯 위태롭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배운 것이 있습니다.
삶이란 거대한 작업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 매일 조금씩 조각해 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요…
그렇게 작은 잎사귀에도 • 짧은 글에도 나의 순간을 새기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리프 아트를 통해 전해진 느낌을 나누어 봅니다.
그것은 단지 한 사람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감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서로 다른 우리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새겨가는 과정에 대한 표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작가 본명: 하시모토 겐지(橋本賢治)
1986년 일본 가나가와에서 태어난 잎을 자르는 예술가입니다. ADHD로 인한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의 삶에서 긍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그는 2020년에 스스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단 2년 만에 소셜 미디어에 게시된 그의 조각된 잎은 큰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작가의 표현:
“저는 30살까지 회사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일할 때 계속 실수를 했고, 꾸준히 야단을 맞았습니다. 왜 나는 일을 잘 못할까 궁금해서 조사를 하고 병원에 가보니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한 가지에 집중하면 주변을 놓쳐버리는 저의 성향은 회사 생활에서 큰 약점이 되었습니다.”
"이 약점을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발견한 것이 나뭇잎 조각이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귀여운 캐릭터로 표현을 바꾸었습니다.”
“소셜 미디어가 없었다면 제 작품을 직업으로 만들 수 없었고, 오늘날의 제가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저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의 삶의 일부가 된 것이 기쁘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들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직접 만나면서, 저는 모든 연령대, 남녀 불문,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제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활동명:Lito (리토) 작품: Leaf Art (리프 아트)
활동명 리토(リト)는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나뭇잎 영어로 ‘리프(リーフ)' 그리고 예술 영어로 ‘아트'(アート·가타가나 발음 아토)에서 첫자와 끝자가 떠오릅니다.
작가 리토는 각 나뭇잎 작품을 소셜미디어에 올릴 때마다 짧은 노트를 함께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