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안 저는 예전의 주말처럼 늦잠을 잤습니다. 아니 평일에 조금이라도 못 잔 수면 시간을 다 채우려는 듯 곯아떨어져, 알람은 커녕 아이들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평소와 같이 돌아간 주말 동안 새로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어제 저는 즐겨보는 스포츠 유튜브 클립 하나를 오늘 아침에 듣기로 정합니다. 평소 해외야구를 좋아하는 저는 중계 시각 때문에 보지는 못 하지만 경기 결과나 스토리는 흥미를 갖고 확인합니다. 스포츠는 즉시성이 매우 중요한데 그것을 다음 날로 미룬 것입니다. 무언가 제 삶이 뒤틀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애써 참으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효과는 강력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귀로만 듣다가 졸려 감긴 눈꺼풀을 겨우 떠서 경기 하이라이트를 확인합니다. 비몽사몽 간에 놓친 앞부분을 확인하고 싶어 다시 돌려보니 10여분짜리 클립을 15분 정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평소 아침 알람이 울렸습니다.
평소라면 이 시각에 일어나 졸린 눈과 사투하며 꼼지락 거렸겠지만 이미 저는 출근 준비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자기 전이나 짬이 날 때 클립 보던 습관을 이제 아침에 일어나서 클립보는 것으로 바꾸면 그 시간에 수면을 취하거나 다른 것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조금 더 나아가 아침에 일어나서 클립을 들으며 동네 한 바퀴라도 돌면 어느 정도 제가 생각한 목표가 달성됩니다. 그리고 갈수록 클립을 멀리하고 맑은 정신으로 아침에 일어나 독서를 한다면? 그리고 이어서 글을 쓴다면?
정말 새로운 변화가 제 삶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언뜻 보면 하석상대(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클립을 보는 시간은 똑같고 아침이나 저녁이나, 쉬는 시간이나 결과적으로는 시간 사용에서 차이가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명확해지면 저의 부족한 언어로도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주말과 달리 지난주 평일과 비슷하게 정확히 16분 일찍 일어났습니다.
내일은 어떻게 될까요? 더 일찍은 아니더라도 같은 시각 더 맑은 정신으로 아침을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