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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a May 20. 2015

욕조와 세면대, 다시 태어나다

전셋집 셀프 인테리어 : 욕조와 세면대 코팅

분당에 전셋집을 구했다


요즘 전세 매물이 그렇게 없다더니만 정말 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없는 매물에서 조금 괜찮다 싶으면 가격이 터무니없고, 제주에서 30평대 살았는데 분당으로 갔더니 15평에나 겨우 들어갈 수 있을까 말까 했다. 가구라고 할 것도 별로 없는데 다 버리고 들어가야 할판. 결국 죽전으로, 수지로 쭉쭉 내려가다가 그래도 회사가 판교인데 싶어 분당의 (거의) 끝인 미금으로 왔다. 원래 생각했던 예산을 한참 한참 초과해서.


그렇게 어렵게 구한 집은 20년 된 22평 아파트였다. 여자 둘이 살고 있었는데 뭔가 복잡 복잡 와글와글. 그래도 주인이 페인트, 싱크대, 도배, 장판 등 기본적인 것은 바꿔주겠다고 했고, 역 바로 뒤에 위치한 7층 아파트가 마음에 들어 조금 무리하며 들어간 집이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살면서 고쳐나가자 결심하고.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했던 욕실


이사를 하고 집을 한바퀴 둘러봤다. 전보다 집이 반쯤은 작아져 답답했지만, 둘이 살기에는 사실 좋은 크기인 것 같다. 도배 장판이니 기초적인 공사를 하고 들어왔대도 20년 된 인터폰, 오래된 수전,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 문고리.. 한숨이 푹푹 나오는 게 한둘이 아니었다.  그중에 최고봉은 욕실! 세면대만 교체를 한 번 한 건지 흰색인데 욕조는 아이보리빛이고 중간중간 깨지고 긁힌 상처에 색바램에. 새로 쏴준 실리콘이 유난히 돋보였다. 여기 저기 꼬질꼬질- 거울은 테두리가 부식되어있고 정말 총체적 난국이었다. 우리 집도 아니니 다 뜯어고칠 수는 없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그래도 좀 씻고 싶은 욕실을 만들어보기로 결정했다.


충격과 공포의 Before 사진 공개!


요즘은 셀프 인테리어가 대세가 되어서 페인팅은 다들 많이 하는데 욕조와 세면대도 욕조코팅제로 페인팅을 할 수 있었다. 욕조코팅제로 검색하면 터비와 솔리스톤 제품이 많이 나오는데 터비는 냄새가 너무 지독하다고 해서 친환경이라는 솔리스톤을 구입. 은 코팅제와 붓이니 롤러니 기본 부자재까지 다 해서 16만원 정도 들었다. 


기초공사부터 철저하게 하자

1. 마스킹 테이프로 페인트가 묻으면 안 되는 배수구 등을 꼼꼼히 막아주고 수전에서 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비닐을 빙빙 둘러준다
2. 바닥에도 커버링 테이프 (마스킹 테이프와 비닐이 붙은 것)를 붙여 타일에 페인트가 묻지 않게 한다
3. 깨끗이 청소한 이후, 물기 하나 없이 닦아준다
4. 욕조와 세면대에 코팅제가 발려있어 페인트가 스며들지 않으므로 사포로 꼼꼼하게 밀어준다


사포질을 할 때 가루가 심하게 날리므로 마스크 착용은 꼭 하고, 갈려진 욕조와 세면대 부스러기는 걸레로 잘 닦아낸다. 페인팅에 들어가기 전, 다시 한 번 마른 걸레로 닦아 물기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초 작업이 다 끝나면 경화제와 주제를 섞어준다.

이제 페인팅을 시작해 볼까?


곡면 부분, 경계 진 곳, 모양이 있는 곳은 붓으로 일차 작업을 하고 넓은 면적은 롤러로 밀어주면 되는데 가급적이면 롤러로 많이 하는 게 좋겠다. 롤러도 자국이 남긴 하지만 붓 자국이 생각보다 심하다. 블로거들 리뷰 보면 1차에 저렇게 많이 남던 붓 자국이 2,3차 작업 후엔 사라진다고 했는데 거짓말이었다. 자국은 사라지지 않는다. 멀리서 보면, 사진으로 보면 티가 안 날 뿐!


페인팅이 끝나면 한 시간 이상 말려줘야 하는데 다른 페인트와 다르게 솔리스톤 욕조코팅제는 완벽하게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페인트를 만져봐서 약간 쫀쫀한 느낌이 들지만 손에 묻어나지 않는 정도일 때, 다시 페인트를 칠해줘야 한다. 나는 날이 흐리고 약간 습한 날, 작업을 했더니 선풍기를 틀어놨음에도 이 정도 말리는데 1시간 30분은 걸린 듯.. 잘 말리고 칠하지 않으면 밀리거나 붓 자국이 남으니까 주의할 것.


2차 페인팅을 마친 후. 깨끗해진 것 같긴 한데 여전히 욕조는 아이보리빛이다. 
그리고 3차 페인팅을 마친 후. 이제 욕조도 그런대로 하얘졌다!


3차 페인팅이 끝이라며!


다들 3차 페인팅까지만 해도 성공이라고 했는데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 사진으로 보거나 멀리서 보면 붓 자국도 없고 하얘진 것이 이것만으로도 충분해 보이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여전히 붓 자국이 있고 욕조도 아이보리빛이다. 페인트가 남았으니 마지막 4차로 페인팅을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완성된 환골탈태 욕실

바닥과 벽 타일, 거울 등 작업할 게 산더미 같군
욕조, 다시 태어나다!

욕조의 붓 자국은 아직 남아있지만 그래도 세면대나 실리콘과의 이질감은 사라졌다. 그리고 이제는 반신욕 매니아인 우리가 몸을 누일 수 있을 만큼은 된 것 같다. 비록 원래부터 욕조가 좀 깨져있고 했어서 까끌함이 남아있지만 그래도 누리끼리하고 발조차 담글 수 없던 욕조가 이렇게 변했다니 고생한 보람이 있네. 4번이나 페인팅을 해야 했고 날씨 때문에 잘 마르지 않아서 오후를 다 보내야 했지만, 뿌듯 뿌듯! 이제 거울과 타일까지 끝내면 욕실의 변신은 끝날 것 같다. :)


총 소요 비용 : 160,600 (배송비 제외)
 - 솔리스톤 친환경 욕실코팅제 1000ml(코팅면적 : 욕조 + 세면대) : 142,000
 - 붓 4개, 롤러&커버 3개, 커버링 테이프, 라텍스 장갑, 3M 방진마스크 : 18,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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