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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창업하고 기쁘게 운영하는 법

어려운 경제 속에서 청년 창업 살아남기




오늘 단골 손님이 옆에 꽃집을 잠깐 다녀오신다고 하셨다.

"다녀오세요~!"하고 인사 드리고 일을 보고 있을 때, 손님은 양손에 꽃을 들고 돌아오셨다.

하나는 서울에서 직장 다니는 따님이 집에 오는 날이라 테이블에 꽂아 두신다고 하시며, 다른 손에 있는 꽃을 내게 건네 주셨다.



 "어, 제거에요?"

"카운터에 두면 좋을 것 같아서. 푸릇푸릇한 거 좋아하는 거 아는데 분홍색이 참 화사하잖아요."

"너무 감사합니다.. 정말 예뻐요."



"꽃집 사장님이 그러시더라고. 여기 카페는 손님에게 어떻게 하길래, 카페 준다고 사람들이 꽃을 사가냐고."


카페에 찾아오는 손님들은 종종 꽃이나 화분을 내게 선물해주셨다.

뿐만 아니라 고구마, 도시락, 빵, 샌드위치, 만두, 새벽이 간식 등 지나가다 생각났다며 사다주시곤 했다.





지난 번에 마주친 꽃집 사장님도 내게 같은 질문을 하셨었다.

"손님들한테 어떻게 하길래 자꾸 뭘 사다줘요?"


당시에 나는 "어... 얘기 많이 나누고, 손님들이 먹을 거 사다주시면 손님들께도 나눠드려요." 하고 대답했었다.

꽃집 사장님은 여전히 고개를 기웃 하셨다.



-

그리고 매장으로 돌아와 단골 손님이 오셨을 때 이유를 깨달았다.


내가 손님들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하루 중 시간을 내어 카페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고맙고, 하나 하나 내 손길로 꾸며 놓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주시는 것도 기쁘고, 처음 오신 분이 두번째 다시 오시면 뿌듯했다.


이렇게 바쁘고 분주한 시대에, 삶의 일부를 나의 카페에서 보내주신다는 게 사실 매번 놀랍다.

주변 분들이 아라보다 카페를 보고 사랑방 같다고 말씀하신다.


테이블이 많지 않아서 자리가 없을 때면, 모르는 손님들인데도 테이블을 합쳐서 앉아주신다.

그렇게 초면인 손님들이 같이 앉아 소소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괜히 들뜬다.



그래서 카페를 임시로 닫아야 할 때, 헛걸음 할 손님들이 마음에 밟혀 문고리에 쿠키를 걸어두었다.

손님들이 좋아하시는 새벽이 사진도 넣어 공지도 했다 ㅎㅎ

다녀와서 알게 된 사실인데, 그날 오신 단골 손님이 다른 손님 가져가라고 쿠키 안 챙겨 가셨다고 한다.

이렇게 손님들끼리도 서로 친해지고 생각해주는 카페라니..

너무 큰 행복이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매출이 나오면 기분이 좋다.

별로 안 나온 날에는 걱정도 된다.

하지만 좋아하는 손님들이 많이 오면 반갑고, 손님이 없을 때는 빈 카페에서 여유롭게 내 일을 하는 것도 좋다.

아마, 내게 다른 일들이 없었더라면 손님이 없을 때 마음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빈 매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쓸쓸하고 고민이 많아졌을 것 같다. 


카페를 메우던 손님들이 돌아 가시면, 틈틈이 글도 쓰고 새벽이 영상도 편집한다.

근무 중인 블루플레임 디자인 업무도 하고 외주 그림도 그린다.

그러다보니 마음이 쓸쓸해질 시간이 없다.



점점 새벽이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늘어, 1.5만명의 팔로워가 생겼다.

영상 최고 조회수는 180만을 넘겼다.

멀리서 새벽이 보러 손님이 찾아오실 때면 새벽이의 인기를 실감하곤 한다.. ㅎㅎ





카페 여기서 오래 해주세요!
사장님 다른데 가시면 너무 서운할 것 같아.


카페는 단순히 커피 마시는 공간이 아니다.

집안일이 가득한 집에서 잠깐 벗어나 쉬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새로운 공간에서 일하고 싶을 때 노트북을 들고 오기도 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러, 친구와 수다를 떨러, 가끔은 사장님과 놀러(?) 오기도 한다.


언젠가 카페를 닫는 날이 올 때

"그때 진짜 좋았지." 하고 돌아볼 수 있는 카페.

손님들이 아쉬워하고 그리워하는 카페.


돈도 남아야겠지만, 사람이 남는 카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2024.1.19 겨울에 봄이 찾아온 아라보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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