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지내고 아들이 말했다.
"엄마, 주변을 보면 그래도 우리 집이 편하게 사는 것 같아."
별 것 아닌 그 말이
내게는 선물처럼 가슴에 기쁨으로 스며들었다.
나는 한 번도 부모님이 편하게 사시는 걸 보지 못하고 자랐다.
늘 긴장과 짜증과 신경질이 있는 날 선 분위기.
집은 나에게 쉴 공간이 되어주지 못했고
부모님의 갈등은 내가 풀 수 없는, 그러나 피할 수도 없는 짐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진심 나는,
자식에게 부모가 편안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부모의 관계와 삶의 모습이 무거운 짐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니까 나는
절대로 자식의 가슴에 걸린 못, 같은 존재는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아들의 말이 반가웠고 ,
마치 이제 됐으니 그만 내려놓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일어서도 된다는 신호처럼 들렸다.
섬에 들어와 비로소 혼자되기 연습을 시작했다.
인터넷을 끊고
티브이를 끊고
핸드폰은 오는 전화만 받고
책상에서 해야 하는 일만 남겨두고 집안을 모두
정리했다.
그렇게 11월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