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 할머니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오냐, 처제는 아직 젊은 나이에 첫 번째 남편을 잃었다.
나중에 다시 결혼을 해서 아이를 얻었는데
그 아이는 강물에 빠져 죽고 말았지.
게다가 첫 번째 결혼해서 얻은 아들마저 1967년 벌어진 전쟁의 와중에
외국에서 전사하고 말았단다.
그리고 지금은 두 번째 남편이 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어.
하지만 네가 유니스 할머니를 볼 때마다 느껴지는 첫인상은 어떻더냐?"
"웃고 계세요."
제레미가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했다.
"이 주변에서 유니스 할머니보다
정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강인한 사람은 없을 것 같구나.
말할 수 없이 어려운 시기에
그와 같은 인생의 폭풍에 용감하게 맞설 수 있다는 것은
삶의 현실을 받아들였다는 뜻이란다.
왜냐하면 나쁜 일이 일어나리라는 현실을 거부한다고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거든.
삶이란
살아내도록 되어있는 거지
피하도록 되어있는 게 아니란다."
조셉 M 마셜의 <그래도 계속 가라> 96쪽
아무리 질식당할 것 같은 상황이라도
직면하고 버티면
적어도 감당할 수 있는 힘은 생기는 것 같다.
이른바 내공이다.
나는 꽃길, 꽃밭보다
이런 사람에게 눈길이 머물고
마음이 끌린다.
제 삶을 응시하면서
묵묵히 걸어가고
가끔은 다정하게 웃어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