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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shlee Jul 23. 2017

제주의 음식 05 수제 맥주

;  이태원에서 제주로 Brewery 브루어리

……despite the recent creation of Hite Dry Finish—a step in the right direction—brewing remains just about the only useful activity at which North Korea beats the South.

The North’s Taedonggang Beer, made with equipment imported from Britain, tastes surprisingly good.

- 2012 economist  Daniel Tudor


……카스와 하이트는 목넘김이 좋지만 미각을 자극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영국에서 수입한 장비로 만든 북한 대동강 맥주 맛이 놀라울 정도다.

- 2012 이코노미스트 다니엘 튜더


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기자 다니엘 튜더가 지난 2012년말 보도한 내용이다.

이 시기는 한국에 Craft beer 크래프트비어가 시작되는 무렵이다.


Craft beer 크래프트비어는 소규모 양조업체가 대규모자본의 개입 없이 나름의 제조법으로 만드는 맥주를 말한다.

대형 맥주업체가 대량생산하는 천편일률적인 맛에 질린 사람들은 각 지역에서 생산하는 특색 있는 크레프트 맥주에 열광한다.

이미 몇백 년 전부터 영국과 벨기에 등에는  Microbrewery 마이크로브루어리(소규모 수제맥주)가 있었다.

Craftbrewery 크래프트브루어리와 Microbrewery 마이크로브루어리는 소자본이라는 근본적인 맥락은 같지만 크래프트 맥주의 창의적인 발상과 실험, 다양한 시도라는 철학을 본다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이태원 맥파이

국내 크래프트 맥주의 중심은 단연 이태원이다.

국내 맥주 맛에 실망한 외국인들이 경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경리단길 중 맥파이는 그 시작점에 있다.

그리고 맥파이 바로 옆에 한국의 맥주는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고 리포트한 다니엘 튜더가 지인과 함께 미군 군무원 빌 밀러의 제조법에 따른 빌스 페일 에일을 맛볼 수 있는 더 부스라는 브루어리를 지인과 함께 열었다.

또한 근처에 한국 지명을 딴 것으로 유명한 크래프트 웍스가 샘플러를 제공해 초심자가 입맛에 맞는 맥주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이 박에도 사계를 비롯해 크래프트 비어를 취급하는 가게가 많다.

이태원 더 부스
이태원 사계
이태원 크레프트 웍스
그런데 왜 제주의 음식에서 크레프트 비어를 다루어야 할까?


대충 입소문도 났고 기사화되어 제주에 Brooklyn Brewery 브룩클린 브루어리가 제주맥주와 손잡고 양조장을 개설한다는 사실때문일까?


물론 이 사실도 어느정도 비중을 차지 했을지 모르지만 그 이야기는 10년도 넘게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2015년 2월에 아쉽게도 문을 닫았지만 제주의 브루어리는 2006년에 오픈했다.

옥호는 모던타임.


위치는 연동 그랜드호텔 사거리에 「Jeju brewery 모던타임」이라는 간판을 걸고 영업을 했다.

이곳은 오래된 만큼 허름하고 낡은 가게에는 90년대 을지로 두산타워지하 OB생맥주집이나 당구장등을 연상시키는 곳이었다.

어떻게 이 정도의 맛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양조 기계에서 바로 뽑아온 맥주에서는 귤향이 나는것도 같고 깔끔 맛있었다.

모던타임 II 보리스 브루어리
Boris de Mesones 보리스 데 메조네스

맥주의 대륙 유럽을 비롯 세계 맥주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명실상부 맥주 전문가인 Boris de Mesones 보리스 데 메조네스는 스페인에서 태어나서 마드리드자치대(Universidad de Autonoma de Madrid)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영국 노팅엄대에서 MBA 과정을 거친 후 영국 금융권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엄마의 나라 독일 베를린의 양조학교(VLB)에 진학해 1년 만에 마이스터 자격을 땀으로 맥주와 연을 맺게 되고 독문학 박사 과정을 밟기 위해 한국에서 유학 온 지금의 아내와 사랑에 빠져 2003년 결혼하게 된다. 그후 6개월 연수프로그램에 선발되어 한국에 오게 되고 2004년엔 아내의 고향인 제주에 정착하게 된다.

2006년부터 처남과 함께 제주 시내에서 brew pub 브루펍을 열었고 1년 뒤인 2007년 독립, 중심가에서는 떨어진 한적한 거리에 보리스 브루어리를 개업하게 된거다.

그리고 그 첫번째 brew pub인 「모던타임」은 조카가 운영을 하게 되고…

제주 모던타임
제주 모던타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JPDC)에서 향토 맥주를 개발키로 결정하고 2010년 메조네스에게 도움을 청해 Jeju제주와 정신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spirit을 합친 제주 맥주 Jespi제스피를 3년만인 2013년 7월 런칭하게 된다.


외관만 보면 파전에 막걸리가게 같이 생겼지만 세계 3대 맥주대회인 2011년 유러피언 비어 스타에서 은메달의 획득하고 세계맥주대회에서 우승한 보리스 사장님이 직접 서빙해줬던곳을 지금은 아쉽게도 찾아 볼 수는 없다.


보리스씨는 아마도 첫 Partner인 처남과 문제가 생겨 독립한걸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그는 2호점이 아닌 모던타임과 다른 매장이라고 보리스 브루어리를 소개했었다.


여기에 계약업체와 제주시와 문제가 생겨 제조기술을 가져가서 제스피라는 브랜드로 런칭했다고 한다.

당시에 제스피에서 병으로 파는 맥주는 필스너 뿐인데, 그 이유가 다른종류의 맥주 기술은 다 전수받지 못한상태 이기 때문이라 한다.


어쨌든, 확실한건 모던타임,보리스브루어리,제스피 3곳 모두 같은 곳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라는거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4년 10월에 경리단 길에 오픈하며 브로어리의 크레프트 비어 열풍의 진원지중 하나 였던 Magpie가 탑동 광장에 오픈했다.

2015년 초 보리스비어가 문을 닫으며 아쉬움을 전한것에 반대로 환영할 만한 소식이었다.


15년 전만 하더라도 북적였던 구도심의 중심이었던 탑동의 부활을 꿈꿔온 Arario gallery(김창일대표, 천안 아라리오에서 시작)와의 인연으로 해안방파제 앞 오션즈스위츠 호텔의 건물 윗자락에 자리를 잡았다.

공간은 경리단길에 비해 정말 여유 있다.

무난한 과일 향의 pail ale 페일 에일에 이어

너무 강하지 않은 흑맥주 poter 포터,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밀맥주 american wheat 아메리칸 위트,

마지막으로 고서 gose는 역시 신맛도 적당히...


여담으로 경리단길의 초창기 메뉴의 1순위가 피자중에 바로 이 페페로니 피자다.

역시 스텝에게 살짝 물어보니 이곳은 치킨 안주가 가장 많이 주문된다고 한다.


2016년 아라리오 갤러리의 공격적인 투자로 맥파이의 일산시대는 제주 Brewery 생산기지의 제주이전으로 제주 시대를 열었다.

BORN IN SEOUL에서 BREWED IN JEJU로…

제주도가 수제맥주 천국으로 변신하면서 제주맥주의 문혁기대표는 미국 크래프트맥주 1위 업체인 Brooklyn Brewery 브루클린브루어리와 손을 잡고 국내 최대 규모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을 8월에 오픈한다.

제주맥주의 양조장은 연간 최대 2000만L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다.

브루클린브루어리는 미국에서 약 30년간 크래프트 맥주 시장을 이끌어온 1세대로 평가받는다.

아시아에 양조장을 지은 건 제주도가 처음이다.

제주가 그 첫발을 내 딛은것은 적극적인 브루클린 브루어리 코리아 측이었다고 한다.


브루클린 브루어리가 28년 전에 처음 문을 열었을 때, 그 동네는 지금의 브루클린 같지 않고 범죄, 마약으로 알려진, 쇠퇴한 동네였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브루클린에 48개 양조장이 생겼고, 미국 맥주 소비의 10퍼센트를 책임지는 생산 지역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한 지역의 아이콘이 되는 것, 지역과 연계해 활동한 경험이 풍부해 브루클린에서 20년 만에 이룩한 것을 제주에서는 더 빠르게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들은 전한다.

Brooklyn Brewery

이런 상황이 되자 2013년 6월 제스피 출시 이후 브루클린사와 공동출자 형식으로 제주크래프트맥주 설립 추진했지만 복잡한 출자구조 등의 문제로 좌초한 뒤 소송전에 말려들었던 제주도개발공사가 판매 중인 JESPI제스피의도 결국 행정자치부에서 사업을 민간에 이양할 것을 권고하면서 공사는 관련 수순을 밟아오며 현재 관련 용역을 공고해놓은 상태에서 용역 기간을 거쳐 오는 10월쯤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한다.

연간 8500만톤 생산규모의 소규모 하우스맥주 면허를 받은 제스피의 분발도 Brewery Jeju의 모습을 기대하게 한다.


경리단길의 브루어리보다 먼저,여의도의 카브루(Korea Advanced Brewery)와 비슷한 시기에 태동한 제주의 크래프트비어 부터 Macpae brewing 맥파이 브루잉과 곧 오픈하게 될 Brooklyn brewery 브룩클린 브루어리까지...... 제주는 대한민국 크래프트비어의 메카로 자리잡 크래프트 비어는 이제 제주의 음식에서 뺄수 없는 요소가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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