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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Feb 17. 2016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한라산

Prequel 한라산, 신령한 분화구 백록담

신령한 분화구 백록담


한라산은 거의 매년 오른다.

정상이 가리워져 볼 수 없을때도 있었고, 아이젠을 착용하고 오르기도 하고.

그래 지금껏 정상만 열번이 넘게 올라봤고 중간에 영실, 돈내코로 오른걸 계산하면 30여차례 올랐다.

벅적거림이 싫어서 동행이 없는 경우는 새벽5시정도에 출발하고 오전에 산행을 마무리한다.

가장 빠르게 오른건 1시간40분이었고 하산은 1시간 30분정도.

한라산 정상에 있는 분화구인 백록담은 동서 600m, 둘레가 3km쯤 된다.

본래는 화산이 폭발한 분화구다.

이익이 성호사설에서


지금 바닷가에 둘러 있는 산과 제주 지방에는 사슴이 많이 있는데, 다 잡아도 이듬해가 되면 여전히 번식하니 바다의 물고기가 변해서 사슴이 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라고 기록한 것을 보면 제주도에 사슴이 많았음을 알 수 있고, 특히 백록담에는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백록담 둘레에는 기암괴석들이 병풍을 친 듯이 둘려 있으며 그 사이로 눈 향나무ㆍ구상나무ㆍ철쭉 등이 우거진 숲을 이루고 있다.

특히 군데군데 진달래꽃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백록담에는 예부터 전해 오는 여러 이야기가 있다.


첫 번째 얘기는 이렇다.

예전에 어떤 무사가 무리에서 떨어진 사슴 한 마리를 쏘아 죽였다.

조금 있더니 흰 사슴을 탄 사람이 나타나 모든 사슴을 모으듯 휘파람을 한 번 불자, 갑자기 모두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들은 백록담과 그 언저리 산의 아름다운 곳을 찾아 놀고 있었다.

그런데 백록담에는 선녀들도 내려와서 그 깨끗한 물에 목욕을 하고 놀다가 때가 되면 하늘로 올라갔다.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된 한 신선이 목욕하는 선녀를 보고자 했다.

어느 날 그 신선은 다른 신선들이 다 산 아래로 목욕을 하러 떠난 뒤 혼자서 외따로 떨어져 바위틈에서 목욕을 하는 선녀를 몰래 훔쳐보았다.

한참 목욕을 하던 선녀가 인기척에 놀라 그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 바람에 옥황상제가 놀랐고, 하늘나라에서는 큰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신선은 겁을 먹고 산 아래쪽으로 도망쳐 뛰어내렸는데, 그 자리가 움푹 들어가서 용진각이 되었다.

신선이 옥황상제의 진노를 피하려고 급히 산 아래로 뛰어내린 자리마다 깊게 패여서 계곡이 되었고. 그곳이 바로 탐라 계곡이다.

이 연못은 높은 곳에 위치한 까닭에 쌓인 눈이 오랫동안 남아 이듬해 5월에도 온통 은세계를 이룬다.

또한 여러 기록에 5월에도 눈이 남아 있다고 실려 있고, 얼음이 필요하면 가죽부대로 운반하여 가져왔다고 한다.

이를 일컬어 영주십이경의 하나인 녹담만설(鹿潭晩雪)이라고 한다.

-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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