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하기
종달새가 천 개의 바람 속에서 반짝이며 우는 아침입니다. 오늘 아침 저를 깨우고는 바람 속으로 금방이라도 자유롭게 날아갈 것 같았는데 아직도 저희 집 앞에서 둥글게 울고 있습니다. 아직 깨워야 할 이들이 있나봅니다.
30분 넘게 예쁘게 지저귀던 새가 자동차 경적소리에 날아갔습니다. 도로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한동안 종달새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아 울었습니다. 자동차의 경적소리로부터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 많이 미안했습니다. 더 이상 종달새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기억에 대해 생각합니다. 기억은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내는 것입니다. 저는 무엇을 간직하고 무엇을 도로 생각해내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요?
고2의 한 친구가 제게 세월호 추모와 교과를 연계하는 수업을 제안하며 이야기했습니다. "기억의 힘은 가장 강력하니까요 선생님!" 오늘은 4월 16일이라고 정답게 이야기해 주다가도 자동차 경적소리에 위축되어 더 이상 울지 못하는 종달새를 기억합니다. 종달새의 마음, 종달새가 되었을 수도 있는 그들의 마음을 간직하고 도로 생각해내며 살아갑니다.
저희 집에는 풍경이 있습니다. 종달새는 더 이상 울지 않지만 풍경이 반짝이며 노래하고 있습니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 자유롭게 날고 있습니다. 연약하지만 강합니다. 무너진 종달새가 풍경을 흔드는 단단한 바람이 되었습니다. 무너진 마음이 모여 그 다음을 향해 나아가는 2022년 4월 16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