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나치 벌금령!
잔디 심기 시즌 1(18.06.01~09.08)에 이어, 시즌 2(18.10.15~19.01.22)도 진행되었습니다.
시즌1, 2를 진행하다 보니, 다들 처음엔 마음을 꽉 붙잡고 열심히 잔디를 심지만,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전 같지는 않아지나 봅니다. 출석률이 아주 꾸준히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다 같이 잔디를 꾸준히 심어볼 수 있을까?
벌금 제도가 기존에는 '미 인증 시 벌금액 1,000원/일'였습니다. 이 제도가 있는 이유는 '자극'입니다. 돈이 아까우니 계속 잔디를 심자! 라며 나를 자극시켜야 하는데,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저 오늘은 잔디를 심지 못할 것 같아요'와 같은 댓글을 남기면 1,000원을 차감합니다.
- 잔디 심기도 하지 않고 댓글도 남기지 않으면 2,000원을 차감합니다.
네, 잔디를 심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안 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이 모임의 목적은 '배움'입니다.
'잔디를 심지 못할 것 같아요'라는 댓글을 달러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이 심어놓은 잔디를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자극을 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어요.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공부 내용을 보면서 내가 새롭게 알게 되는 지식도 있겠죠~
그래서 댓글이라도 달러 들어오길 바라면서 벌금 제도를 조금 강화했습니다.
제도가 바뀐 후 잔디 심기 시즌1의 출석 그래프입니다. 심폐소생술을 한 것처럼 이 제도를 시행하기로 한 날 엄청난 일이 일어났습니다. 19명 중 18명 출석!
하지만, 그래프가 또다시 열심히 출렁입니다.
그래도 트렌드(노란색 선)로 봤을 때에는 제도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음을 보여주네요!
변경된 제도에 대한 피드백 중 일부는 아래와 같았어요.
댓글 인증이 생기면서 죄책감이 늘었어요. 잔디를 심는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중간에 바뀐 제도로 공부 출석률은 올라가지 않았지만, slack 접속 출석률은 올라가서 남들이 뭘 하는지라도 보게 돼 도움이 됐어요.
완전 도움이 되었어요! 왜냐하면 내가 그날 왜 못했었는지도 히스토리가 되는 것 같아서요. 그냥 안 하는 것보다 이렇게 안 한 이유를 적으며 낼은 꼭 해야지! 싶기도 해서 이게 더 좋았어요!
댓글만 쓰면 천 원만 내면 되는 것이다 보니, 뭔가 면죄부가 생긴 느낌이 들었어요. 이득인 것 같기도?
사람들끼리 우스갯소리로 '피보나치로 벌금 계산하면, 파토나겠네 하하하' 하며 이야기했던 것이 실현되는 기간이었어요.
피보나치는 무서운 공식이죠.
초깃값이 주어지면 그 값을 토대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fib(n)의 n은 내가 잔디를 심지 않은 일 수예요. 예를 들어 1월 1일 안 심음, 1월 2일 안 심음, 1월 3일 심음, 1월 4일 안 심음이라면, 1월 1일에 내야 할 벌금액은 f(1)인 100원 , 1월 2일에 내야 할 벌금액은 f(2)인 100원, 1월 4일에 내야 할 벌금액은 200원이 되죠.
네. 머리를 잘 쓰면 그렇습니다.
결석일이 31일 경우에는 총 내야 할 벌금액이 얼마일까요?
무려, 3억 5천만 원입니다. 어마 무시하죠.
뭐 집 보증서라도 들고 오라고 해야 하나요(ㅎㅎ). 그럴 수는 없으니, 피보나치로 낼 수 있는 벌금의 최대 값은 5만 원으로 한도를 정해서 운영을 했습니다. 9일 이내로 결석할 경우 '캐이득 구간', 그 이상 결석할 경우 '폭망 구간'이 만들어졌습니다.
또 중간중간 일일 매니저들의 이벤트를 허용했어요.
예를 들면, '오늘 출석률 80% 이상 달성시, 당일 출석하신 분들에 한해 1000원 더 환급!' 이런 것들이요.
개인적으로는 효과가 꽤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 조차도 스스로 몇 일 빠지게 되었나, 자주 체크하고 뭐라도 하나 해볼까 하는 마음을 가지게 해주더라고요.
피보나치 벌금령에 대한 리뷰는 아래와 같았어요.
아주 효과적이었던 것 같아요. 출석률 보고 놀랐습니다! 이번 달에 몇 번이나 빠졌는지 계산하게 되네요!
f(n)이 1000원이 넘어가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어요. f(n)이 백 원 단위라 좋네요. 캐이득 구간 입성!
몹시 자극이 됐습니다. 개이득 구간 내에 남고자 하는 몸부림을...
일정 수준은 자극이 되었지만 어느 수준을 넘어가자 포기하게 되었어요 ㅠㅠ
피보나치는... 초기 1~3일까지는 벌금이 오히려 원 제도보다 적어서, 초기 결석을 쉽게 유도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백 원인데 쉬지 뭐, 이백 원인데 쉬지 뭐, 이런 생각이!ㅠㅠㅋㅋㅋ 죄송합니다.ㅠ
내기는 아무렇게 걸면 안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꽤 좋았는데 어쩌다가 딱 넘어가버리는 순간 결국 포기하게 되는 게 아쉬웠어요.ㅠㅠ
겁은 나지만 결석 일 수가 일정 정도를 넘어가면 무덤덤해지더라고요. 어떤 방법을 쓰던 penalty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한텐 꽤 강력했습니다!! 열심히 했어요.
매우 좋은 자극제였어요 침대와 붙은 저를 떼어낸 훌륭한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 달이 아니라 일주일 정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손해 구간에 들어서면서... 엄청난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정원사 시즌 1 부터 꾸준히 참여하고 계신 데이터 분석가 한 분이 실제 이 피보나치 벌금령이 효과가 있었는지 추정을 해주시고, 잔디콘에서 발표를 해주셨어요!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고 하네요 :)
발표 자료: https://www.slideshare.net/lumiamitie/ab-20200118-224983073
어떤 try를 하더라도 좋은 점과 좋지 않은 점이 있는 것 같은데요.
모두가 함께 잔디를 잘 심어보기 위한 재미난 시도가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