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만큼 받고 받는 만큼 준다
직장 동료들 그리고 상사와 후배직원들, 모두가 회사내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다. 주말과 휴일을 빼면 거의 매일 생활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기에 어쩌면 가족만큼이나 내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거의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 하루하루가 즐겁거나 혹은 평안하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사람들과 어울려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쓸모없는 가쉽 등으로 수다를 떠는 일상이 반복되어도 만족스럽다면, 갑자기 급한 업무가 터져 정신없이 바빠지거나 안좋은 일이 생겨 수습해야하는 골치아픈 일이 종종 생기더라도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나를 지켜주고 서로 신뢰하고 도와준다면 그 어떤 어려운 일이 생기더라고 회사에 매일 출근하는 것이 싫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회사 혹은 환경이 그리 쉽게 만들어 지거나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은 정말 어렵다. 갑자기 일이 터지거나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혹은 결과적으로 회사에 피해가 가거나 실적이 매우 부진할 때, 부득이 누군가는 책임을 지거나 회사를 떠나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들이 생길 때마다 회사, 직장의 분위기는 경직되고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긴장과 스트레스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이에, 회사에서는 기업문화가 매우 중요하다. 크게 두 부류로 나눈다면 아래와 같이 나눌수 있겠다.
1) 구성원들 혹은 조직간의 경쟁이 심하고 책임과 보상이 명확한 회사의 경우 매우 우수한 단기 실적을 만들어내는데 경영진들이 거의 올인되어 있다고 볼수 있다. 2년후 계약 연장에 실패하는 임원들이 많다.
2) 이와 반대로 구성원, 조직간 경쟁이 심하지 않은 기업에서는 경영진들이 그만큼 단기실적에 대한 부담감이 적고 이런 기업의 임원들은 대계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일한다.
이중 1)의 회사문화에서는 구성원들이 심리적, 정신적 위기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위험한 상태로 빠지지 않기 위해 취해야 하는 몇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가스라이팅, '나도 모르게 심리적 피지배자가 된다'
몇년 전 부터 미디어에서 종종 다루는 내용이다. 주로 가족, 연인, 친구 등 가까운 사이에서 가스라이팅으로 인한 심각한 사건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인한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아직까지도 피해자 본인도 모르게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괴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사뭇 많다고 할 수 있다.
직장에서도 이러한 가스라이팅으로 인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주로 직장 상사 혹은 선배, 동료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피해의 정도는 가해자가 직급이 높을 수록 커지는 경향을 보이며 직위에 따른 위계가 명확한 회사일 수록 피해의 정도가 더 심하다. 이는 직위와 권위에 의해 1차 심리적 위축 혹은 종속이 이루어지기에 그만큼 가스라이팅이 쉬울 수 있다. 상사의 명령, 지시가 구두상 혹은 문서상 명확하지 않더라도 그 내포된 의미를 피해자에게 교모하게 전달하는 상사들이 있다. 이런 상사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본인만 교묘히 그 책임을 줄이거나 피하거나 떠 넘기려고 이런한 술수를 부린다. 그 피해를 보는 직원은 그동안 상사가 '아'라고 이야기만해도 일사천리 업무를 잘 진행해 왔을 것이다. 말그대로 그 상사의 오른팔 혹은 왼팔로써 직장내에서 잘나가는 직원이 되어있는 것이다. 그 와중 사소한 문제들 책임들은 자신의 상사가 적절히 잘 해결해 주고 있었기에 이 직원은 자신의 상사에 대한 신뢰가 매우 컸을 것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가 생겼을 경우, 본인도 모르게 심리적으로 지배당하고 있던 이 직원은 자신의 상사가 배신을 했음에도 그 수렁에서 잘 벗어나지 못한다.
이와 같이 직장내에서 상사에 의한 심리적 지배는 바로 모호함과 신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만약 당신의 상사가 모호한 업무방향에 업무지시를 자주하지만 당신에게 친구, 가족처럼 다정하다면 혹시 다시금 당신 스스로를 돌아보라. 당신은 회사라는 무기체와 계약으로 시간과 노동을 제공하고 적절한 보상을 받는 계약자이다. 이는 당신의 상사도 마찬가지이다. 당신이 상사와 회사업무 외적인 부분에서만 친구, 가족처럼 지낼수 있다면 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관계는 불가능 하다 할수 있다. 회사내에서 심리적으로 누군가에 위로를 얻으려 하거나 기대려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조금 다른 예가 되겠지만, 언제난 위압적이고 윽박지르고 나무라고 강하게 압박하는 상사들이 있다. 아주 간혹 칭찬이라는 미끼는 던지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강압적인 태도와 업무지시, 협박이 기본이 자들이 있다. 이런 사람이 당신의 현 상사라면 빨리 탈출해라. 가스라이팅 당하는 게 아닌가하고 따질 때가 아니다. 이런 사람 밑에서 1년 이상 버티는 것은 당신의 시간낭비이며 신체적, 정신적 자해행위이다.
상호성 원칙
예전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에서 아주 흥미롭게 읽은 몇가지 아이템들 중에 '상호성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작은 것을 양보하고 보다 큰 것을 얻는다던가 큰 것을 주고 더 큰 것을 받는다던가 하는 아주 심플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매커니즘은 사뭇 복작하고 예측하거나 계산하기 쉽지않다. 이런 상호성 원칙이라는 것이 직장내에서도 매일 모든 사람에게 작용하고 있다. 몇가지 상황을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당연히 영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이 '상호성 원칙'이 무엇인지 그 용어는 쓰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몸에 배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고객에게 작은 선물을 준다던지 무료 샘플을 제공한다던지 그 모든것이 이 상호성 원칙과 연관되어 있으며 술접대, 골프접대 등등 고객과 가까워지려고 하는 모든 행위들이 이 원칙으로 설명 가능하다. 여기서는 영업하는 분들과는 다른 직장내에서 상사, 선후배, 동료들과의 상호성 원칙에 기반한 일련의 일들중 몇가지만 집어보도록 하겠다.
우리 주변 직장인들 중에 '노'라고 얘기하거나 거절하는 것에 힘들어 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대부분 심리적으로 내가 거절하거나 싫다고 얘기하면 상대방에게 실례하는게 아닌가 혹은 나를 나쁜사람으로 생각하지는 않을까하고 오버해서 걱정하는 분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말그대로 '호구'로 인식되기 딱 쉽다. 귀찮거나 하기 싫은 일들을 이런 분들께 떠넘기려는 주변인들이 점점 많아지게 되어 직장생활이 힘들어지게 된다. 이런 분들께 상호성 원칙을 적극 권해드린다. 모든 일에 있어 상호성 원칙을 적용해서는 안되겠지만 내 업무가 아닌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 혹은 내가 빚진게 없는 경우, 이와 반대로 내가 다른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경우나 설득을 해야하는 경우 이 상호성 원칙을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예를 들어보면, 오후 3시에 헐레벌떡 들어온 이과장이 갑자기 김대리에게 자신이 만들고 있는 자료의 마무리를 부탁한다. 갑자기 집안에 일이 생겨 오늘 빨리 퇴근해야 할것 같다고 하지만 자료는 거의 완료단계에 있어 오늘 추가로 5-6시간 정도만 다듬는 작업을 하면 완성될것이라고 한다. 이에 김대리는 장인장모와 저녁 7시에 약속이 있어 이번에는 도와주기 어렵다고 완곡히 거절했다. 이에 이과장은 크게 실망하고 그렇다면 6시까지만 같이 자료작업 좀 도와 달라고 다시 부탁한다. 김대리 입장에서 이 부탁은 거절하기 어려워 3시부터 6시까지 꼬박 3시간 동안 다른 업무를 다 제쳐두고 이과장의 업무를 도와 주었다. 이과장은 자신의 업무를 대신 해 줄 사람을 구하지는 못했지만 3시간 동안 자신의 업무를 같이 할 사람을 구했다.
또다른 예를 보면, 김대리는 다음주 금요일 꼭 휴가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친구들과 미리 약속한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주 초부터 팀장이 다음주까지는 바쁠테니 모두들 일정관리에 신경쓰라고 한다. 난처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때 김대리는 팀장에게 찾아가 다음주 1주간 휴가를 내려한다고 묻는다. 오래전부터 계획한 거라 지금에 와서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고 읍소도 해본다. 당연히 팀장은 난색을 표하며 일정을 다시 조율해 보는게 어떻겠냐고 한다. 잠시 뒤 김대리는 팀장에게 다시 상담한다. 다음주는 모두 바쁘니 금요일 하루만 휴가를 내겠다고. 팀장은 알겠다고 한다. 팀장의 기분은 조금 상했지만 김대리는 본인이 얻고자 한것을 얻었다.
위의 예와 같이 직장내에서의 대부분의 상황들은 상호성 원칙의 특성을 보인다. 이 글에서 상호성 원칙의 심도있는 이해를 설명하기는 어렵기에 관심있는 분들께는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