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여행을 다녀오면 여행을 하는 내내 카메라에 기록을 했던 사진들을 인화하는 습관이 생겼다. 일생의 기록들을 디지털 시대의 환경으로만 보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행을 다녀오면 하나 둘 사진을 인화했다. 아날로그 감성의 사진들은 디지털 사진과는 다르게 똑같은 사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해질 무렵 방안에 창문 사이로 흘러들어오는 붉은 빛에 물든 사진들을 보는 순간 나는 참 좋은 습관이 생겼단 생각을 했다. 보정 단계도 거치지 않고 오로지 원본에 무광지를 사용해 인화했던 사진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