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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아론 Apr 21. 2021

[상담 후기] 조현병 내담자가 힘드신 분들을 위해



본 후기는 조현병이 있었던 내담자가 쓴 후기입니다.

벼랑 끝, 상담 도서에 후기를 넣어달라고 했는데, 원고가 마무리돼서 아쉽게 넣지 못했습니다.

브런치에 허락을 받고 올립니다.




내담자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었습니다.


① 길을 갈 때 사람들이 나에게 욕을 한다.

② 적대감을 느끼는 사람으로부터 내 욕을 하는 환청을 듣는다.

③ 어떤 것에 집중하면 그것이 환청과 환시로 나타난다.

④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아무런 준비도 안 하면서 법조인이 되겠다는 과대망상을 한다.

⑤ 어떤 존재가 전파를 통해 나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⑥ 누군가가 나를 조종한다.


상담소에 처음 왔을 내담자가 겪고 있던 증상이었습니다.

내담자가 이와 같은 증상을 겪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어린 시절 부모님이 맞벌이로 인해 내담자를 방치하면서 게임중독에 빠졌다.

② 내담자가 잘못하면 부모님이 심하게 때렸다. 심지어 교회에서도 아버지가 뺨을 때렸다.

③ 부모님이 교회를 성실하게 다니면서도 내담자를 때리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④ 조현병으로 인해 교회를 갈 상황이 아닌데도, 부모님은 끊임없이 교회를 가자고 요구했다.

⑤ 집에서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내담자에게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줬다.

⑥ 학창 시절 학교에서 수많은 괴롭힘과 왕따를 당했다.


크게 보면 부모님 문제와 학교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심리 증상이 발생하는 수많은 내담자들의 전형적인 형태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에게 방치, 폭력을 당하고 그것이 학교 생황에 영향을 미쳐 왕따를 당합니다.


내담자가 피해망상 증상을 보이는 이유는 폭력에 있습니다.

안에서는 부모님에게 폭력 당하고, 바깥에서는 학교폭력을 당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사람에게 폭력을 당하다 보니 그냥 길을 지나쳐 가는 사람도 자신을 욕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녁에 집으로 귀가하다가 성추행을 당한 여성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 여성은 저녁에 누군가가 내 뒤에 있으면 예민해질 겁니다.

"저 사람이 내 몸을 만지려고 있는 건가?" 하고 의심할 겁니다.


이는 타인에게 상처를 받고 피해를 입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피해망상은 오랜 기간 동안 사람에게 지속적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그 강도가 강하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환시와 환청으로도 보이는 겁니다.

우리는 이것을 두고 조현병이라고도 합니다.



*아래는 내담자분이 직접 쓴 후기입니다. 약간의 첨삭을 했습니다.



상담을 시작하게 된 계기


어머니 아버지께서 최고야심리상담소에 다녀보라 하셨습니다. 전 생활력이 나쁘지 않았고 약도 꾸준히 복용을 해왔으며 곧 의사 선생님께서 약을 끊게 해 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귀찮고 싫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께서 약을 빨리 끊도록 도와주실 거라는 제안에 즉시 상담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가족과 함께 처음으로 최고야심리상담소에 방문하였습니다.


당시 저는 웃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또 웃는 게 천박해 보이는 것 같고, 불행을 보고 웃고, 별 감정 없이 웃고, 웃기지도 않은 일에 과하게 웃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를 위해 이전엔 몰랐던 웃음을 짓게 해 주신 원장님께 감사를 표했고 앞으로 상담이 분명 잘 진행될 수 있을 거라 믿을 수 있었습니다.



출생~중학생 시절


초등학교 3학년 때 게임에 빠져 학교 결석을 많이 했습니다. 학교 가는 척을 하다 부모님이 출근하시면 집으로 들어와 컴퓨터 게임을 했습니다. 결석이 보름 정도 되자, 담임선생님이 부모님에게 전화를 했는데, 부모님께서는 황당해 했습니다. 아이가 보름 동안 결석했는데, 왜 이제야 전화를 했냐며 불만을 가졌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에게 상습적 폭행을 당했습니다. 그 장면을 여동생이 목격하기도 해 매우 괴로웠습니다.


  저는 전라북도에 있는 대안학교 중학생으로 입학했습니다. 14살밖에 되지 않던 제게는 너무 제한된 학교였습니다. 대안학교 친구들은 몹시 못됐습니다. 제가 불만을 표현하면, 제 목을 조르며 구석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근육통이 일어나 신음하면 친구들은 성적으로 수치심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 숙소에서 가만히 앉아있던 제게 부모님을 향한 심한 욕설을 퍼붓고 웃어댔습니다. 이런 애들 때문에 이불을 쓴 채 소리 없이 울분을 토해냈습니다.


  사감 선생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떠들었다고 따귀를 때려 코피를 흘리게 했고, 실내화를 신고 돌아다닌 이유로 저를 겁박하여 울게 했습니다. 대안학교는 지옥이었습니다. 평일이면 매일 오전 7~8시까지 반에 들어가고 오후 5시까지 지긋지긋한 수업을 듣고 있어야 했습니다. 숙소에 와서도 공부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공부가 너무 싫었습니다. 기숙사는 컴퓨터 게임을 못합니다. 휴대폰도 이용 금지입니다. 컴퓨터 게임을 못하는 것 때문에  매번 괴로웠습니다. 학교에서 1시간 30분 정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모 댁에 갈 수 있었습니다. 이모 댁에 가면 컴퓨터 게임을 실컷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2주에 한번 서울 본가에 오가는 시간은 너무 길어 힘들었습니다. 친구도 없고 공부도 싫었습니다. 꾀병을 부리며 수업에 몇 번 빠지기도 했습니다. 대안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해 저는 울면서 부모님에게 전화했습니다. 제발 전학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습니다. 어머니는 이해해주었지만,  아버지는 적응을 못한다고 호통을 쳤습니다. 제가 계속 전학시켜 달라고 요청하자 다행히 아버지도 수락해 주었습니다.


  전학한 곳은 서울 어느 중학교였습니다.  일진 친구들이 옆에만 있으면 긴장되고 불안했으나 폭행당하진 않았었습니다. 중2 때는 친한 친구가 있어 외롭지 않았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일진 친구들이 저랑 같이 지내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불안했습니다.  ‘내가 쫄따구가 되지 않을까? 돈줄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미안하다고 사정이 있어서 같이 못 어울리겠다고 했습니다.


  중학교 시절엔 집에서 컴퓨터 게임을 거의 못하게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학교 끝나면 매일 피시방에 가서 게임을 했고 아버지는 저녁시간만 되면 절 찾아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아버지가 찾아올 때마다 창피했고 컴퓨터 게임을  못하게 하는 아버지 때문에 답답해 미칠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매달 4~5번씩 아버지의 길고 긴 훈육을 들어야 했고, 매 맞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친구네 가서 게임할 때도 많았습니다. pc방에 가서 구경하느라 서서 1~2시간을 보낼 때도 많았습니다. 컴퓨터 게임을 너무 좋아했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고1 때 조현병이 발병했습니다. 아빌리파이와 리스페달을 1~2년 정도 복용하였습니다. 약을 먹자 몸이 둔하고 굳어졌습니다. 허리 펴고 다니기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어디 잠깐 돌아다니는 것조차도 괴로웠습니다. 발기도 되지 않았고 자위를 해도 쾌감을 거의 느끼지 못했습니다. 약을 복용하고 며칠 뒤 신경정신과에서 아이큐 테스트를 했습니다. 사람이 기본 아이큐가 100점인데 저는 그보다 훨씬 못하고 바닥을 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현병이 발병하기 전에는 ‘뒤에 있는 저 친구가 설마 날 간접적으로 욕하는 거 아니겠지?’라고 의심만 했습니다. 그런데 약을 복용하며 피해망상이라는 증상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피해망상을 느낄 때마다 저는 몹시 괴롭고 눈물도 났습니다. 다시 왕따를 당할 것만 같은 강한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워낙 겁이 많다 보니 담배를 피우며 강해 보이려는 욕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늘 친구를 통해 담배를 구매했고 주민등록증을 위조하여 담배를 구매하기도 하며 비행청소년의 시기를 겪었습니다.  


약으로 인해 운동 능력도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축구, 농구, 야구할 때 남들은 5~10번이면 감을 익혀 적응하는데 저는 아무리 던져도 감이 잡히질 않았습니다.  운동감각 조절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과외선생님과 수학 공부를 했습니다. 약 먹기 전에는 이 정도 계산하는 일이 그리 힘들지 않았는데 약을 복용하고선 너무 몸이 무거웠습니다. 수리능력도 매우 낮아졌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잠을 엄청 잤습니다. 수업시간마다 잠잘 때가 많았고 하교하고 집에 오면 게임 2~3시간 하다가 약을 먹고 밤 8~9시 되면 피곤해서 잤습니다. 매일이 피곤하고 무기력했습니다.


 고2 때 저를 자꾸 괴롭히던 친구들 3명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자꾸 제 뺨을 때렸습니다. 한 친구는 제가 말대꾸를 하자 열이 받았는지 제 머리를 잡고 주먹질을 했습니다. 이 친구는 학교 수련회에서도 가만히 있던 제가 주먹질하고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저는 매우 속상해 울었는데, 울고 있는 제게 더 막대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친구는 쉬는 시간마다 뒤로 가기만 하면 제 목을 잡으며 책상에 눕히고 배를 주먹으로 툭툭 쳤습니다.  저는 더는 참지 말아야겠다고 생가했습니다. 주먹으로 그 친구의 얼굴을 때렸습니다. 그런데 실수로 안경을 때렸습니다. 안경 유리조각이 친구 눈가 밑에 상처를 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이 사실을 알고 제게 반성문을 쓰게 했습니다. 살인미수로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었지만 친구 가족이 용서해줬습니다. 이 일 이후로 이 친구는 제게 폭행하지 않아 나름 편안해졌습니다.


 저는 고 1 때부터 법조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약을 먹는 이유도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였습니다. 힘들어도 잘 복용하고 잘 살아간다면 분명 법조인이 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고3 때 친구들과 법조인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어떤 친구는 판사가 되겠다고 하고 어떤 친구는 검사가 되고 싶은 티를 내곤 했습니다. 같이 잘해보려 법조인 얘기로 다가가기도 하고 멀리하기도 했습니다. 공부가 특출 난 것도 아닌데 법조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했습니다.


 고2 때 끝난 줄 알았던 학교 폭력이 고3 때도 이어졌습니다. 쉬는 시간 뒤로 가기만 하면 애들은 저를 구석에 놓고 팔을 마구 때렸습니다. 저는 울면서 하지 말라 했는데 그 친구는 멈출 줄 몰랐습니다. 20~30번은 몰아놓고 때려댔던 걸로 기억합니다. 참지 말자고 결심한 저는 친구가 제게 다가오자 “죽고 싶냐”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후로 이 친구는 저를 폭행하지 않았습니다.


고3 때 또 다른 친구가 저를 괴롭혔습니다. 의자에 물풀을 잔뜩 발라놓고 앉히기도 했고 욕설하기도 뺨을 때리기도 팔을 때리기도 했습니다. 이 친구는 절 괴롭히는 행동을 자연스레 멈췄습니다. 아마 저번에 “죽고 싶냐”라고 한 말에 영향을 받은 듯합니다.


고3 때 올란자핀 약을 먹는 것만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이 약을 먹고 나서 달라진 점은 별로 못 느꼈습니다. 저는 약의 부작용과 약의 작용에 대해선 관심이 거의 없었습니다. ‘몸이 좀 망가졌구나? 그래도 힘내자.’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제 앞 일에 신경을 썼고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도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 ‘곧 끊겠지, 곧 끊겠지’라는 생각으로 계속 인내했습니다.



대학 시절과 사회복무요원 시절


대학교 1학년 때는 친구들이 매우 잘 대해줬습니다. 학교폭력으로 긴장과 불안과 괴로움으로 가득했었던 저는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친구들과 지내는 일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밥도 같이 먹고, 술도 마시고, 노래방도 가고, 피시방도 가고, 홍대에 놀러 가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 뒷담화도 하고, 지금 생각해보니 가슴이 뭉클합니다. 이렇게 대우받아보고 자유로운 적이 없었는데 따뜻함을 느껴 마음이 뭉클합니다.


저는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대학교 2학년까지 열심히 다녔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교회 청소도 했고 말씀암송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습니다. 늘 앞장서서 교회 일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대학교 2학년 1학기 때 공부하기로 작심했습니다. 통학만 4시간이 걸리지만 집에 와서 과제와 시험을 위해 열정으로 공부했습니다. 약 복용으로 제한이 있어 힘들었지만 그래도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2학년 1학기 성적이 나왔는데 3.0이 넘어 매우 기뻤습니다. 공부는 안중에도 없어서 매일 꼴찌만 했는데, 보상받아 너무 행복하고 힘이 났습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대학시절 열심히 과제와 시험을 위해 힘을 쏟아부었고 후회 없는 대학생활을 보내 감사했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을 2학년 2학기 마치고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뺀질거리며 있었지만 토익공부를 하자는 결심을 해서  5시간을 영어공부에 쏟았습니다. 토익 인터넷 강의도 들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을 봤습니다. 그런데 토익 점수가 발치수만큼도 안 나왔습니다.  단어만 외우고 문법만 공부한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식했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부모님께서도 당황해하셨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공부해서 별 후회 없었고 복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대학교 3학년 1학기로 복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너무 변해있었습니다. 다들 저랑 지내다가도 갑자기 화를 내고 욕설하며 떠났습니다. 마음이 별로 아프진 않았습니다. 절 떠나는 이유가 분명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외면하던 대학 친구 한 명 한 명이 너무 소중해서 별로 상처 받거나 미워하지 않았습니다. 혼자 지내게 될 상황에 놓였었지만 대학 형들이 저를 품어주고 항상 함께 해줘서 외롭진 않았습니다.


대학교 때는 환청, 망상으로 힘들거나 환각증세로 고생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이상한 모습이나 횡설수설을 보인 적 또한 없었습니다. 다만 정상적인 사람들과 달리 약에 대한 부작용 때문에 힘들었던 것 그것뿐입니다.



대학교 졸업~현재


4학년 2학기를 기점으로 6개월 동안 꾸준히 공부한 결과 졸업 후, 사회복지사 1급을 취득했습니다. 부모님은 사회복지공무원 시험을 보고 취직하라고 했는데, 저는 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달 동안 편의점 알바를 하며 1종 보통 운전면허를 취득했습니다. 하지만 취득하기까지 기능 시험에서만 5~8번을 떨어졌습니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것, 너무 긴장하여 페달을 제대로 못 밟았던 것, 과속 구간에서 기어 변속을 잘하지 않은 것, 주차할 때 선을 넘은 것 때문에 매번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들을 해결하며 결국 면허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이후 요양센터에 취직해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양센터는 몹시 바빴습니다. 매일 40분 일찍 출근했고 밥 먹고 양치하는 시간도 급했습니다. 대표님의 지적을 매일 들어야 했고 퇴근하고서도 대표님이 요청한 과제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야근을 저녁 9시까지 하기도 했으며, 토요일에도 일하러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사회복지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어르신이 제게 화를 내셔서 왈칵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가장 슬펐던 기억은 대표님께서 이제 그만 나오라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그게 제 병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 화장실에서 목 놓아 울었습니다.


 요양센터 이후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같은 대학의 한 친구와 친하게 지냈습니다. 서로 존중하며 지냈고 서로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 친구가 법조인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어 사회를 더 알게 되었습니다. 저랑 친구가 성격이 워낙 잘 맞아서 싸우고도 금세 친해지곤 했습니다.  진정한 친구를 만난 것 같습니다. 평생 같이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외롭지 않게 해 줄 귀한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에 저는 다시 망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에게 장난치고 놀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며 혼자 즐기기도, 괴롭기도, 슬퍼하기도 했습니다. 부모님은 너 혼자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지만, 저는 사실이라는 듯이 이야기했습니다. 부모님은 당황해했습니다.


저는 상대방에게 먼저 너무 다가가는 성향이 있었습니다. 대화가 잘 되지 않고 자리를 떠나는 상대들이 부담스러워했다고 느낍니다.


홀서빙 아르바이트를 다섯 번 정도 잘렸습니다. 모두 바쁜 곳이었습니다. 나름 열심히 했는데, 사장님들은 그만 나오라고 했습니다. 왜 나오지 말라 했는지 알려주는 친절한 직원과 사장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잘릴 때면 기회를 더 달라고 이야기했는데 그래도 나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약을 복용하여 어설픈 일처리를 해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피해망상은 더 심해졌습니다.

저는 모르는 사람들, 친하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환청으로 욕설을 들었습니다.

‘저 사람이 지금 날 놀렸나?’ ‘병신이라고 한 건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제가 사람들을 적대적으로 느꼈을 때 주로 나타났습니다.



원장님의 인상


상담을 하면서 저는 제 장점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원장님은 제게 공감능력, 이성, 순수, 성결, 온유, 성품, 성격, 인품, 성향에서 좋은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무척 기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교회에 다니셨는데,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실 때면 집중해 듣기도 했습니다. 많은 성공 사례가 있으셔서 신뢰와 명성이 높으셨습니다. 포기가 쉽지 않은 사명감과 열정이 있으셔서 많은 내담자들이 더 믿고 따르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종교와 성경 이야기는, 내담자가 기독교이기 때문에 친밀감 형성을 위해 대화를 나눈 것입니다. 심리상담은 내담자의 치료가 목적이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종교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가족을 향한 가르침


부모님은 제게 간섭할 때가 무척 많았습니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항상 명령하고 간섭했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제가 조현병 증상이 보이면 욕설을 했습니다. 원장님이 이런 부모님을 제제했습니다. 가족의 분위기가 좋아질 수 있도록만 적절한 간섭을 부모님에게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제가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하라고 했습니다. 또 저에게  인정과 칭찬을 아끼지 말라고도 했습니다.


부모님은 저에게 매번 신앙교육을 했는데, 저는 그런 두 분이 자격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아버지는 교회에서 저를 때리기도 했고, 심한 욕설도 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많이 맞기도 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이면서 신앙교육을 하니 이중적으로 밖에 안 보였습니다.


원장님은 부모가 올바른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서 신앙교육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그게 저에게 부정적으로 다가올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신앙교육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상담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가족환경이 점점 좋아졌습니다. 최근에는 부모님이 제가 간섭하는 빈도가 많이 줄어들었고, 신앙 이야기도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 제게 인정과 칭찬을 해줘 집에 있는 게 만족스러웠습니다.


일에 대한 조언


저는 조현병과 상처로 인해 일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원장님의 격려와 지지로 복지시설에 열심히 면접을 보러 다녔습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사용했습니다.


복지시설 면접 중에는 사례관리를 발표하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면접관들 앞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 참 속상했습니다. 원장님에게 이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원장님은 복지시설처럼 상담소도 사례관리를 전문적으로 다룬다면서, 어떻게 발표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하나하나 글로 쓰며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무척 큰 힘이 되었습니다.


또 저는 원장님에게 홀서빙 아르파이트에서 여러 번 잘렸던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포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원장님은 제가 왜 잘렸는지 알아가도록 인도해 주었습니다. 또 도전의 의지를 키워주기도 했습니다. 제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안주해 있을 때면, 미션을 줘서 수행하도록 했습니다. 제가 혹여나 미션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도, 절대로 질책하지 않았습니다. 늘 존중해 주고 기다려주셔서 저도 끝까지 해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상담에서는 미션 치료라는 것이 있습니다. 내담자가 무기력하게 있지 않게 스스로 무언가를 도전하고 성취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자신감과 자존감 회복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저는 약물 복용을 이유로 운전과 여행하기를 매우 불편하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원장님은 저에게 미션을 주었습니다. 운전과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믿을 주고, 아버지와 여러 번 연습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혼자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제주도에 도착해서 처음 차에 탑승했을 때 매우 두려웠었지만 할 수 있다고 여러 번 외치며 나를 믿고 출발했습니다. 그렇게 운전을 하다 보니 금세 적응이 되었습니다. 2박 3일 동안 섭지코지, 우도, 맛집 등을 방문해 행복하게 여행을 마쳤습니다. 상담소에 방문해 제주도 초콜릿을 선물해드렸더니 원장님이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대인관계


저는 여드름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사람들을 마주하는 일도 자신감도 매우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원장님은  제 피부가 현실적으로 좋은 편이라고 했습니다. 여드름이 있는 피부가 아니라 뾰루지가 있는 피부라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괴롭던 마음이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진 내담자는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없습니다. 자기가 못생겼다고 생각하거나 여드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자존감과 자신감이 떨어져 발생하는 생각입니다.


원장님은 저에게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저는 제 정체성이 무엇인지 몰랐니다. 그러자 다른 내담자들이 말한 정체성의 예시를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정체성에 대해 말했습니다. 정체성은 현재의 나를 말한다고 했습니다. 이 정체성은 현재의 나를 대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체성을 알면 그 사람의 환경과 삶을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 정체성은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서, 나를 움직이는 주인공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정체성이 긍정적이어야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양이라는 정체성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있을 더 큰 어려움과 고통에서도 괜찮다며 품어주실 그분(종교)을 바라보는 양이라는 정체성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인격적인 사람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또 인격이 그렇게 중요한지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원장님은 이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인격적인 사람이란,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을 이해해주고 수용할 수 있는 것이 인격적인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것에 매력을 느껴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학창 시절에 학교폭력을 당한 상처가 남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그런 행동을 하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원장님이 폭력을 행사하는 친구들의 가정환경이 어떤지 말해주었습니다. 그들 또한 불행한 가정환경에 살고 있고,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그제야 그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대인관계에서 상대방에게 너무 다가가는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상대가 부담스러워하고 피하는 걸 느꼈습니다. 원장님은 이 부분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었습니다. 무조건 너무 많이 다가서면 안 되고, 상대방이 다가와준 만큼만 다가가라고 가르쳐주었습니다. 이를 실행에 옮겼더니 심적으로 훨씬 편안해졌습니다.


저는 길을 걷다가도, 앞에 있는 사람들이 조금 늦어지거나 방해가 되면 예민해졌습니다. 피해의식이 나타나고 불만이 가중됐습니다. 원장님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랑 마찰이 생기는 건 금세 잊어지는 것이니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고 했습니다. 또 다들 바쁜 인생을 살아가고 있으니 배려한다는 마음을 가지면 부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에 따라 누군가가 길에서 거슬려도 배려하자는 마음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피해망상이 있는 분들이 겪는 전형적인 증상 중 하나입니다. 뉴스에 보면 갑자기 저 사람이 날 노려봤다.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하면서 묻지 마 폭행 기사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피해망상을 가진 분들은 학교폭력처럼 사람에게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길에서도 누군가가 나에게 피해를 줬다는 생각이 들면, 폭력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저는 저보다 잘생긴 남자를 보면 긴장하고 질투심으로 잠자기 힘들 때가 많았습니다. 원장님은 여성에게 인기를 얻으려면 제일 중요한 게 유머감각이고 다음이 능력, 마지막이 외모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저보다 잘생긴 남자를 봐도 당당하게 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덧붙여 잘생기거나 예뻐 보이는 것도 계속 보면 익숙해져 외모가 그리 중요치 않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저를 놀리거나 장난치지 않았는데도, 이를 확실로 여기는 피해망상 증상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혼자 웃고, 슬퍼하고, 짜증내고 분노했습니다. 원장님은 저를 치료하면서 무엇이 진실인지 정확한 사실을 인지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 후로 저는 사람들이 정말로 내 욕을 했는지, 진실을 인식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때론 별로 웃기지 않은 일을 가지고 크게 웃었던 제가 있었습니다. 다름 사람들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요. 이런 과한 웃음을 지으면 별 득이 될 게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놀림을 받거나 괴롭힘을 당할 때 늘 가만히 당하기만 했습니다. 원장님은 이때 적절한 대항을 하지 않으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즉각 장소를 마련해 서로 고쳐할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대인관계에 어려운 문제를 생기면 이성적인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명상최면 치료


저는 명상치료가 의미가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명상치료를 통해 과거 상처 받았던 일들이 이해가 되었고 부정적 감정 또한 완화가 되었습니다. 과거 상처를 호소할 때 가끔 예수님께서 함께 해주신다는 말씀이 제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습니다.


*명상최면은 내담자가 가장 믿는 사람을 나타나게 해 힘을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내담자는 교회에 다니고 예수님을 믿고 있어서 이 부분을 강화시켜 주었습니다.



미술치료


좌절과 절망뿐인 썩은 나무에서 아름다운 초원을 그려보았습니다. 썩은 나무를 그릴 때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초원을 그렸을 때 희망과 비전이 생겼습니다. 과거의 것은 모두 떨쳐버리고 현실과 미래를 위해 열심히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집단상담


집단상담을 통해 서로의 아픔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좋았습니다. 제 과거 시절이 어려움이 많다고 느꼈었는데 내담자들의 과거 이야기를 듣고 저는 양호한 편이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내담자들에게 따뜻한 배려를 해드리곤 했습니다. 힘든 과거를 보냈었음에도 건강하고 순수하고 잘 살고 있는 현재 내담자들의 모습이 다행으로 다가왔습니다.


*집단상담이란, 증상은 다르지만 환경이 비슷한 내담자끼리 묶어 진행하는 상담입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보며 의식의 확장(인지)을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인지가 일어나는 과정은 사람마다 다양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벼랑 끝, 상담> 책에 나옵니다.




조현병 치료


저는 사람들이 저를 욕하는 환청과 환시를 보았습니다.  또 무언가에 너무 집중하면 후에 집중했던 것이 환청과 환시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또 전파로 뇌에 송신을 받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저에게 욕을 하는 것이 전파로 송신되는 겁니다.


저는 심리치료를 통해 실제로 송신이 된 게 아니고 착각이라는 것을 서서히 깨달았습니다. 또한 어느 누구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병신'이라는 심한 욕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누구나 사람에게 상처를 입으면 피해의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조현병이라고 해서 제가 꼭 별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약물 부작용


수리능력, 성욕, 성감대, 무감동, 무쾌감, 경조증, 식욕, 식감, 통증, 근경직, 요폐, 무기력, 수면부족 등의 약물 부작용을 원장님과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약물을 끊으면 부작용들이 사라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약물의 부작용은 약을 끊으면 전부 건강했던 원상태로 돌아가게 되고 차이가 있다면 아주 미세하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약물의 부작용으로 매우 걱정이었던 제게 안정 찾게 해 주었습니다.


올해 안으로 반드시 약을 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약을 끊기 위해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활력을 따라가려 노력합니다. 부정적인 말보단 감사하고 긍정적인 말을 사용하려 합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큰 문제를 겪었던 것들은 메모하여 원장님과 해결합니다. 그동안 약의 부작용으로 일상생활에 제한이 너무 많았습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약을 끊고 다시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생활하기를 원합니다.





심리상담 사례집 <벼랑 끝, 상담>이 출간 되었습니다.

어떤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심리상담의 디테일과 심리치료 기법을 확인하세요.

17명의 상담 사례와 30가지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담겨 있습니다.


내담자 증상과 상담 종류


대인기피증 | 남성혐오 | 여성혐오 | 성추행 피해 | 공황장애 | 강박증 | 불안증 | 우울증 | 조현병 | 환시 | 환청 | 분노조절장애 | 정체성 혼란 | 피해의식 | 피해망상 | 트라우마 | 아동상담 | 성인상담 | 부부상담 | 고부갈등 | 연애상담 등 다양한 증상과 상담 진행



심리치료 프로그램


환경치료 | 나이테로 보는 내 인생 | 자화상 | 내 의욕을 상실하게 하는 것들 | 생각 바꾸기 | 신념 바꾸기 | 미션치료 | 집단상담 | 상황극치료 | 감정치료 | 게임치료 | 감정관리치료 | 입장 바꿔 생각하기 | 목표설정이란 | 연기치료 | 타임라인 | 현재의 나가 과거의 나를 위로하고 행동 교정하기 | 어린 나 만나기 | 영웅의 여정 | 서로에게 담아준 것 | 서로의 문제 알아보기 | 명상최면치료 | 명상치료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2111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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