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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학증(사디즘, Sadism)

by 송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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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학증(사디즘, Sadism)


1️⃣ 지배의 쾌락: 타인의 고통에서 찾는 만족



� 고통을 주는 즐거움: 가학증자의 심리

가학증자들은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에서 강한 만족감을 느낀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한 신체적 자극이 아니라 '지배'와 '통제'의 느낌이다. 상대방이 자기 뜻대로 움직이고 반응할 때, 모든 상황이 자신의 손안에 있다는 느낌에서 짜릿한 쾌감을 얻는다. '네가 느끼는 모든 것은 내가 결정한다'라는 생각이 가학증의 핵심이다.


이런 지배 욕구는 평소 인간관계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가학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타인을 세세하게 통제하려 하고, '이렇게 해', '그건 하지 마' 같은 지시를 내린다. 명령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상대가 그 지시를 따르는 순간 묘한 만족감을 느낀다. 단순히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과 경험을 자신이 조종하고 있다는 느낌에 도취된 상태이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가학증자는 상대가 고통을 '받아들였을 때' 더 큰 쾌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무작정 아무에게나 고통을 주는 것보다, 상대가 '원해서' 또는 '동의해서' 고통을 받아들였을 때 만족감이 극대화된다.

폭력과 가학증의 큰 차이가 바로 이것이다. 상대가 고통을 허락함으로써 통제권을 넘겨주었다고 느꼈을 때, 자신을 '지배자'로 인정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는 단순한 자극이 아닌 우월감과 소유감이 동시에 섞인 강렬한 쾌감으로 작용한다.


결국 가학증자들의 지배 욕구는 '완벽한 통제'와 연결된다.

상대가 느끼는 고통의 세기부터 반응 속도까지 세밀하게 조절하며 그 한계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규칙과 질서를 만든다. 완벽하게 통제된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느낌. 이렇게 자신의 규칙 안에서 상대를 완전히 조종할 수 있을 때, 이들은 비로소 가장 강한 쾌감을 느낀다.



� 고통의 연출가: 가학적 행동 패턴

가학증자의 행동은 충동적이지 않다. 모든 과정이 단계별로 짜여 있으며 각 단계에는 그들만의 의식이 숨어있다. 이들은 단순히 고통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반응 하나까지 계산하는 '연출가'처럼 행동한다. 모든 상황을 꼼꼼히 계획하고 상대의 반응까지 자기 뜻대로 이끌려 한다.


첫 시작은 '선택'이다. 무작위로 대상을 고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을 골라낸다. 외모보다는 '반응'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고통에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쉽게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 또는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지만 속이 여린 사람을 찾아낸다. 마치 조각가가 질 좋은 대리석을 고르는 것과 비슷하다. 자신의 '작품'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재료를 찾는 과정인 셈이다.


이어지는 '준비' 단계에서는 상대의 심리를 세밀하게 탐색한다. 어떤 말에 긴장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표정이 무너지는지, 어떤 행동에 당황하는지를 꼼꼼히 살핀다. 그리고 의외로 다정하고 친절한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신뢰를 쌓은 후 무너뜨리는 식으로 감정을 흔들어 놓는다. 이 과정에서 상대의 감정이 크게 요동치면 자신이 감정을 지배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다음 '실행' 단계이다. 핵심은 '점진적인 강도 조절'에 있다. 처음부터 극단적인 고통을 주기보다는 천천히 조금씩 강도를 높여가며 상대의 한계를 시험한다. 이때 상대의 표정, 숨소리, 몸의 긴장감 같은 작은 신호를 세밀하게 관찰한다. 가장 '아름답게 무너지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강도와 속도를 조절해 가며 상대를 밀어붙인다. 결국엔 고통과 공포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을 끌어낸다.


마지막 단계는 '관찰'이다. 자신이 만들어낸 고통의 결과를 바라보며, 작품처럼 감상한다. 상태의 말투, 표정, 눈빛까지 하나하나 기억하고, 그 순간을 더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상대의 가면을 벗기고, 진짜 모습을 끌어냈다'고 믿는다. 여기에서 말하는 '진짜'는 계획에 의한 반응이었기에 결국 왜곡된 만족에 가깝긴 하지만 말이다.


가학증자 중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만의 패턴'을 만들어가는 예도 있다. 특정 도구를 사용하거나, 특정 대사나 명령어를 반복하는 등 자신만의 의식을 만들어간다. 이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행위를 정당화하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폭력이 아닌 '의미 있는 의식이야'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것이다.



� 지배와 복종의 춤: 가학증 핵심 동기


가학증자들이 가장 큰 만족감을 느끼는 순간은, 자신이 힘의 우위에 있고 상대는 완전히 복종하는 관계가 형성될 때다. 고통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그 고통을 통해 자신의 힘을 확인하고 과시하려는 욕구가 강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단순히 충동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과는 달리, 고통을 '도구' 삼아 우위를 입증하려는 심리가 두드러진다.


이런 욕망은 대부분 내면 깊은 곳의 불안이나 무력감에서 비롯되는 사례가 많다. 어린 시절,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었던 경험, 자신을 지키지 못해 무력감을 느꼈던 순간. 이런 기억이 차곡차곡 쌓여 '모든 걸 내가 결정'해야 마음이 놓이는 상태가 된다. 즉, 과거에 경험했던 무력감을 타인에게 투영하고 이번에는 자신이 '지배자'가 되고자 하는 무의식적 시도로 볼 수 있다.


가학증자들이 보이는 또 다른 특징은 '감정적 거리두기'다.

감정적으로 거리를 둔 채, 상대의 아픔을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장면처럼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눈앞에서 일어나는 감정에 공감하기보다는 '이건 연기일 뿐', '하나의 역할놀이야'라고 스스로 설득한다. 그렇게 적당한 감정적 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상대가 무너지는 모습을 마음 편하게 지켜본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이런 행동을 하는 건 아니다.

가학적 성향이 있는 사람 중에는 자기 안에 이런 욕망이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며, 때로는 혼란을 겪기도 한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지?', '정말 괜찮을까?'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기도 하지만 이내 나름의 방식으로 정당화한다. '이건 다른 형태의 사랑 표현일 뿐이야', '상대도 이걸 원할 거야', '이렇게 해야 더 깊은 관계가 될 수 있어'와 같은 생각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들은 절제되어 있던 '감정이 폭발'되는 순간에 특별한 쾌감을 느낀다. 누군가가 참았던 감정을 끝내 터뜨리는 순간, 울부짖거나 떨거나 분노하는 장면을 바라보면서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끌어냈다고 느낀다. 평소엔 감추거나 잘 드러내지 않았던 감정이나 표정이 드러나는 그 순간, 가학증자들은 이제야 '진실'을 본 듯한 만족감을 느낀다.




2️⃣ 채찍과 속삭임: 동의와 학대, 그 사이



� 권력 게임: 다양한 가학적 표현

가학증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 가장 흔히 알려진 방식은 신체적 고통을 통한 지배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

가학증을 아래처럼 몇 가지 유형으로 정리해 보았다. 학술적인 분류는 아니지만 가학증의 다양한 모습을 더 쉽게 그려볼 수 있도록 나눈 것이다.


신체적 가학증

정신적 가학증

상황적 가학증

의식적 가학증


첫째, '신체적 가학증'은 직접적으로 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것을 즐기는 형태다.

채찍질, 묶기, 꼬집기, 타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의 몸에 자극을 주고 그 반응을 즐긴다. 이때 중요한 건 단순히 아픔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강도'와 '리듬'을 완벽하게 조절하는 것이다. 음악가가 악기를 연주하듯, 자신의 의지에 따라 상대의 몸이 반응하게 만드는 데서 만족감을 얻는다.


둘째, '정신적 가학증'은 보다 미묘하고 때로는 더 파괴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모욕, 굴욕, 협박, 통제 등을 통해 상대의 심리를 흔드는 방식이다. '넌 내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얼마나 쓸모없는지 보여줄게'와 같은 말로 상대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든다. 이런 형태는 신체적 폭력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가학증자는 상대가 무너지는 과정을 보며 흥분을 느낀다.


셋째, '상황적 가학증'은 특정 상황과 환경을 조성해 상대를 지배하는 방식이다.

격리나 감금처럼 외부와의 접촉을 제한하거나, 식사·수면·정보·외부 관계 등을 통제함으로써 상대를 전적으로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든다. '내가 만든 세계 안에서 너는 살아야 해'라는 생각은, 단순한 강요를 넘어 존재 자체를 소유하려는 집착으로 이어진다. 상대가 자신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때, 가학자는 그 안에서 전능한 존재가 된 듯한 느낌을 만끽한다.


넷째, '의식적 가학증'은 규칙과 의식을 통해 상대를 훈육하고 지배하는 형태다.

엄격한 규율을 설정한 뒤, 이를 어겼을 때 벌을 주는 구조를 만든다. 이때 '이건 너를 위한 거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해주고 싶은 거야' 같은 말을 반복하며, 행동을 정당화한다. 이를 통해 상대가 '내가 틀렸고 이 벌은 정당하다'고 믿게 만들려는 시도다. 다시 말해, 상대가 스스로 순응하게끔 유도하는 교묘한 심리적 조작인 셈이다.


이 네 가지 유형은 각각 독립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상황과 관계에 따라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형태든, 핵심은 '통제'와 '권력'이다. 상대방의 신체, 감정, 생각, 행동, 일상의 모든 측면까지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자 하는 욕구가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바꾸며 나타나는 것이다.



⚖ 합의된 학대: BDSM과 진짜 가학증의 경계

가학증 캐릭터를 구상할 때 자주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겉보기에는 BDSM처럼 보이는 관계가 진짜로는 가학증일 수 있다는 점이다. 서로 합의한 관계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동기가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BDSM은 단순히 자극적인 행위처럼 보일 수 있지만 모든 과정이 신뢰와 합의 위에서 진행된다. 세이프워드(safeword)라는 안전어를 통해 언제든 중단할 수 있고, 행위가 끝난 뒤에는 애프터케어(aftercare)라는 심리적 회복 시간이 주어진다. 예를 들어, '레드' 같은 단어를 정해두고 한쪽이 그 말을 꺼내면 즉시 멈춘다거나, 끝난 뒤엔 서로 포옹하거나 따뜻한 대화를 나누며 감정을 안정시키는 식이다. 즉, 겉으로 아무리 강하게 보이더라도 그 중심에는 '신뢰'가 깔려 있다.


하지만 진짜 가학증자는 이 과정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 형식만 흉내 낼 뿐, 실제로는 상대의 감정이나 한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너도 원했잖아'라고 말하면서도 상대의 거절 신호를 무시하거나 동의를 강요하고, 표면적인 순응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한다. 처음엔 다정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보이다가 어느 순간부터 상대의 감정을 무시한다.


특히 위험한 것은 '동의의 경계를 점차 무너뜨리는 것'이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다가가 동의를 얻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합의한 내용을 확대 해석하거나 점차 강도를 높여간다. 예전에 했던 동의를 근거로 계속 응할 것을 기대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상대는 '예전에 괜찮다고 했으니, 이번에도 응해야 하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 때문에 고통의 한계를 넘었는데도 거절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


가학증자에게 중요한 것은 성적인 쾌락이 아니다. '상대를 통제하고 지배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다. 그래서 상대의 감정이나 반응은 중요하지 않다. '이건 널 위한 거야', '너도 좋아하잖아' 같은 말로 자기 욕망을 포장하면서, '조종 가능'한 대상을 만들어간다.


문제는 이런 관계가 겉보기에는 단순한 BDSM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대의 감정과 한계를 침범하고 끝내는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자신의 욕망만을 밀어붙이는 '가해자'가 되어 있곤 한다. 이 차이가 '진짜 가학증'과 'BDSM’를 구분하는 기준이다.


두 인물이 똑같이 채찍을 들고 있다고 해서, 그 관계가 같은 것은 아니다. 채찍 안에 담긴 목적과 감정이 전혀 다르다.



� 일상 속 가학증: 보이지 않는 지배의 언어


가학증은 꼭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만 드러나지 않는다. 상하관계가 뚜렷하거나 상대의 감정을 쉽게 휘두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경우에 더 은밀하고 교묘한 형태로 나타난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더 오래 더 깊게 상대를 지배한다는 점이다. 이런 가학증은 자주 '정상'으로 포장되며, 심지어 바람직한 태도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직장에서는 원칙을 중시하는 관리자나 성과에 민감한 상사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나친 비판, 불가능한 일정 지시, 공개적인 망신 주기와 감정적 압박을 일삼는다. 이런 행위는 '업무 효율'이나 '프로페셔널함'이라는 말로 포장되곤 한다. 타인이 불안해하고 눈치를 볼수록 통제력을 더욱 강하게 행사하며, 상대가 무력감을 느낄수록 더 큰 만족감을 얻는다.


가정에서는 엄격한 부모나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가장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실제로는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며 감정적으로 조종하는 경우가 많다. 지나친 규칙 강요, 조건적인 칭찬과 애정 표현은 때때로 '자녀를 바르게 키우기 위한 것'으로 정당화된다. 하지만 그 핵심에는 '사랑이라는 명목 아래 모든 권한을 쥐려는 욕망'이 숨어있다.


친밀한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연인의 외모, 행동, 인간관계를 통제하면서 '널 걱정해서 그래'라거나 '네가 소중하니까'라는 말을 반복한다. 상대는 처음에 자신이 보호 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점차 자신의 선택권은 줄어들고, 결국에는 모든 걸 그 사람의 기준에 맞추는 관계가 유지된다. 가학증자는 이를 '사랑의 방식'이라고 믿지만 실상은 상대를 소유물처럼 다루는 통제 욕망이 작동한 것이다.


실제로 상담에서도 여자친구가 남자친구를 가학하는 경우가 있었다. 여자친구는 가스라이팅을 통해 남자친구가 회사도 그만두고 자기 집에만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청소나 설거지, 빨래를 시켰는데, 집 안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폭력을 썼다. 남자친구는 완전히 정식적 지배를 당해 여자친구가 하라는 대로만 했다.


한 번은 지방으로 도망친 적도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끝까지 찾아와 잡아갔다. 이렇게 보면 여자가 정말로 남자를 좋아하는게 맞을까 싶을 것이다. 그런데 여자는 이게 ‘사랑의 방식’이다. 상담에서도 자기는 남자친구를 정말로 사랑한다고 했다. 따라서 가학증자 입장에서는 가스라이팅을 하고 정신적 지배를 통해 ‘가학’을 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또 이런 사례를 보면 남자친구가 바보가 아니냐고 생각 할 수도 있다. 어떻게 그런 생활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게 가스라이팅이다. 가스라이팅은 단번에 드라마틱하게 상대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늪에 빠지는 것처럼 서서히 잠식당한다. 남자친구는 이게 잘못된 일인걸 알지만, 여자친구에게 지배를 당해 결국 수긍을 한다.


필자도 이런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외주 회사에 일주일간 출퇴근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여자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오빠 회사에 있는 여자들이랑은 아예 말 섞지 마.” 이때 필자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는 한편, 그만큼 여자친구가 나를 좋아해 질투한다고 생각해 기분이 좋았다. 기분이 좋아서 여자친구의 말을 그대로 따랐다면? 바로 여기서부터 가스라이팅이 시작되는 것이다.


상대방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데도 그대로 따라면서 나도 모르게 정신적 지배를 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똘똘했던 사람이라도, 가스라이팅을 당하면 당할수록 점점 논리력과 인지능력이 떨어져 바보 같은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신적 지배를 하는 가학증 캐릭터를 만들 때는 이것을 기억하자.


가학증 캐릭터가 기승전결 있게 가스라이팅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캐릭터는 처음에는 반항 하더라도, 저 사람이 나를 좋아해서 그런거라는 모습을 보여주자. 그러면서 점점 논리력과 인지력이 떨어지면서 완전히 정신적 지배를 당하자.


가학증은 디지털 공간에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나타난다. 익명성을 방패 삼아 누군가를 조롱하거나 모욕하고, 정보를 퍼뜨리며 불안과 공포를 자극한다. 익명성이 주는 보호막 뒤에서 타인의 고통과 공포를 즐기는 것이다.


이처럼 일상 속 가학증이 가장 위험한 이유는 겉보기에 별문제 없어 보인다는 데 있다. 강한 리더십, 엄격한 훈육, 헌신적인 보호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통제 행위는 종종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는 가학증 성향을 가진 이들에게 정교한 위장 수단이 되어준다.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에 고마워할 거야', '이건 다 너를 위한 거야'라는 말을 반복하며, 상대의 고통이나 불편함을 사소한 일로 치부하고 자기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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