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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도 주식을 해야 한다

by 송아론

<가난한 작가와 부자 작가>란 원고를 쓰고 있는 중이다.


가난한 작가는 어떤 사람이며, 부자 작가는 어떤 사람인지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런데, 여기에 주식 이야기도 넣어보려고 한다.


내가 주식 고수라서가 아니라,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주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작가들은 보통 내 작품이 잘되는 게 중요하지,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 생각을 잘하지 못한다.

생각이 창작으로만 트여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주변 사람이 잘 됐다고 해도 듣지 않는다.

그리고 나 역시도 마차지였다.


옛날부터 주식하던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식해서 망했다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돈을 벌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어머니가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주식을 하는 걸 보았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어머니가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었다.

오히려 다 날려먹었다.


게다가 군대를 전역하고 직장에 취업했을 때, 사장은 주식 때문에 월급을 밀리기까지 했다.

그래서 열받아서 무단으로 출근을 하지 않았다.

왜 출근을 하지 않느냐는 사장의 말에, 나는 사장님이 말없이 월급을 안 줘서 나도 말없이 안 나가는 거라고 말했다.


결국 사장이 월급을 주면서 나오라고 했지만, 바로 그만뒀다.


그래서 나도 주식에 관해서 만큼은 대단히 부정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어머니부터 시작해 긍정적인 경험이라고는 1도 없고, 심지어 직장에서까지 주식 때문에 돈을 못 받았으니까.


그런데, 그런 내가 1년 전에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첫 번째는 역사를 알게 되면서부터이다.


한국사나 세계사를 보고 읽고, 공부하는 걸 좋아하는데, 여기서 '돈'에 대한 개념이 바뀌는 순간이 있었다.


유대인들이 왜 현대에 금융업의 큰손이 되었는지 항상 궁금했었는데,

그 사실을 역사에서 알 수 있었다.


오늘날 '은행'은 사실 고대부터 이와 비슷한 개념이 있었다.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점토판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은화를 지급하거나,

추수 때 점토판을 소지한 사람에게 일정의 보리를 줬다.


바빌로니아 함무라비 법전에도, 곡물을 빌려주면 곡물 부피당 '은'을 줘야 한다거나,

타인에게 금이나 은을 보관하려면 증인들 앞에서 계약서를 작성하고 보관해야 한다고 쓰여있다.

또 채무자가 경지를 빌렸다면 토지의 수확고를 기준으로 땅의 주인에게 곡물을 줘야 했다.


고대 그리스는 전쟁 때문에 재산을 안전하게 보관할 곳이 필요했는데, 그 장소가 신전이었다.

다른 곳에 맡기면 도둑질을 하는데, 사람들이 신전에 있는 재물을 훔치면 신의 벌을 받는다고 여겨 안전했다.

그러다 보니 계속 사람들이 재물을 신전에 보관하자 감당이 안 돼 보관료를 받기 시작했다.


이처럼 은행이 존재하는 않았지만, 고대에도 은행의 기능을 하는 기관이 존재했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흘러 중세 시대에 '이자'에 대한 개념이 나온다.


13세기 영국에서는 귀금속을 국가에게 맡겼다. 국가만큼 안전한 곳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다고, 영국이 전쟁을 치르며 국고가 바닥이 났다.

화폐와 귀금속을 몰수해 버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국가 신용이 땅에 떨어지자, 사람들은 금세공업자에게 보관료를 지불하고 귀금속을 보관했다. 보안이 좋은 금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패턴이 발생했다. 바로 금을 맡긴 사람들이 오랜 기간 동안 찾으러 오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래서 금세공업자들이 금을 다른 사람에게 대출을 해주기 시작했다.


나중에 주인들이 이 사실을 알고 항의를 하자, 금세공업자가 대출 이자를 주겠다며 설득을 했다.

이것이 '이자'가 탄생한 순간이다.


그렇게 유럽 각지에 귀중품과 화폐를 맡기는 곳이 생겨났다.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와 무역을 하다 보니 환전 도 필요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여러 국가의 화폐까지 취급하게 되면서 환율을 계산해 외환 거래까지 했다.


또 먼 거리는 계좌 이체를 해주고, 물건을 담보로 대출을 해 주는 등, 어음과 영수증을 발급해 주며 오늘날 '은행'이 탄생했다.


바로 이 시기에 유대인들이 금융업을 해서 현대에 큰손이 된 것이다.

더 나아가 유럽에서 금융, 무역, 상업 경험을 가진 채 미국에 진출해 월가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유대인들은 돈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 훈련을 한다.


'돈'밖에 모르는 돈에 미친 사람이 아니라,

'돈'이 있으면 얼마나 더 행복해질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지 배운다는 뜻이다.


이렇게 유대인들이 '돈'을 긍정적으로 볼 때

중세 시대 귀족들과 교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돈'을 다루는 것을 세속적이고 '죄악'인 것처럼 여겼다.

그러면서도 귀족과 국가는 유대인에게 돈을 빌렸다.


이게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가?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외치면서, 현실은 돈에 쪼달리고 있는.

오늘날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처럼 나는 역사를 알고 보니, 결국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시대에는 주식을 해서 돈을 버는 게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작가라는 생활을 포기하고 주식을 하는 게 아니라,

자본주의 시대에 돈을 벌기가 가장 쉬운 방법이 주식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세계의 모든 자본이 모이는 곳이 바로 주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하려니 복잡해 보여서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 때쯤...

주식을 하게 된 계기가 생겼으니!


바로 어머니 때문이었다.

어머니가 나에게 상담소를 운영하면서 주식으로 돈을 번 계좌 인증을 했다.


당시에 어머니가 뇌종양 수술에다가 유방암 3기라 항암치료비가 어마어마하게 나가고 있던 때였다.

상담소도 접은 상태라 병원비가 부담이 되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항상 걱정하지 말라고 하길래 의아해하던 중?

알고 보니 주식으로 모은 돈이 있었던 거였다.


주식으로 어떻게 이렇게나 벌었냐 묻자,

어머니는 옛날에는 잘못된 주식을 했고, 지금은 제대로 된 주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말해,

옛날에는 단타만 주야장천 하다가 다 잃고, 지금은 장기투자로 벌었다는 말이다.


우리가 주식을 도박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주변사람은 주식으로 돈을 잃었다고 하는 걸까?


유튜브를 찾아보고, 주식 고수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단 패가망신하는 상당수가 이런 공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식=빨리 돈 벌고 싶어=단타=도박=잃음=패가망신.]


한마디로 주식을 좆도 모르면서 빨리 돈 벌고 싶은 욕심에 단타를 도박처럼 하다가 패가망신한다는 소리다.


단타로 돈 버는 사람들은 정말 상위 1% 수준이고, 이 사람들도 과거에 돈을 잃은 전적이 있다.

그러므로 절대로 도전해서는 안 되는 영역이다.


주식은 장기투자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장기투자를 하는 걸까?

유튜브로 많은 영상을 보면서, 주식에 대한 철학과 종목을 고르는 법을 배웠는데,

사실 오래전 경험에서 깨달은 게 하나 있었다.


한 10년 전, 소설 현대 판타지를 출판했는데, 출판사가 책을 책 대여점에 공급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면 일주일간 책 대여점이 손님의 반응을 보고 반응이 좋으면 구입, 반응이 없으면 반품을 했다.

내 기억으로는 전국에 책 대여점이 약 1만 개쯤 있을 때였다.


그런데 당시 업계에서 이런 소문(?)이 돌았다.

앞으로 종이책은 망하고 전자책이 대세가 될 거라는 거였다.


뉴스에서는 전자책 시장성에 대한 통계를 보여주는가 하면,

외국 몇몇 매체는 앞으로 신문 인쇄를 하지 않을 거라고도 했다.


당시에는 나 포함해서 모든 작가들이 설마 그럴 리가 있냐는 식이었다.

전자책으로 소설을 읽는다는 게 상상이 가지 않았고,

책대여점으로 책이 공급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하고 편했다.

그런데 결국에는 어떻게 됐는가?


전국에 있는 책대여점이 줄폐업을 하고, 이제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소설을 종이책이 아니라 웹소설로 읽는다.


그러다 보니 여기서 느낀 게 있었다.


시대, 곧 세계의 흐름과 대세는 그 누구도 이길 수 없구나.

나는 이 경험을 통해 종목을 고르게 되었다.


막 엄청나게 공부해서 발굴하는 것보다,

시대의 흐름이 부는 바람에 올라타는 게 옳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는가'가 아니다.

왜냐면 난 초보니까 이런 이야기는 할 수 없다.

그냥 경험에 근거를 두고 말할 뿐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왜 주식을 해야 하는가'이다.

그리고 왜 자본주의 '꽃'이 '주식'이라고 말하는지,

왜 주식을 '향기로운 꽃'에 비유하는지,


그 원리를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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