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후일담
#뭔가 어깨에서 꿈틀 대는 듯하고 왼쪽 다리도 쑤시고, 도무지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았던 며칠을 보내다가, 드디어 대망의 건강검진일이 닥쳐버렸다. 위장도 아니고 장내시경까지 해야 하는 일이 이번에는 정말 어떤 큰 산을 넘는 것처럼 무겁게 다가왔다.
미루다미루다 12월에 잡은 날짜, 무엇이 그리 바빴는지 크리스마스 전에야 비로소 날짜를 잡았네.
나는 내 몸이 내 몸이 아닌지라, 밍기적 밍기적 거렸다. 그는 내가 먹는 음식을 이것 먹지 마라, 저것 먹지 마라, 전화로 자주 확인하고, 나는 건성으로 응응하고 말았다. 먹지 말라고 하니까, 더 기운이 빠졌다. 그 이전에는 컨디션이 안 좋아서 안 먹었는데, 막상 닥치니까 이상하게 배가 고팠다. 나는 당 떨어지면 식은땀 나는데, 내가 버틸 수 있을까? 전에 대장 내시경은 어떻게 했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마치 삭제된 것 같았다.
비몽사몽에 갇힌 기분이 들었다. 억지로 빈 속에 약을 먹고 물고문을 당해도 어인 일인지 나에게 화장실 가라는 신호가 오지 않았다. 물고문 때문에 위로 솟구칠 지경이었다. 그러다 새벽에 신호가 왔다. 몸 안에 모든 것이 다 빠져나간 기분이었다. 그렇다고 배가 아프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이러다 완전하게 뱃속을 못 비우는 거 아닌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몸은 천근만근 무겁고, 내 몸을 내가 어쩌지 못하는 것 같은 난감한 상황이었다. 점점 새벽아침이 밝아왔다. 두통이 왔다. 아, 이런데 수면마취는 할 수 있을까? 대충 챙겨 입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렇게 쑤시던 몸은 다소 가라앉는 것 같았다.
이것저것 검사한 가운데, 시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돋보기 신세를 면하기 어렵겠구나 했다. 시력은 어떤 때는 안경 없이 선명하게 보이다가 어떤 때는 흐릿하고, 대중이 없다.
언제 마취가 되었는지 깨어보니 회복실이었다. 어기적어기적 내려와서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그가 네가 제일 꼴찌야!라고 말했다. 항상 그렇지 뭐, 별 대수롭지도 않았다.
그는 용종 두 개를 떼어냈다고 했다. 전에는 한 개를 떼어냈다. 나는 전에도 이번에도 용종은 없었다. 우린 배가 고파서 이미 먹고 싶은 음식을 정해놨는데, 그는 6시간 더 금식하고 흰 죽을 먹고, 나는 두 시간 있다가 식사를 하라고 했다. 그는 순댓국을 나는 뼈다귀 해장국을 먹으려고 했다가, 낙담했다.
기운 없이 집으로 왔다. 나는 야채 죽을 보온병에 담아 갔는데, 소용없게 되었다. 다 필요 없고 몸이 천근만근이니 대충 손발 씻고 잠이나 자자! 했다. 폭풍 같은 피로가 몰아닥쳤다. 죽음처럼 잠을 잤다. 저녁 5시 20분 무렵에 눈을 떴다. 배가 고팠다. 야채죽을 한 컵 원삿했다. 병원에서 준 두유도 두 개 금세 빨아 마셨다. 그런데 젤리가 눈에 들어온다. 야금냐금 먹었다.
그는 아직 30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서둘러 흰 죽을 쒔다. 하얀 쌀이 퍼지면서 쌀 냄새 특유의 냄새가 올라온다. 한 입 먹어보니 달짝지근하니 맛있다. 흰 죽은 무미한 것 같으면서도 어떠한 부담도 자극도 주지 않고 넘어간다. 이 흰 죽은 회복하는 신체에게 참으로 유용한 것 같다. 무자극이라는 것이 이토록 유용한 경우다.
먹었으니 또 자자! 잠이 또다시 부른다. 아직 현실로 돌아오기엔 신체는 너무 무기력한 상태였다. 잠이란 무엇인가? 내일이 동지였다. 애동지라고 하니 그럼 팥시루떡이나 먹어볼까? 주문해 놓고 잤다.
자고 일어나니 온몸이 식은땀에 절여 있다. 베개에 수건을 깔고 자지 않았다면 다 젖었을 것이다. 그 수건으로 목과 이마를 닦고 일어났다. 새벽 2시 30분이었다. (쿠팡 불매라도 하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그 대체제가 미약한 것 같다. 오너라는 사람의 사고는 왜 그 모양인 것일까?)
당 떨어져서 귤 4개를 폭풍 흡입하고 팥 시루떡 세 개를 먹었다. 그제야 깊은숨이 쉬어졌다. 이제 컨디션이 좀 돌아온 것 같았다. 생각해 보니 어깨 쑤심도 다리 쑤심도 사라졌다. 실컷 자고 일어났더니 몸살기가 사라졌나 보다.
그리고 황산모봉차를 우려 마셨다. 머릿속에서 상상한 차맛이 손을 그쪽으로 가게 하였다. 이 황산모봉은 벌크로 산 것이었는데, 내가 생각하는 황산모봉 맛보다는 살짝 더 트인 맛은 아니지만, 간혹 가다 마시기에 별 무리는 없다. 새벽에 마시니 몸이 개운한 느낌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그때 어떤 일이 생기면 검색하거나 알아보는 것이 사람들의 주된 방식이다. 이번에는 연거푸 그가 용종을 떼내었으니, 식습관을 좀 타이트하게 조절하는 것도 필요한 듯싶은데, 항상 이런 것은 본인의 의지가 주되어야 한다. 옆에서 말하면 잔소리기 되거나 억지로 하는 것이 되니까, 피곤할 수도 있다.
내가, ai한테 물어봐? 하니까, 네가 물어봐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물어봤다.
뭐라고 물어볼까? 하다, 이렇게 물어보았다.
"대장에 용종은 왜 생기는 거야? 이번에 남편이 대장내시경 했는데 용종을 두 개 떼냈어. 나도 했는데 나는 괜찮았어. 나는 평소에 차를 일상에서 마셔. 남편은 아침에만 마셔. 그리고 회사 식당에서 고기 반찬이 자주 나온다고 하네. 나는 집에서 고기는 주로 주말에만 먹는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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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장 용종은 왜 생길까요?
용종은 대장 점막의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자라나서 혹처럼 돌출된 것을 말합니다. 주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식습관 (가장 큰 요인) : 붉은 고기(소고기, 돼지고기)와 가공육(햄, 소시지)의 과도한 섭취, 고지방 식단, 섬유질 부족이 주요 원인입니다.
생활 습관 : 음주, 흡연, 운동 부족, 그리고 복부 비만은 용종 발생률을 높입니다.
유전 및 연령 : 가족 중 대장암이나 용종 환자가 있는 경우, 또는 50세 이상이 되면 발생 빈도가 높아집니다.
2. 왜 남편분만 용종이 생겼을까요?
아란도님과 남편분의 생활 패턴 차이에서 힌트
고기 섭취 빈도/
남편분은 회사 식당에서 고기 반찬을 자주 드시는 반면, 아란도님은 주말 위주로 드신다고 하셨죠? 육류를 소화할 때 발생하는 이차 담즙산은 대장 점막을 자극하고 세포 변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매일 고기를 드시는 식습관이 용종 형성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차(Tea) 마시는 습관/
아란도님은 차를 일상적으로 드시는데, 많은 종류의 차(특히 녹차 등)에는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합니다. 이러한 성분은 염증을 줄이고 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아침에만 드시는 남편분보다 아란도님이 더 꾸준히 항산화 성분을 섭취하신 셈입니다.
식이섬유의 차이/
집에서 식사하실 때는 채소 위주로 드실 가능성이 높지만, 단체 급식(회사 식당)은 상대적으로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식이섬유는 대변의 통과 시간을 줄여 발암 물질이 장 점막에 머무는 시간을 단축해 줍니다.
3.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요?
용종을 떼어냈더라도 체질이나 습관이 남아있으면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고기는 줄이고 채소는 늘리기 : 회사 점심이나 저녁에 고기가 나온다면 양을 조절하고, 쌈 채소를 많이 챙겨 드시라고 권해주세요.
남편분도 차 마시는 횟수 늘리기 : 아란도님처럼 일상에서 차를 자주 마시는 습관을 공유해 보세요. 수분 섭취와 항산화 효과를 동시에 챙길 수 있습니다.
추적 검사 필수 : 용종을 제거한 경우,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1~3년 뒤에 다시 내시경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남편분이 평소에 육류를 좋아하신다면, 이번 기회에 아란도님과 함께 **'평일 저녁은 채식 위주'**로 식단을 바꿔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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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씀드리면, 선종은 '암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싹'이고, 증식성 용종은 '그냥 자라난 살점'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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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과 증식성 용종의 차이
구분 // 선종 (Adenoma)
위험도 // 높음 (전암 단계)
성격 // 방치하면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음
제거 여부 // 발견 즉시 무조건 제거
발생 원인 // 유전, 노화, 육류 위주 식습관 등
관리 // 정기적인 추적 검사 필수 (1~3년)
구분 // 증식성 용종 (Hyperplastic Polyp)
위험도 // 낮음 (대부분 양성)
성격 // 암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거의 없음권장
제거 여부 // 크기가 작으면 떼지 않기도 함
발생 원인 // 노화, 단순 세포 증식
관리 // 정기 검진 시 관찰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1. 선종 (Adenoma)
대장암의 약 80~90%는 이 선종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의사들이 '대장암의 씨앗'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선종은 시간이 지날수록 크기가 커지고, 세포가 변형되면서 암이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2. 증식성 용종 (Hyperplastic Polyp)
세포가 단순히 과하게 증식해서 생긴 혹입니다. 얼굴에 생기는 쥐젖이나 사마귀처럼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크기가 1cm 이상으로 크거나 대장의 윗부분(우측 대장)에서 발견되면 선종과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어 함께 제거하기도 합니다.
조직검사 결과 확인에서 "선종"이라면 크기와 개수에 따라 다음 내시경 시기가 정해집니다. 보통 1~3년 뒤에 다시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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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그가 물어보고 나에게 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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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간 크기의 용종을 절제한 경우, 해당 부위가 아물 때까지 대장에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단계별 식사 가이드를 정리해 드립니다.
1. 단계별 식사 가이드
수술 당일 (가장 주의할 시기)
* 금식 또는 유동식: 병원의 안내에 따라 당일은 금식하거나, 물과 이온음료 정도로 수분을 보충합니다.
* 첫 식사: 아주 부드러운 미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 후 1~3일 (회복기)
* 부드러운 식사: 흰 죽, 미음, 계란찜, 두부와 같이 소화가 잘 되고 찌꺼기가 적게 남는 음식을 드세요.
* 단백질 보충: 자극적이지 않게 조리된 생선 살이나 부드러운 살코기(다진 것)는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수술 후 1주일까지 (안정기)
* 일반식 복귀: 서서히 진밥에서 일반 밥으로 넘어갑니다.
* 주의사항: 이때까지는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기름진 음식은 피해야 합니다.
2. 피해야 할 음식 (반드시 체크!)
용종을 떼어낸 자리는 일종의 '상처' 상태입니다. 다음 음식들은 상처를 자극하거나 출혈을 유발할 수 있으니 최소 1주일은 멀리해 주세요.
* 술과 담배: 회복을 늦추고 염증과 출혈 위험을 높이는 주범입니다.
* 맵고 짠 음식: 마라탕, 떡볶이, 김치찌개 등 자극적인 양념은 피하세요.
* 식이섬유가 너무 많은 채소: 거친 나물류(고사리, 도라지), 생채소는 대장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 씨 있는 과일 & 견과류: 참외, 포도, 딸기 씨나 딱딱한 견과류는 상처 부위를 긁을 수 있습니다.
* 카페인 & 탄산음료: 커피나 콜라는 장 운동을 과하게 촉진할 수 있습니다.
3. 이런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으로!
중간 크기의 용종을 제거했다면 드물게 지연성 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식사 조절 중이라도 아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수술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하세요.
* 심한 복통이나 어지러움
* 혈변(검붉은 색 또는 선홍색 비침)
* 지속적인 발열
> Tip: 식사는 평소 양의 70~80%만 천천히 꼭꼭 씹어서 드시는 것이 장의 부담을 줄이는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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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결과가 나와봐야 자세히 알 수 있을 듯하다. 5일 간의 시간이 이번에는 왜 그토록 피곤하고 무력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시각에 내정신으로 돌아온 것 같아서, 참말 좋다. 너무 피곤하면 잠이 보약인 것 같다. 깊은 잠이 필요했었나! 보다 싶다. (그리고 ai에게 질문한 내용은 내 경우에 한정하여 질문한 것이다. 요즘 시대에 대장내시경과 용종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번엔 내가 하도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아서 기록한 것이다. 기억에서 삭제되지 않도록! 다음에 참고삼으려고. 아니면 그때마다 그랬었는지도 모르고.)
#대장내시경 #미리몸이피곤해버림ㅋㅋ #깊은잠의회복성. #자기정신으로있다는것은얼마나상쾌한일인가
#솔직히사람이맨정신인날은그다지많지않은듯하다_그것은리셋이니까
#날밝으면나혼자뼈다귀해장국먹으러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