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 삶을 유한하게 살기 위한 애착과 발버둥
정말로 삶을 유한한 것처럼 살고 싶다. 누구나 알고 있듯 우리의 삶은 유한하다. 그러나 그 유한함을 정말 체감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는 마치 시간이 무한한 것처럼, 하루를 허투루 흘려보내고는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정말로’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 어쩌면 그 질문에 대한 본질적인 답은 단 하나뿐이다. 바로, 그 순간을 살아내는 것. 너무도 진부하게 들리는 말이지만, 진부하다고 느낀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그 삶을 진부하게 살아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작 그 ‘진부한’ 말들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이는 드물다. 그 말대로 살아가고 있다면, 그 단어도 그 삶도 결코 고리타분하지 않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기보다, 하루하루를 계획하고 미루며 소비한다. 무언가를 해야 할 것처럼 말하면서도, 정작 어떤 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시간은 분명 존재했고, 우리는 그것을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무의미하게 흘려보냈다. 그러고 나서야 뒤늦게 안타까워하고 그 시간들을 그리워하게 된다. 이는 나 역시 마찬가지이고,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반복하는 공통된 실수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 채 살아간다. 그 소중한 것이 곁을 떠났을 때에서야 비로소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알게 된다.
나는 요즘 그 시간을 정말 잘 쓰고 싶다. 아니, 놓치고 싶지 않다는 표현이 더 솔직하고 정확하다. 예컨대 잠에서 막 깨어난 아이의 표정. 이유식을 먹다가 새로운 음식을 처음 맛보며 새로운 감각을 받아들이는 그 반짝이는 얼굴. 그런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
이것이 내가 사랑하는 삶에 대한 애착이다. 어쩌면 후회하지 않기 위한, 마지막 발악이자 발버둥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해도 좋다. 나는 지금, 내가 곁에 두고 있는 이 순간을 최대한 사랑하고 싶다. 그리고 살아내고 싶다. 정말로, 유한한 삶을 유한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