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게 어린 시절에는
자존심 때문에
돌아서기도 하고
돌아서게 하기도 했지만.
그런 종류와는 달리
요즘 난
자존심이 무척 상한다.
이제야 고백하자면
난 그 자존심 때문에 솔직하지 못했던 것이 확실하다.
떠나 버리고 만 그는
정말 좋게 솔직했었는데 말이다.
천상 벙어리 타입이라
설명에도 약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그 설명에는 설득력이 부족해 온 나로서는
표현해 볼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홀연히 떠나고
이렇게 남아 자존심을 운운하니...
사람의 배신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뜻하지 않게 운명이 공존하는 배신에는
사람이면 그대로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는
그를 누구보다
펼쳐놓은 신의 모습처럼
마구 편하게 믿고 의지하고 사랑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