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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클래스

by 한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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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비즈니스를 탔어도 말이 안되는데

옆에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함께 있으니 1분 1초가 꿈 같았다


아니 꿈 같지도 않았다


혼자 비즈니스를 타는건 상상이나 했지만


가족 4명 모두 비즈니스를 타는건 감히 상상의 범위가 아니였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 모두가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있던 이 장면을

계속 찍어댔다


그저 이 말도안되는 장면을 사진으로 담고싶어서

막 찍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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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1좌석은 어림잡아

이코노미 6자리를 잡아먹는다


실제로 항공사에서 비즈니스 클래스는 이코노미보다

수익성이 좋지 않다고 한다

(좌석 사이즈, 라운지 운영 등등.. 의 이유로)


비싸지만 가성비가 참 좋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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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코스가 시작됨과 동시에

어떤 음료를 드릴까요 하고 여쭤본다


레미마틴 xo를 달라했다


그게 비즈니스클래스에서 마실 수 있는

가장 맛있는 술이였기 때문이다


뻥이다

실은 뽕을 뽑아야 한다는 마음때문이였다


참고로 내가 이용한 아시아나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이용할 수 있는 주류 중 레미마틴이 가장 비쌌다

(레미마틴은 밖에서 마시면 바 기준으로 잔당 40,000원정도 한다)


레미마틴을 먹고싶어서 시킨 것은 아니다

그냥 뽕을 뽑고 싶었다


그렇다

레미마틴은 아시아나가 나를 손님으로 받은걸 후회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비즈니스 왕복 비용 약 150만원

아시아나를 후회시킬려면 레미마틴 3-40잔 정도는 마셔야 했다


계획 세웠고,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음료 어떤걸로 드릴까요?"


레미마틴 한잔 주세요

(5분 후)


한잔 더 주세요

(5분 후)


꼬냑 한잔 더 부탁드릴게요


이때 옆에서 엄마가 과음하지 말라고 해서

그만 마시기로 했다


엄마가 안말렸으면

아시아나 사장님 지금 울고 있다


고마운줄 알아요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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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라면을 시켜먹었다


음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평소에 비즈니스석의 라면이 궁금했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는 뽕을 뽑아야 했기 때문이다


맛은 별로였다


작은컵 컵라면 2개 그릇에 부어놓은 맛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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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다


면세점에서 아빠 구두도 사줬다


원래 사드릴 계획은 없었는데


아빠가 하필 내가 평소에 정말 예쁘고 근본이라고 생각했던 모델을


너무 갖고 싶어하시더라


그래서 내년에 아빠 퇴직하시기도 하고

그냥 미친적 사드렸다


내가 결제한다고 말씀드리고 결제를 하니


아빠의 눈빛이 어린 아이의 눈빛으로 바꼈다


아빠한테도 저런 눈빛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선물을 받고 세상을 가진 것처럼 행복해하시며 걸어가는 모습을 뒤에서 보는데

5살 아이 같았다

진짜


평생 못 볼 뻔 한 아빠의 모습을

내 작은 용기덕에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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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다 너무

평생 이 기억 안고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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