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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네이버는 MZ의 저장 데이터를 외국인에게 보여줄까

길을 알려주는 앱에서, 행동을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by 한나정


여행의 진짜 묘미는, 아마도 ‘살아보는 것’ 아닐까요?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은 현지인처럼 여행하고 싶다고 말하며,로컬 맛집과 공간을 찾아다닙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지도 앱은 어떻게 가는지만 알려줬습니다.


네이버는 그 간극을 UX로 채우고 있습니다.

단순히 길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장소를 찾아가는 과정을 어떻게 경험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번역된 지도, 변역되지 않은 경험


외국인을 위한 UI는 언어를 바꾸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진짜 어려운건 문화나 사용 맥락을 번역하는 일이 아닐까요?


네이버 지도는 단순한 길찾기 앱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사용자의 탐색 → 이동 → 소비까지 이어지는 전체 흐름을 설계하고 있는듯 보입니다.


_비로컬1.png 출처 : 네이버 공식 보도자료

특히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최근 진행중인 ‘비로컬(BE LOCAL)’ 캠페인에서는

‘어떻게 갈지’가 아니라 ‘어떻게 경험할지’를 중심에 두고,

한국 MZ 세대의 저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외국인의 탐색 행동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내가 지금 있는 이 동네에서,
한국 로컬들은 어디를 갈까?


이제 이 질문에 가장 먼저 답해야 하는 건, 구글이 아니라 네이버일지도 모릅니다.



관광이 아닌, 생활을 따라가는 시대

_비로컬2.png 출처 : 네이버 공식 보도자료

요즘의 관광객들이 원하는 건 기존의 관광명소보다 로컬처럼 여행하는 감각이라 생각합니다.

명동이나 경복궁 같은 명소보다도,

성수, 한남, 을지로처럼 요즘 서울이 살아있는 동네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니까요

이 감각을 네이버 지도는 비로컬 캠페인을 통해 구체화했습니다.



BE LOCAL : 데이터가 안내하는 진짜 서울

_비로컬4.png

핸드폰 설정을 외국어 한 뒤 네이버 지도 앱을 설정하면 BE LOCAL 메뉴가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메뉴를 선택하면 2030 한국 MZ가 최근 가장 많이 저장한 장소들을 카테고리별로 추천하고 있습니다.


_비로컬5.png

쇼핑 탭을 선택할 때에는 동묘시장이, 카페 탭을 선택할 때에는 로컬 도넛 가게를 볼 수 있습니다.

관광객이 놓치기 쉬운 동네의 진짜 장소들을 한국인이 저장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큐레이션해주는 구조입니다.

심지어 한국인인 저도 몰랐던 장소들을...


_비로컬5-1.png

이번 캠페인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좋아할 만한 패션·화장품 브랜드와의 협업도 함께 진행 중입니다.
올리브영, 무신사 같은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네이버 지도 앱을 통해 해당 매장을 방문하면
비로컬 캠페인 한정 굿즈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는데요,

탐색부터 방문, 소비, 보상까지 이 모든 경험이 하나의 지도 앱 안에서 이로어지는 UX 흐름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탐색부터 리텐션까지 연결되는 UX Flow

사용자의 여정을 단순히 ‘어디 갈까?’에서 시작해
모든 과정을 하나의 앱 안에서 끊김 없이 설계한 구조

저장 → 쿠폰 다운로드 → 실제 방문 & 구매 → 굿즈 수령

저는 이걸 보고 ‘장소 추천을 넘어서, 사용자의 움직임 자체를 설계한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하필 'MZ'의 '저장 데이터'일까?

네이버가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2030 MZ 세대의 저장 장소’를 선택한 이유는 생각해보면 꽤 명확했습니다.

요즘 서울의 트렌드를 가장 많이 만들어내는 사람들이잖아요.


트렌드를 만드는 MZ

_비로컬5-2.png 저장 장소들로 빽빽한 한 MZ의 네이버 지도

MZ는 잘 돌아다니고, 자주 저장하고, 반응도 빠른 세대인데요,

새로운 공간을 아카이빙하듯 저장하고, 사진을 찍고, 리뷰도 남기는데 이들의 발자국은 그냥 ‘추천’보다 훨씬 실감나는 로컬 지도가 됩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진짜 필요한건 지금 서울에서 가장 한국적인 곳이 아니라 지금 서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일지도 모르거든요



저장에 담긴 의도

_비로컬6.png

그런 의미에서, 네이버가 조회수나 평점 대신 저장 수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조회나 클릭은 관심 정도지만 저장은 그 장소에 진짜 가고 싶다는 의지가 담긴 데이터입니다.

이 저장 데이터를 모아서 "여기 인기 많아요~"가 아니라, "한국 MZ들이 실제 이렇게 돌아다니고 있어요"를 보여주는 탐색 가이드를 만든 것 아닐까요?




디자이너는 이제 'Flow'를 설계한다


이번 캠페인에서 디자이너가 만든 건 단순히 예쁜 화면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일 것입니다.

화면 사이의 흐름, 기능 간의 의도, 그리고 사용자 여정을 어떻게 완성할지에 집중한 듯 보입니다.

_비로컬7.png

탐색부터 피드백을 거쳐 다시 탐색,

이 UX 플로우를 끊김 없이 설계한 것이 바로 ‘비로컬 캠페인’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는 이제

‘어디를 클릭하게 할까?’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왜 여기에 도달했는가’,

그리고 ‘그 다음은 어딜 가야 자연스러운가’를 설계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설계한다는 것

앞으로의 디자인은 어쩌면 화면에 보이는 것보다 그 뒤에 있는 사용자 행동의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 중심이 되지 않을까요?

예쁜 버튼 하나보다 중요한 건 그 버튼을 누르게 되는 이유와, 그 다음 이어지는 경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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