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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존재를 고민할 때 여성들은 자주권을 찾아야 했죠

여성들이 남자들과 다른 철학에 관심을 갖는 걸 이해합시다

by 이이진

https://youtu.be/s34 ulndMijA? si=mBVFQiBchNxkpJ6 G


<이방인>이나 <패스트>는 읽어본 지가 아주 오래됐고 <구토>는 읽어본 적이 없는 거 같아서, 다시 읽어보고 댓글을 작성할까 하다가, 일단 피상적인 수준에서 댓글을 답니다. <구토>는 잘 모르겠는데 <이방인>은 소설이 갖는 어떤 플롯이라는 구조 자체를 파괴하는 그러니까 줄거리가 딱히 없는(?) 게 특징이라, 서사 구조로 기억하는 데 익숙한 대부분의 인간에게는 기억이 어려운 소설 중 하나라는 생각입니다. ^^ 하이데거는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처음 접하고 거의 충격이었고 이후에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철학자 중의 하나가 됐긴 한데, 책을 읽은 지가 너무 됐다 보니까 대강 개념만 기억이 나는 상태입니다.


다른 여성들이 철학을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좋아하는 분야가 다르다는 그런 내용은 제가 잘 모르겠지만, 살면서 실존 철학에 대해서 여성들하고 말해본 적은 없고 주로 남자들하고 그런 대화를 해봤어서 (그렇다고 친하게 지냈던 그런 것도 아닌데) 반면에 여성들과는 말씀하시는 페미니즘 관련해서만 대화를 해봤으므로, 제 개인 경험에는 말씀하신 일정 부분이 인정이 된다고 답을 하겠습니다.


아마도 그건 말씀하신 것처럼 실존 철학이나 철학 전반에서 여성성을 폄훼하는(?) 일련의 전제(?)가 있다 보니까 여성들이 이런 부류의 철학을 굳이 연구할 필요보다는, 여성이 처한 현실을 개선하려는 사회 운동적 성격의 철학을 선호함에 따른 게 아니겠는가 생각해 봅니다. 즉 남자가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이런 어떤 절대적 고립을 고민할 시간에 여성은 당장 <스스로 일할 권리를 달라> 주창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는 괴리감이랄까요? 지금은 여성의 인권이 남성보다 높다(?), 그렇다면 인권 자체가 뭐냐 등등의 복잡한 얘기까지 하면 댓글이 너무 길어지니까, 여성이 철학이라는 행위를 하는 데 있어 당시 사회적 배경이 <어떤 권리나 주체성을 사회에 요구해야만 했다> 따라서 그런 성향의 철학이 발달했을 것이다,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여성은 신체적으로 다른 존재와 연결(?) 될 가능성이 높다 보니까 아마도 존재 자체를 분절적(?)으로 생각하는 남성의 절대 고독을 여성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여성이 철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다소 위험한 주제의 영상을 제작한 것 같은데, 결혼이나 출산 그리고 연애조차 하지 않는 여성들이 폭증하는 지금 시점에서는 어쩌면 여성들도 그러한 절대 고독을 경험할 기회가 점차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적인 특징에 의해서 다소 다른 면은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아시겠지만 남성에게 유일한 확정적인 (유전적) 모체는 오직 모친뿐이고 (형제의 경우도 모친을 통한 형제만 50% 정도 유전적 동일성이 확실하죠) 자신의 자녀도 심지어 아버지도 사실상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존재 자체가 오직 어머니에서 규정되는 어떤 그런 생물학적 특성? 여성의 경우에는 자녀를 낳음으로 인하여 이러한 존재론적 불안이 해소되나 남성에게는 불가능한? 그런 지점에서의 절대 고독이 있다고 할 때, 여성이 이해할 수 없는 어떤 부분도 있지 않을까 생각은 해봅니다. ^^ 실존 철학에서 모친 등 여성성을 거부하는(?) 일련의 행동이 남성에게 절대적인 것도 본인을 규정하는 유일한 존재인 모친을 거부해야만(?) 혹은 벗어나야만 실체적인(?) 존에 이르기 때문일 수도 있겠고요.


그런데 현대로 오면서는 여성도 결혼과 출산이 선택의 하나가 되면서 상당히 쉽지 않은 상황이 됐고 따라서 유전 전? 존재적? 절대 고립을 아이를 낳음으로써 해소할 기회가 많지 않아 짐과 동시에 남성은 이제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자신의 자녀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가 있게 됐으므로, 실존 철학에서 전제로 하는 여러 존재론적 불안이 다소 해소가 되면서 앞으로의 철학은 또 다른 국면이 오지 않을까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과연 남성들이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모친을 제외한 자신을 복제한 확실한 개체가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적 고립이라는 본질적 고뇌에 침잠할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


여하튼 이런 여성 남성 구도는 어떻게 해도 젠더 이슈로 빠질 수가 있어서 쓰면서도 참 난감은 한데, 남성 입장에서는 모친만 유전적 확실 체다 하는 건, 뭐, 딱히 젠더 이슈는 아니니까, 댓글로 적어봤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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