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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인사이트 Aug 10. 2021

당신에게 따스한 위로의 시간이 되길

[도서] 도망가자

 


       

사랑과 사람과 삶을 노래하는 그녀, '선우정아'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 그녀의 이름 앞에는 수많은 수식어가 붙어있습니다.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자(그것도 두 번이나!), 뮤지션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은 뮤지션, 아티스트들의 아티스트. 보도자료, 혹은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등으로 불릴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제가 있는 공간에도 선우정아의 음악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몇몇 곡들로만 접했던 그녀의 곡들을 고요한 새벽을 맞이하며 찬찬히 모두 들어보았습니다. 각각의 곡들이 품고 있는 선율과 노랫말을 음미하고 곱씹고서야 겨우 이렇게 글을 씁니다. 굳이 유난스럽게 '글'이라고 표현한 것은 말 그대로 이 글이 단순한 보도자료, 혹은 출판사 서평이 아닌 그녀의 음악이 담고 있는 세상을 전하는 '글'이길 바라는 저의 작은 마음입니다.



그녀가 당신에게 내민 손, '도망가자' 그리고 '돌아오자'


이 곡은 실제로 그녀가 아끼고 사랑하는 이가 힘겨워할 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그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으로 손을 내밀기 위해 만든 곡입니다. 그녀는 '함께 도망가자'고. 너무나 아끼고 소중해서, 그 힘듦을 온전히 함께 나누며 함께 도망쳐주겠노라 참으로 처절하고도 절절히 말합니다. 어디로든 가서 실컷 울고 품에 안기라고, 그런 뒤 씩씩하게 '함께 돌아오자'고. 그녀의 곡들은 그렇습니다. 그녀가 하고 싶은 말, 그녀의 진심을 있는 그대로 말합니다.


어떤 곡에서는 당신의 하루는 어땠는지 물으며 자신은 오늘따라 되는 일이 하나 없다고 하고, 어떤 곡에서는 끊어진 연에 미련은 없지만 그리운 사람들이 늘어간다고 말하기도 하지요. 또 어떤 곡에서는 사랑에 목매고,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팜므 파탈 봄처녀로 변합니다. 내 인생 내가 사니 신경 끄라고 외치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녀가 가장 많이 묻고 이야기하는 것은 당신의 안위입니다. 잘 지내고 있는지, 힘들지는 않은지, 용기를 내라고, 그래도 나아가자고, 내가 곁에 있다고 그녀는 끊임없이 노래합니다. 자신의 진심을 담아 함께 도망치고 함께 돌아올 당신을 향해 말이지요.



소박하지만 아늑하고 따스한 그림을 그리는 그녀, '곽수진'


화려한 색감과 수려한 붓 터치로 눈을 사로잡는 그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림들은 번지르르한 겉모습 속에 어딘지 모르게 속이 텅 빈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 곽수진의 그림은 그런 번지르르함은 없지만 소박하고 아늑하며 친근하고 따스합니다. 그래서인지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멍들어 있는 마음 한구석을 어루만져 주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녀의 그림도 선우정아의 노래처럼 나의 안위를 묻고, 따스하게 위로를 전합니다. 선우정아와 곽수진, 싱어송라이터와 일러스트레이터, 화려함과 소박함, 얼핏 전혀 달라 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이렇게 그녀들의 노래와 그림은 어딘지 닮아있습니다.


곽수진 작가에게 <도망가자> 속 '함께 도망가고 함께 돌아올' 대상은 지금은 그녀의 곁을 떠난, 그녀의 고양이(반려동물)입니다. 그녀는 자신과 함께했던 고양이가 자신을 떠나기 전 마지막 시간들을 노랫말에 담아 사랑스럽고도 아름답고, 먹먹하지만 담담하게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녀가 거쳐온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아름다운 그림들 속에는 누군가에게는 함께했을, 누군가에게는 지금 함께인 반려동물을 향한 미안함과 그리움, 행복이 뒤섞여 있습니다.


<도망가자>라는 곡의 노랫말을 그림과 함께 한 장 한 장 음미하며 감상해 보세요.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모두가 <도망가자>의 노랫말처럼, 그림처럼, 누군가에게 손 내밀고 누군가의 손을 잡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따스한 위로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선우정아

뮤지션들의 뮤지션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싱어송라이터입니다. 2006년 정규 1집 [Masstige]로 데뷔한 이후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이며 동시에 영화 음악감독, 다른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프로듀싱으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곡으로는 <도망가자> <구애> <동거> <고양이> 등이 있습니다.

 

곽수진

영국 킹스턴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습니다. 영국에서 첫 번째 동화책인 《A Hat for Mr. Mountain(산 아저씨를 위한 모자)》을 발표했으며, 이탈리아 볼로냐 사일런트 북 콘테스트에서 《Costruttori di Stelle(별 만드는 사람들)》로 1등을 수상했습니다. 국내 대표작으로는 《비에도 지지 않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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